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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건강 Dec 19. 2022

핸드폰보다 책보라는 진짜 이유?

by 오늘부터 갓생

올해 몇 권의 책을 읽었나요? 코로나 유행 기간 동안 국내 성인 독서량은 오히려 감소했다고 합니다(2019년 6.1권에서 2021년 4.5권으로 감소(문화체육관광부)). 책을 읽기 어려운 이유로 ‘시간이 없어서’, ‘다른 매체나 콘텐츠 이용 때문에’가 가장 많이 꼽혔다고 하는데요, 여기 여러분의 독서 욕구를 샘솟게 할 과학적인 근거를 소개합니다


요즘 20대는 MBTI로 자신을 표현한다고 하죠? (심지어 면접장에서도..) 오늘은 제 MBTI로 이야기를 꺼내보려 합니다. 저의 MBTI 유형은 ENTJ입니다. ENTJ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효율 추구’인데요,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머리를 굴린다고나 할까요?이런 성향 때문에 20대 초반에 중대한 궁금증이 하나 생겼습니다. 바로 ‘독서는 얼마나 쓸모 있는 걸까?’였습니다. 다들 독서가 좋다고 하고 어렸을 때부터 책 읽으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많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별 쓸모가 없는 거면 어떡하지? 안 그래도 짧고 소중한 내 인생, 한가하게 책이나 읽으며 보내도 되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이죠. 

극한의 효율추구형인 저는 ‘남은 인생의 몇 %를 독서에 쓸지’ 결정해야 했기 때문에 독서가 정말 유익한지 관련된 서적과 논문을 뒤적이며 조사했답니다. 그 결과와 결론을 한 번 들어보시겠어요?


흔히 독서를 하는 이유로 ‘잘 정리된 양질의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흥미로운 이야기나 경험담이 재미있어서’, ‘시야를 넓히고 싶어서’ 정도를 꼽습니다. 그러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꼭 책이 아니어도 되잖아?’, ‘YouTube
다큐멘터리, 영화, 드라마 보는 걸로 대신할 수 있겠는데?


나름대로 일리가 있습니다. 또 책을 읽는 것보다 YouTube를 보는 게 훨씬 쉽기도 하고요. 그러나 우리가 책을 읽을 때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를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YouTube나 영화, 드라마 같은 영상 콘텐츠를 보며 몰입할 때 뇌는 주로 시각피질만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독서로 몰입할 때는 뇌 전체가 활성화되고 활용됩니다. 책을 읽는 과정을 찬찬히 뜯어볼까요?


1)책을 읽을 때 글자를 본다 – 이 시각 정보는 후두엽에서 처리합니다.
2)눈으로 본 글자를 이해하고 해석한다 – 이 과정은 측두엽에서 일어납니다.
3)이해하고 해석한 내용을 곱씹어보고 관련된 경험을 기억해내거나, 공감한다 – 이런 고등 행동은 전두엽이 담당합니다

이렇게 영상을 볼 때와는 달리 뇌의 여러 부위가 자극을 받아 활성화되고 또 이 과정에서 서로 상호작용하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독서는 전두엽을 발달시키고 훈련시키는 좋은 방법 중 하나로 꼽히는데요. 전두엽은   이성적 사고, 판단, 공감, 행동/감정 조절을 관장합니다. 즉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없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을 다르게 보는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도 담당하는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또, 뇌 전체를 활성화시키는 작용 덕분에 독서는 ‘디지털 치매’에 특효약이라고 합니다. 디지털 치매는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컴퓨터와 같은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는 현대인들이 겪는 (가벼운) 기억장애, 계산장애를 일컫는 말입니다 (의학적으로 분류된 정식 질환은 아니며, 의학적 근거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각종 건망증이 자주 나타나는 상태인데요. 디지털 기기 사용이 증가하면서 스스로 기억하거나 계산하지 않고 기기에 의존하는 것이 원인이라고 합니다. 저도 순간 멍~해지면서 지금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떠오르지 않는다든가, 바로 어제 먹은 점식 식사 메뉴가 떠오르지 않아 황당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치매와 같은 의학적인 질병이 아니며 건망증에 가까운 일시적인 문제이거나,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요즘은 어렸을 때부터 휴대폰을 장시간 사용하고, YouTube 등의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디지털 치매 증세를 호소하는 20-30대가 많은데요, 독서를 통해 뇌 전반에 자극을 주면 이런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디지털 치매 뿐 아니라 실제 치매 예방, 기억력 보전에 독서가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답니다. 상식과 교양뿐만 아니라 뇌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것이 바로 독서인 것이죠!

20대 초반의 저는 이러한 내용을 알게 된 후에, 실제 임상시험(?)까지 단행했답니다. 독서의 효과를 직접 체감해보고 싶어 하루에 1권씩 100권 정도를 읽어 보기로 한 것이죠. 마침 휴학 기간이라 석 달 동안 독서에 푹 빠져 지내보았습니다.


물론 3달 만에 갑자기 창의적인 사람이 되거나, 기억력이 엄청나게 향상되는 극적인 변화는 없었습니다만 지식이 충만하게 차오르고 식견이 넓어지며, 차분히 사색하는 즐거움을 느낀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시간을 쪼개서라도 책은 읽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결론이었고, 지금도 꾸준히 책을 가까이하고 있습니다. 연말연시를 더욱 따듯하고 풍성하게 해 줄 책 3권을 소개해드리며 이야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1. 피프티 피플 (정세랑 저)

국내 장편소설 중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는 스테디셀러입니다. ‘50명의 사람’이라는 제목 답게 50여명의 등장인물을 한 명 한 명 조명하는 특이한 구조입니다. 한국사회의 이런 저런 모습들, 아픈 구석들을 담담하고 조화롭게 풀어놓아 다사다난했던 올해를 마무리하기에 좋은 책입니다


2. 전쟁을 짊어진 사람들 (안드레이 클류치코 외)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자원봉사자 인터뷰집입니다. 각기 다른 방법으로 우크라이나 주민들을 돕고 있는 5명의 봉사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들의 담대한 용기와 행동, 그리고 전쟁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이야기입니다.


3. 세븐테크 (김미경 외)

‘3년 후 당신의 미래를 바꿀 7가지 기술’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책입니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로봇공학, 메타버스 등 세상을 혁신하고 주도하는 주요 IT기술을 쉽게 설명하는 입문서입니다. 기술 트렌드를 놓치고 싶지 않은데 공부할 시간은 부족한 분들께 적극 추천합니다.



<참고문헌>

[1] 장대익, 차기정부 출판산업 진흥을 위한 국회토론회 “책 읽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 중 발제1 『독서력과 시민의 품격』, 대한민국국회 발행, 2017년.

[2] 매리언 울프, 『다시, 책으로』, 어크로스, 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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