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다시, 디벨로프의 그림자
[5화] 다시, 디벨로프의 그림자
그 즈음, 디벨로프 공식 계정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누군가는 자기가 만든 브랜드라 믿겠지만, 진짜는 누군지 모두가 안다.”
#디벨로프스타일 #진짜는하나 #레이첼드롭 #바이한나 #원조는디벨로프
명백했다. 너무 노골적이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분노가 치밀었다.
주연과 갈등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건 아니었다. 거짓을 진실처럼 말하는 사람들.
그 거짓이 내 이름을 먹어치우는 걸 두고 볼 순 없었다.
화가 난 나는, 망설임 없이 주연에게 DM을 보냈다.
“디벨로프가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는 거, 이건 너도 불편하잖아.”
읽씹이었다.
혹시나, 역시나.
이젠 정말 끝인가 싶었다.
그로부터 이틀 뒤.
불쑥 DM 한 통이 도착했다.
“…나도 이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짧은 문장이었지만, 복잡한 마음이 느껴졌다.
우릴 아껴줬던 박미현 실장은 이제 대놓고 우리를 찢어놓고 있었다.
성공한 전 직원이 불편했던 걸까,
아니면, 우리가 너무 빛났던 걸까.
디벨로프의 악의적 공격은
내게 마지막 남은 팬들마저 앗아갔다.
그리고 결국, 누군가의 신고로 내 계정은 정지되었다.
반품된 택배만 사무실에 가득 쌓였다. 그렇게 나의 사이트는 문을 닫았다.
슬기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언니, 나중에 다시 하게 되면 꼭 불러요. 진짜예요.”
그렇게 우리는 마지막 미팅을 마쳤고,
나는 아무도 없는 카페에 혼자 앉아 있었다.
그때,
익숙한 레몬 향이 코끝을 스쳤다.
이 향기… 주연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내 앞에 다가와 앉았다.
그리고 조용히, 마치 오래 전으로 되돌아가듯 말했다.
“한나야… 우리, 다시 그때처럼 이야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