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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건강 Apr 20. 2023

제로 칼로리라 오늘도 안심했다!?

by 오늘부터 갓생

오후 4시가 되면 어김없이 당이 땡깁니다. 조용히 탕비실에 가서 과자를 한 움큼 집어오려다 칼로리 걱정에 망설입니다. 작은 비스킷 한 봉, 초코과자 하나가 100kcal를 훌쩍 넘는단 말이죠. 운동으로 100kcal를 소모하려면 30분 정도는 걸어야 하는데… 요즘 ‘제로칼로리’ 딱지를 붙인 음료, 과자, 사탕들이 많아요. 그런데 이런 간식들, 정말 칼로리 걱정 없이 마음껏 먹어도 되는 걸까요?

제로 콜라, 펩시 콜라 제로슈가, 밀키스 제로, 보성 홍차 아이스티 제로, 제로 초콜릿칩 쿠키, 제로 카카오 케이크 등 ‘당류 0kcal’를 내거는 식품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제로콜라는 맛이 없다’며 푸대접을 받기도 했는데요. 최근에는 소주, 커피까지 제로 제품이 출시되며 ‘제로 열풍’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제로 칼로리 식품 시장은 2016년 900여억원에서, 2021년 2,200억원, 2022년 3,000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보다 즐겁게, 그러나 여전히 맛있게! 음식을 먹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커지면서 단맛은 유지하되 칼로리는 크게 낮춘 제로칼로리 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답니다.


# 당류 없이 단맛을 내는 있는 이유

단 맛을 내기 위해서는 보통 ‘설탕’을 쓰죠? 사탕수수, 사탕무, 사탕옥수수 등의 진액을 정제하여 만든 감미료지요. 설탕을 분자구조까지 자세히 보면, ‘포도당’과 ‘과당’이라는 당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설탕의 분자구조 – 6각형이 포도당, 5각형이 과당 / 출처: https://www.thoughtco.com/sugar-molecular-formula-608480)

설탕 1g당 발생하는 열량은 4kcal 정도이고요. 콜라 500ml 한 캔당 55g 정도의 설탕이 들어있습니다. 각설탕 한 개가 2.5~3.5g이므로 콜라 한 캔에는 각설탕이 20개 정도 들어있겠네요.

제로 콜라는 설탕 대신 ‘아스파탐’이라고 하는 인공감미료로 단맛을 냅니다. 아스파탐도 설탕처럼 1g당 4kcal의 열량을 내지만, 놀랍게도 설탕 200배의 단맛을 냅니다. 콜라 한 캔을 만드는 데 1g은 커녕 100mg 정도면 충분하기 때문에 제로칼로리 제품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죠


# 왜 칼로리가 낮을까?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인공감미료는 바로 ‘사카린’입니다. 설탕 300배의 단맛을 낼 수 있고 가격도 설탕보다 저렴해 큰 사랑(?)을 받았는데요. 사카린 외에도 식약처가 승인한 인공감미료는 22종이나 있어요. 이름도 어렵고 낯섭니다. 수크랄로스, 에리스리톨, 말티톨, 만니톨, 소비톨 등. 설탕 600배의 단맛을 내는 수크랄로스의 분자모양을 한 번 살펴볼까요? 

(수크랄로스의 분자구조/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Sucralose)

대충봐도 설탕 분자와 매우 비슷하게 생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설탕과의 차이는 ‘CI’이라고 써있는 염소 원자가 있다는 것인데요. 설탕의 ‘OH’(산소원자와 수소원자가 결합한 수산기라고 합니다만… 중요하지 않으므로 넘어가겠습니다!) 3개를 염소 원자로 대체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인공감미료는 설탕과 구조가 매우 비슷하기 때문에 혀의 ‘미뢰’에 있는 단맛 수용체에 달라붙어 전기신호를 발생시킵니다. 우리 뇌가 단 것을 먹었다고 인식하는 것이죠

그런데 수산기 3개를 염소분자로 치환한 탓에 우리 몸에서 분해가 되지 않습니다. 즉 대부분 흡수되지 않고 배출됩니다. 그래서 열량이 낮을 수 있는 것이죠. 혈당도 높이지 않으므로 당 섭취를 조절해야 하는 당뇨환자, 다이어터에게 요긴합니다.


# 안심하고 먹어도 될까

여기까지 들어보면 모~든 설탕을 인공감미료로 대체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열량 걱정 없이 단 맛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니까요. 과연 부담 없이 즐겨도 되는 것인지, 마지막으로 인공감미료의 안전성에 대해 알아봅니다.

기본적으로 적당량의 인공감미료는 해롭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식약처는 인공감미료에 대한 1일 섭취허용량*(ADI)를 설정하여 발표하였는데요. 


체중 60kg 성인의 경우) 50g짜리 과자(인공감미료인 사카린나트륨 5.25m 함유)를 하루에 58봉지 이상 섭취 시 사카린의 ADI 초과

체중 35kg 어린이의 경우) 다이어트 콜라 250ml(아스파탐 43mg 함유)를 하루에 33캔 이상 마시는 경우 아스파탐의 ADI 초과


이 정도면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겠죠? 그러나 최근 부정적인 연구 결과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어요. 우리 몸에서 장내미생물의 조성을 변화시켜 당뇨 전단계인 포도당불내성을 일으킬 수 있다거나, 단맛을 섭취했으나 열량이 없기 때문에 뇌에서 열량을 보충하기 위해 오히려 식욕을 더 늘린다거나, 혈당 수치가 증가하지 않았으나 당분이 늘어온 것으로 착각해 인슐린을 분비하여 교란을 일으킨다는 등 다양한데요. 다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충분치 않고, 현재 나온 결과들이 일관되지 않기 때문에 해롭다고 단정짓기 보다는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 진리의 과유불급!

결론적으로 열량 걱정이 없다고 해서 제로칼로리 식품을 지나치게 섭취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평소처럼 섭취하되 제로칼로리 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은 문제가 없겠지만, 열량이 낮다고 해서 너무 자주 섭취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과자, 음료 등에 포함되어 있는 인공감미료 외 다른 특성 성분을 지나치게 섭취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고요. 인공감미료 식품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하시고 보조적으로 적절히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1일 섭취허용량(ADI): 사람이 어떤 물질을 일생동안 매일 계속 먹어도 신체에 영향이 없다고 판단되는 하루의 섭취량(mg/kg체중/1일)을 의미

[1] 식품안전나라, https://www.foodsafetykorea.go.kr/portal/board/boardDetail.do?menu_no=2694&bbs_no=bbs231&ntctxt_no=1079803&menu_grp=MENU_NEW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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