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무너지는 중입니다
[4화] 무너지는 중입니다.
그 사건 이후, 피드를 올리는 일이 두려워졌다.
팔로워는 눈에 띄게 줄었고, 좋아요 수는 반토막이 났다.
고객들의 DM엔 의심과 불신이 가득했고,
배송 지연에 대한 항의, 반품 요청이 쏟아졌다.
가장 아픈 건, 그 짧은 메시지였다.
“이거 혹시 레이첼드롭 디자인 아닌가요?”
웃기지도 않았다.
협찬 리스트에서 고르고, 촬영 콘셉트 구상까지
머릿속 굴려가며 내가 직접 한 거였다.
그런데 어떻게,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같은 옷이 레이첼드롭에도 올라왔을까.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그날 밤, 나는 무심코 주연의 계정을 눌렀다.
그리고 거기서,
내가 며칠 전 땀 흘리며 찍었던 그 장소를 마주했다.
그녀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배경도, 구도도, 그리고… 사진작가도 같았다.
순간, 숨이 막혔다.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눈물이 났다.
억울함보다 더 큰 건, 배신감이었다.
주연이 날 일부러 곤란하게 만든 게 아닐까—
그 생각이 날 괴롭혔다.
차가운 칼날이 가슴을 헤집듯,
말도 안 되는 상상들이 머릿속을 휘몰아쳤다.
댓글을 달까 망설였다.
말이라도 해보고 싶었다.
“이건 내가 먼저 했던 콘셉트야”라고,
“너 왜 이러는 거야”라고. 하지만 결국 손을 거뒀다.
그녀를 좋아하는 팬들 틈바구니에서
내가 입을 열면, 또 나만 나쁜 년이 될 게 뻔했다.
그래서, 그냥… 핸드폰을 내려놨다.
한참을 멍하니 천장을 보며 생각했다.
이건 우연이 아니야.
그녀가 나를 함정에 빠뜨린 거야.
그래서 나 혼자 무너지게 만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