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스] 트레바리 마케팅 퍼플 1904 두 번째 독후감
많은 사람들이 사업가로 성공한 사람이나 혁명적인 상품/서비스를 내놓은 사람들을 떠올릴 때, 천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와는 다른 사람, 우리보다 훨씬 똑똑하고 다른 DNA를 갖고 있어 성공했다고 말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 책을 읽고 설득된 부분은 그들은 단순히 천재보다는 '전략가'에 가깝지 않았나 싶다.
마케팅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어느 순간 긍정 오류에 빠지게 된다. 계속 보다 보니 '와 우리 프로젝트 엄청난데?'라고 생각하고, 우리 팀의 아이디어에 지나치게 매료되어 버려 부정적 시그널들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유관 부서의 조언도 다들 딴지 거는 것이라고 회피에 버리는 경우도 많다. 이 책에서 소개된 '세그웨이'가 바로 그 예이다.
반면, 프로젝트에 대한 확신은 갖되,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계속 고민하고, 실패했을 때의 안전장치도 고민해보고, 계속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며 점진적으로 실행할 경우 더 좋은 마케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지나친 확신과 서두름을 지양하여 '세그웨이*'보다는 '와비 파커**'가 될 수 있도록 해야 보다 되려 혁신적인 상품/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 세그웨이 : 전동형 킥보드 스타일의 신개념 이동수단으로 대중의 공개 전 스티븐 잡스와 같은 투자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으나, 비싼 가격을 주고 살만큼, 자전거를 대체할 만큼의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실패함. 긍정 오류의 대표 사례.
** 와비 파커 : 안경업계에 혁신을 일으킨 스타트업. 룩소티카와 고급 브랜드의 독점으로 안경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것을 통찰하고 시장을 바꾼 사례. 미리 착용해볼 수 없다는 온라인의 한계를 뒤집고 5개의 안경을 배송받은 후 마음에 드는 안경테를 골라 제작하는 시스템. 오리지널스에서는 와비 파커가 성공한 스타트업을 철저히 연구하여 성공하였다고 소개.
총 8장까지의 이야기가 있지만 3장과 4장의 이야기가 결국 핵심이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내기 위해 기꺼이 '위험은 무릅쓰되', '서두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최초의 타이틀을 따내기 위해 어정쩡한 1세대 발명품을 내었다가는 경쟁사에게 도움닫기를 위한 구름판으로 전락할 수 있다.
오히려 소비자들이 동요하지 않고 그 상품/서비스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 그 적절한 타이밍, 그때를 기다리고, 그 시간 동안 그 상품/서비스를 업그레이드를 하는 편이 Market-maker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세계 최초의 MP3는 우리나라에서 나왔지만, 결국 시장을 지배한 건 아이팟이다. 반면,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은 아이폰이지만, 삼성 갤럭시는 아이폰을 충분히 위협할 정도로 시장의 지배력을 나눠 가질 수 있었다.
결국 창의적이고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판을 바꿀 정도로 기꺼이 리스크를 수용하되, 리스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그리고 소비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그 적절한 타이밍을 찾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책과는 별개로, 개인적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성공은 '운빨'도 어느 정도 작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흐는 어느 화가 못지않게 많은 그림을 그렸다. 책에서 예를 든 많은 작곡을 한 베토벤이나, 많은 소설을 남긴 셰익스피어처럼 상당히 많은 그림을 그렸다. 고흐는 서두르지도 않았다. 기꺼이 위험을 무릅쓰며 당대 주류의 그림에서 벗어난 그림도 그리고, 서두르지 않고 묵묵히 자기의 그림을 그렸을 뿐이다. 다만 그 기성세대는 고흐를 끝내 받아들이지 못했다. 결국 시대적 천운도 타고나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람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지 않나 사족을 붙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