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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별아star a Feb 02. 2019

여행의 의미-꿈과 환상은 용기를 주는 마법

- 한 달 혼자 유럽 배낭여행 -England Oxford 옥스포드 편

· 여행의 의미-꿈과 환상은 용기를 주는 마법
· 한 달 유럽 배낭여행 -  영국 Oxford 편
· 영국의 학문 도시이자 꿈과 열정으로 가득한 젊은이들의 도시 옥스포드


한 달 유럽여행의 마지막 여행지 옥스포드


런던에서 옥스퍼드 교통수단 옥스퍼드 튜브 2층에서 바라본 런던 시내 전경(사진 옥 별아)

한 달 유럽 배낭여행의 마지막 일정으로 영국의 '옥스퍼드(Oxford)'로 향하는 11월의 어느 아침. 영국 안 또 다른 나라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Edinburgh)에서 영국 연방(United Kingdom)의 중심도시 런던(London)을 거쳐 영국의 마지막 여행지 옥스퍼드를 기대하며 하루를 시작해보는 날이다.


왜인지 다른 여행자들과는 다르게 여행기간 동안 짐을 덜어내 가벼워진 내 배낭처럼, 긴 여행에도 나의 발걸음은 더욱 가벼워져 옥스퍼드로 향한다.



옥스퍼드(Oxford City)는 옥스퍼드주(Oxfordshire)의 중심부이며, 템스강과 처웰 강과의 합류점에 있는 대학도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리포터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옥스포드는 런던에서는 북서쪽으로 80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하고 있지만 양 도시를 오가는 기차와 버스가 종일 있다. 또한 기차역과 시외버스정류장이 옥스포드 시내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관광객들이 런던 근교의 여행지로 선택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곳이다.


나는 런던에서 옥스퍼드를 가기 위해서 옥스퍼드 튜브(Oxford tube)를 미리 예약하였다. 이 버스는 런던의 주요 정류장에서 탑승할 수 있고, 예약도 가능하지만 버스기사에게 직접 표를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버스에 탑승한 후  2시간을 달려 옥스퍼드에 도착한다.





옥스포드의 일상


옥스퍼드는 친오빠와 새언니가 신혼생활을 한 곳이자, 오빠가 대학원에서 정책학을 공부한 곳이기도 하다.


옥스퍼드를 마지막 일정으로 정하게 된 건 25일간의 여행의 피로를 가족이 있었던 이 곳에서 조금 누그러뜨리고 한국에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냘픈 마음이었을 것이다. 모든 짐을 혼자 짊어지고 가는 여행길에서 마지막 며칠쯤은 여유를 가지고 싶었던 것이다.


옥스퍼드는 생각보다도 더 작은 도시였다. 시외버스정류장에서 내려, 큰길로 나와 10분 정도 쭉 걸으니 기차역이 보인다. 그 반대편으로 걸어가면 교회들과 옥스퍼드 대학가가 나오고, 그 주변으로는 상점들이, 기차역 뒤로는 주택들이 자리 잡고 있다.


누군가는 돈을 벌고, 누군가는 가르치고, 누군가는 양육하며, 누군가는 공부를 한다. 어느 곳에 가도 똑같았다. 다른 나라라고 해서, 다른 나라 사람들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었다. 어디든 특별할 곳은 없었다.

지금 현재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어느 곳에서도 만족할 줄 아는 법을 아는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황과 조건이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준다는 것은 일부분만 세상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옥스퍼드 시내에 있는 교회(사진 옥별아)


옥스퍼드는 대학도시답게, 젊은 사람들의 도시로, 유학생들도 많아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어우러져 도시를 채우고 있다.


시내는 화려한 런던이나 개성 있는 에든버러와는 다른 소박한 느낌이었다. 도시의 차가움보다는 소도시의 따듯함과 인정을 느낄 수 있는 옥스퍼드였다.


화려하진 않지만, 내공을 채우는 꿈과 희망 가득한 어느 젊은이처럼 쉽게 보기 힘든 아름다움을 가진 멋진 도시였다.


옥스퍼드 시내에 있는 성당(사진 옥별아)





옥스퍼드대학교


시내의 다정다감함을 느끼며,  해가 지는 시간 즈음 발걸음을 재촉해 향한 곳은 영어권 대학교 중에서 가장 오래된 유서 깊은 대학인 옥스퍼드 대학교(Oxford College)였다. 옥스퍼드대학교는 영국의 공립 종합대학으로 38개의 단과대학들이 옥스포드 칼리지라고 불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정치와 경제정책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공부하는 워담 컬리지(Oxford Wadham College). 공공정책을 전공하는 친오빠가 배움과 열정으로 꿈을 키운 곳이다.


옥스퍼드 대학교는 199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미얀마의 아웅 산 수치(Aung San Suu Kyi)를 비롯하여 40여 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에드워드 히스(Edward Heath)·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토니 블레어(Tony Blair) 등 20여 명의 영국 총리, 빌 클린턴(Bill Clinton) 미국 전 대통령, 노르웨이 국왕 하랄 5세(Harald Ⅴ), 로버트 호크(Robert James Lee Hawke) 오스트레일리아 전 총리, 인디라 간디(IndirãGãndhī) 인도 전 총리, 베나지르 부토(Benazir Bhutto) 파키스탄 전 총리 등 다양한 부문에서 많은 저명인사를 배출하였다.


옥스퍼드의 인구는 대략 17만 명가량의 소도시인데 과거와 현재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배출하고 있다. 특히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유학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다 보니 영국에서 가장 외국계 주민의 비율이 높은 곳이기도 하고 정치적으로 노동당 강세지역으로 손꼽힌다.


옥스퍼드 와담 컬리지 건물 중(Oxford Wadham College)(사진 옥별아)




브렉시트와 영국


이러한 유서 깊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친오빠의 영국 유학이 결정되었을 때, 우리 가족이 가장 걱정했던 것이 영국 내 경제 악화에 따른 인종 차별, 민족주의와 같은 영국의 문화와 당시 영국 내 상황이었다. 그 당시에 브렉시트(Brexit)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큰 이슈였었다.


브렉시트는 영국을 뜻하는 'Britain'의 'Br'과 탈퇴를 뜻하는 'exit'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유럽 국가들의 경제적, 정치적, 필요에 따라서는 군사적 연합까지도 지지했던 유럽연합(EU)을 유지하기 위한 과도한 재정부담과 규제가 일부 국가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지어지면서 영국 내 EU 회의론이 확산되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2016년 2월 23일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실시되었고, 126만 표 차이로 EU 탈퇴가 가결되었다. 2018년 11월 25일 영국의 EU 탈퇴 방식과 조건을 담은 브렉시트 합의안이 공식 서명되었으나, 2019년 1월 15일 영국 하원에서 230표 차로 부결되었다.

3년 동안의 브렉시트에 관한 국민들의 첨예한 이견과 강경 보수파가 브렉시트 합의안에 반대, 노동당도 반대하면서 브렉시트 탈퇴 합의안이 부결되었다. 다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채 노딜(No Deal) 브렉시트로 영국이 자국의 경제적 타격을 안고 EU를 탈퇴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현재에 이르렀다.  



유럽 내의 난민과 이민자 수용 문제와 이에 따른 영국 국내의 경제 악화로 EU 탈퇴라는 강경수를 두었던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에 합의과정에서 보여준 것은 협의와 해결 능력보다는 정치적 수단으로써의 이슈몰이가 아니었을까.


결국 영국의 이민자 문제, 난민 문제, 경제 악화와 환율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이미 유럽연합에 자리를 내어준 독일과 프랑스에 여전히 뒤처져 있는 모습이다.





크라이스트처치 칼리지


해리포터 촬영지 크라이스트처치 칼리지(Christchurch College)는 해리포터 촬영지로 옥스퍼드의 어느 곳보다도 관광객들로 붐빈다. 1532년 헨리 8세(Henry VIII)가 설립하였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성당인 동시에 대학인 곳이다. 옥스퍼드의 대학(college)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옥스퍼드 대학교 내에서도 귀족적이고 전통이 강하다. 칼리지 성당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도 유명하다.



오래되었지만 정결한 건축물, 어디서든 빛과 하늘과 바람을 담고 있는 옥스퍼드는 과거와 현재의 지혜와 열정이 합쳐져 매력적인 도시이다.


가능성을 품은 도시, 세상의 빛이 될 인재들을 키우는 꿈과 환상을 담은 도시였다.


크라이스트처치 컬리지와 식당과 스테인드클라스(사진 옥별아)




포드 미도우(Port Meadow)


옥스퍼드를 떠나기 전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 찾은 포트 미도우(Port Meadow)는 유럽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포드 미도우는 옥스퍼드 북쪽과 서쪽 템즈강 옆에 있는 공유지로 넓은 초원이다.


옥스퍼드 기찻길 뒤편으로 포트 미도우 가는 길(사진 옥별아)


포트 미도우는 런던까지 연결되는 템즈강을 끼고 있기에 조그만 선박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수로시설도 갖추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선착장을 뜻하는 port와 목초지를 뜻하는 meadow의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port의 다른 의미로는 피난처, 안식처의 뜻을 가지고 있어서 '안식처와 같은 초원'이라는 뜻이 더 잘 어울리기도 한다.



토요일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젊은 아빠와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 나온 멋진 여성이 공유지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잠시 저 드넓은 초원의 어느 문으로, 어느 방향으로 들어가 볼까 하는 달콤한 고민을 해본다.


그 알 수 없는, 아직 마주하지 못한 곳에 대한 기대와 기쁨은 그 순간 누릴 수 있는 것이므로 마음껏 느끼기로 해본다.



그런 감정도 찰나, 나는 반려견을 이끌고 초원에 들어섰던 어느 여자를 뒤따라 방향을 잡아본다. 초원 입구에 있는 문을 열어 공유지에 들어서니 드넓게 펼쳐진 초원은 과연 장관이었다.


포드미도우의 소와 말, 습지와 초원(사진 옥별아)


이슬이 맺힌 잔디, 사람의 인기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풀을 뜯어먹는 말과 소들, 그 주변을 걷는 사람들과 아이들 그리고 맑은 공기-


동물들이 야생에서 생존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한국에서는 흔한 일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나는 초원의 소와 말들과 새들을 보며 신비함마저 느꼈다.



포트 미도우는 영국의 화가 윌리엄 터너(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1775-1851)가 초기 풍경화를 그리던 배경인 곳이기도 하다. 마주한 그 목가적 풍경이 과연 화가의 좋아하는 장소였음에 틀림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 〈전함 테메레르〉1839, 캔버스에 유채, 90.7 ×121.6cm



한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환상과 꿈을 이루어 줄, 현실세계와는 동떨어져 황홀함과 망각마저 주는 곳이기도 하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의 작가이자 옥스퍼드대학을 졸업한 작가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도 포트 미도우에서의 산책을 즐겼다 하니, 그 또한 이곳에서 동화적 상상을 자유롭게 펼쳐보진 않았을까?


이곳이 바로 그가 기성세대의 가치관에 대한 풍자 및 순수함에 대한 갈망을 자유롭게 외쳐보던 곳이 아니었을까?


1865년 11월 26일 초판 발행된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이 있는 도시



옥스퍼드는 오늘날 전 세계에서 학문을 공부하러 오는 가장 유명한 대학이 있는 학문 도시이다. 유서 깊은 역사가 가진 가르침과 철학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배출하는 곳이기도 하다.


옥스퍼드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점은 정적이며 조용하기만 할 것 같은 도시가 지닌 환상(fantasy)과 아늑함(coziness)이다.

무엇보다 꿈과 도전을 향한 열정 있는 사람들이 사랑한 도시, 성실함과 열정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마법과 환상의 도시가 옥스퍼드가 아닐까.


그리고 그들은 옥스포드가 가르쳐준 꿈과 용기로 세상에 나가지 않을까.


옥스포드 주택가 썸머타운에 있는 교회와 다리(bridge)(사진 옥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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