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한독의약박물관
우리가 아플 때 먹는 약을 한번 살펴보세요. 가루약, 알약, 물약 등 여러 가지 형태가 있죠. 오늘은 한독의약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근현대사 유물 중 알약을 만들 때 사용했던 기계를 소개합니다.
이건 ‘당의기’란 기계로 독일에서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1960년대 소화제, 훼스탈을 만들 때 사용했죠. ‘당의’란 설탕 옷을 입힌다는 뜻입니다. 영어로 하면 슈가코팅(Sugar Coating)이죠.
# 소화제를 설탕으로 만든다고?
약을 설탕으로 만든다니, 놀랍지 않나요? 약을 코팅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겉면에서 단맛(설탕)이 나기 때문에 먹기 편하죠. 그리고 알약을 단단하게 만들어 보관하기에도 좋고 코팅을 통해 약이 녹는 위치와 시간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어떤 약은 위에서 천천히 녹아야 하고 어떤 약은 장에서 녹아야 하는데, 이렇게 녹는 위치와 시간을 코팅으로 조절된다고 합니다. 참고로 훼스탈은 장에서 녹는 소화제입니다. 하지만 모든 약을 코팅하는 것은 아닙니다. 약의 성분과 효능에 따라서 약효가 발휘되기에 가장 적절한 상태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약마다 만들어지는 과정이 동일하지 않습니다.
# 약 만드는 과정은 믹스커피와 별사탕?
약의 원료인 가루들의 무게를 매우 정밀하게 측정합니다. 이를 측량이라고 합니다. 이후 혼합과 과립 과정을 거치는데, 혼합은 가루 상태로 섞는 것 그리고 과립은 혼합한 가루를 물에 녹여 다시 가루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혼합과 과립의 차이는 믹스커피 분말로 예를 들 수 있습니다. 믹스커피에는 설탕, 프림, 커피 가루가 들어있습니다. 이 재료들을 통속에 넣고 흔들어서 섞는 것이 혼합입니다. 이렇게 혼합한 가루를 녹여 커피를 만들고 다시 건조해 가루로 만드는 과정이 과립입니다. 과립 상태로 만들면 작은 알갱이 하나에 커피, 설탕, 프림이 골고루 균일하게 분포됩니다.
성분과 효능에 따라 약을 과립으로 만들지 혼합으로 만들지 결정합니다. 혼합과 과립 과정을 거친 약 가루들은 캡슐에 넣거나 타정이란 과정을 거쳐 알약으로 만듭니다. 타정은 망치로 쳐서 알약의 모양을 만드는 것입니다. 타정 된 약은 ‘나정’이라고 합니다. 어떤 약은 나정 상태로 먹기도 하고 어떤 약은 코팅을 합니다. 코팅에는 필름 코팅과 슈가 코팅이 있는데, 당의정은 슈가 코팅을 할 때 사용하는 기계입니다. 나정을 팬 안에 넣고 팬을 회전시키면서 설탕액을 분사하는 방식인데, 약 표면에 설탕 옷을 균일하게 입힐 수 있습니다. 별사탕과 만드는 방식이 비슷하죠.
# 증강현실로 당의기 작동 원리를 확인하세요~
지금도 약을 만들 때 당의기를 사용합니다. 예전에는 사람 서너 명 크기의 당의기를 사용했지만, 지금은 10배 정도 큰 기기를 사용하죠. 하지만 원리는 비슷하답니다. 당의기가 돌아가는 모습이 궁금하다면 서커스 AR 어플을 설치하고 아래 훼스탈 사진을 비춰주세요. 증강현실로 당의기가 작동하는 원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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