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오늘부터 갓생
지난 4월과 5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소아용 해열진통제 시럽 제품들이 연달아 회수됐어요. 어린 자녀를 둔 집이라면 상비약으로 꼭 하나씩은 갖고 있을 텐데요. 우리 집에 있는 시럽이 해당하는지,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은 무엇은 있는지 한 번 알아볼까요?
# 무슨 제품을 회수하나요?
이번 회수 대상은 챔프시럽, 콜대원키즈펜시럽, 파인큐아세트펜시럽입니다. 해당 제조번호 및 사용기한은 아래 표와 같아요
# 모두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지만, 회수 이유는 달라요
3가지 제품 모두 아세트아미노펜을 성분으로 하는 어린이 해열진통제지만, 회수를 하게 된 원인은 달라요.
챔프시럽, 갈변현상의 원인은 인도산 원료
가장 먼저 회수를 하게 된 챔프시럽은 일부 제품에서 시럽이 갈색으로 변색되는 갈변현상이 나타나 자진회수를 단행했어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을 수거해 갈변현상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했는데, 이때 일부 제품에서 적합기준을 초과하는 진균이 검출됐죠.
이 균의 정체는 소르비토필리아(Pichia sorbitophila)이었습니다. 다행히 발효 음식, 된장, 맥주 등에 사용되는 진균으로 생물안전도 1에 해당하는 균이었죠.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낮은 등급이에요.
며칠 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갈변현상과 진균 초과 검출의 원인을 확인했다는 자료가 공개되었어요. 원인은 바로 ‘인도산 D-소르비톨’이었는데요. 단맛을 내기 위해 D-소르비톨이라는 당을 사용하는데, 기존에는 국내산을 사용하다 일부를 인도산으로 대체해서 사용했다고 해요. 그런데 이번에 이 인도산 D-소르비톨을 사용한 제품에서 갈변현상이 나타나고 진균이 초과 검출되었다고 합니다.
챔프시럽 제조사는 인도산 D-소르비톨에 철(Fe) 성분이 함유되어 있었고, 이 철 성분이 특정 반응을 일으켜 갈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제조사는 앞으로 D-소르비톨 대신 '프락토올리고당'을 사용할 것이고, 재발 방지를 위해 프락토올리고당 원료에 대해 자가 품질검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합니다.[1]
콜대원과 파인큐는 상분리 현상
콜대원키즈펜시럽, 파인큐아세트펜시럽은 우선 2개 제품은 하나의 제조사에서 동일 공정으로 생산되었으며 회수 원인도 ‘상분리’로 같습니다. 상분리 현상은 시럽이 균일하지 않고 투명한 층과 불투명한 층으로 분리가 되는 것인데요. 사실 이 제품들은 아세트아미노펜 가루가 액체에 완전히 녹지 않고 퍼져있는 혼합물 형태인 ‘현탁액’ 제제입니다. 따라서 흔들어서 복용하도록 안내가 되어 있으며 흔들지 않은 상태에서는 가루 성분이 가라앉아 상분리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약들은 충분히 흔들지 않고 투명한 층 부분만 복용한다면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을 정량보다 적게 복용하겠죠. 반대로 불투명한 층 부분만 복용한다면 한 포 전부가 아닌 일부를 복용하는 영아의 경우 아세트아미노펜을 다소 많이 복용하게 될 것입니다.
식약처는 현탁액의 특성상 상분리 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상분리된 제품을 분할해서 복용하더라도 실제 위험성은 낮으나, 소비자의 안전과 편의를 높이기 위해 균일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제를 개선할 것을 요청했답니다.
# 벌써 우리 아이에게 먹였어요!
회수 대상 제품에 해당하는데 이미 아이에게 먹이셨다고요? 만약 회수 대상 제품을 복용하고 어떤 증상이 나타났다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전화 1644-6223, 팩스 02-2172-6701)에 신고하고, 조치가 필요한 경우 즉시 근처 병원을 방문해 주세요.
다행히 3가지 제품 모두 부작용에 대해 큰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챔프시럽의 경우 진균이 초과 검출되었으나 생물안전도 1에 해당하는 균이며,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성 미생물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콜대원키즈시럽, 파인큐아세트펜시럽은 상분리가 발생한 제품을 충분히 흔들지 않고 복용했을 때 약물의 양이 정량보다 적거나 조금 많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1포의 용량은 소아의 최대 허용량인 75mg/kg을 초과하지 않아요. 하지만, 아이의 상태에 따라 반응이 다를 수 있으므로 아이를 충분히 관찰할 필요는 있습니다.
#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은 무엇이 있을까요?
챔프시럽, 콜대원키즈펜시럽, 파인큐아세트펜 시럽과 동일한 성분(아세트아미노펜)의 해열진통제 제품은 6가지가 있습니다.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 ▲신비아시럽 ▲세토펜현탁액 ▲세토펜건조시럽 ▲파세몰시럽 ▲나스펜시럽
그러나 전국적으로 품절상태랍니다. 3가지 제품이 생산 중단되었고, 현탁액 제제는 알약보다 생산 공정이 복잡해 다른 제조사들이 갑자기 생산량을 늘리기도 어렵다고 해요. 만약 반드시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해열진통제가 필요하다면 약국에 가셔서 이부프로펜이나 덱시부프로펜 시럽 제품을 구입하면 됩니다. 단, 아세트아미노펜 시럽은 생후 3개월부터 사용 가능하나, 덱시부프로펜은 생후 6개월부터 이부프로펜은 1세 이상 소아부터 투여가 가능합니다.
꼭 아세트아미노펜이 필요하다면? 가까운 병원에 가셔서 처방을 받으세요. 일반의약품은 품절된 상황이나 전문의약품 아세트아미노펜은 안정적으로 공급이 되고 있어요.
참고문헌
[1] 신현영 의원 개별 홈페이지, ‘신현영 의원, ‘챔프시럽’ 안전조치 경과 자료 공개’, https://blog.naver.com/shydeborah/223106142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