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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건강 Feb 10. 2022

산신령의 친구, <호랑이>를 소개합니다.

by 한독의약박물관

2022년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가 밝았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정월 초하루가 되면 나쁜 잡귀를 몰아내기 위해 호랑이 그림을 대문에 붙이곤 했습니다. 이처럼 호랑이는 예부터 액운을 막는 영험한 동물로 여겨졌습니다. 우리나라에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 전설, 민담에는 다양한 모습의 호랑이가 등장하는데, 그래서 우리나라를 호담국(虎談國)이라 했다고도 합니다. 

특히, 호랑이는 행운, 장수, 부를 관장하는 신령인 ‘산신’의 파트너로 여겨졌습니다. 사람들은 산신이 그려진 <산신도>를 보며 소원을 빌거나 마을의 안녕을 기원했는데, 이 산신도에는 산신과 함께 반드시 호랑이가 등장하죠. 이번 달 의약유물 속 일상건강 코너에서는 한독의약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산신도>를 소개합니다. 

<산신도>는 기본적으로 산신, 호랑이, 소나무가 등장합니다. (동자가 추가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의 <산신도>는 1867년 작품으로 호랑이를 민화풍으로 익살스럽게 표현했습니다. 산을 호령하는 호랑이가 엎드린 자세로 꼬리를 치켜들고 산신을 태우고 있죠. 산신은 백발노인의 모습으로 원유관(왕실 행사에서 임금이 쓰던 관 중 하나)을 쓰고 한 손에는 지팡이를 다른 한 손에는 불로초를 들고 있어 무병장수를 상징합니다. 배경에 그려진 험준한 산과 계곡은 이들이 머무는 곳이 깊은 산중임을 나타내고 있어 신비함을 더합니다.

이 산신도의 오른쪽 하단에는 명문이 있어 산신도를 만든 날짜, 그린 사람, 총책임자, 시주자와 공양자 등 다양한 정보도 알 수 있습니다. 

산신탱화를 만들어 ○○(장소)에 봉안하며, 날짜는 동치6년 (고종 4년-1867) 무진년 4월 8일이다. 시주한 사람은 을미년생 장량이고, 그린 사람은 무파이다. 작업의 총책임자는 한○신이고, 주로 공양한 사람이 있는데 도○이다. 

도교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산신령과 호랑이를 그린 <산신도>는 토착 신앙처럼 보이지만, 사실 <산신도>는 불교 회화 중 하나입니다. <산신도>는 조선시대 후기에 성행하고 독특한 양식으로 발전하는데, 여기엔 역사적 배경이 있습니다. 조선 후기에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잦은 전쟁을 겪으면서 대기근과 전염병으로 백성들은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래서 백성들은 현세(現世)의 불안함과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내세(來世)에 대한 열망이 높아졌죠. 또, 당시 전쟁을 통해 활약한 의승들의 영향으로 불교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사찰의 수가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불교가 널리 퍼지고 토착화되면서 전통 신앙과 결합하는데 이때, 다른 나라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산신각(山神閣: 산신을 모시는 전각)이 등장합니다. 

<좌: 군위 인각사 산신각, 우: 평창동 보현 산신각 (자료출처: 문화재청)>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찰에는 <산신도>가 봉안되어 있는 산신각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자식과 재물을 기원하는 산신 기도가 많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한독의약박물관에서도 <산신도>를 보며 일상건강 매거진 독자 여러분의 건강을 기원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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