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둘이였다가, 하나가 되었고…
[2화] 둘이였다가 하나가 되었다
퇴사 후, 우리 둘은 주저 없이 브랜드를 만들었다.
브랜드 이름은 레이첼드롭.
주연은 얼굴 하나로 시선을 사로잡았고, 나는 손끝으로 감성을 입혔다.
누가 디렉터고, 누가 모델인지 구분할 필요도 없었다.
그저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게 매끄럽게 돌아갔다.
촬영도, 업로드도, 고객 응대도 척척.
우리 둘만 있으면 세상이 무서울 게 없었다.
그땐 정말, 그렇게 믿었다.
문제는 아주 작은 틈에서 시작됐다.
어느 날, 장난처럼 내가 모델이 되었고, 그걸 계기로 비교가 시작됐다.
같은 옷을 입었는데, 주연이 입은 버전만 품절.
댓글도, 후기에도 주연을 향한 찬사가 이어졌다.
당연했다. 그녀는 키가 크고 늘씬한 데다 얼굴도 작았다.
어떤 옷이든 입는 순간 ‘완성’이 됐다.
나는 귀엽고 밝은 인상이지만, 키가 작고 평범했다.
분명 다른 매력이었지만, 숫자는 정직했다.
어느 날, 직원 하나가 말했다.
“언니, 이건 주연사장님이 입으면 바로 품절일 거예요.”
가볍게 던진 말이었지만, 가슴 한구석이 쿡 하고 찔렸다.
결국, 나는 주연에게 조용히 말했다.
“나, 나가볼게. 나만의 걸 해보고 싶어.”
주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로 끝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브랜드로 갈라졌다.
주연은 레이첼드롭을, 나는 **바이한나(bye.hanna)**를 시작했다.
이상하게도 따로 걷는데도, 브랜드 감성은 묘하게 닮아 있었다.
서로의 감성이 너무 닮아 있어서, 처음엔 댓글도 남기고, 좋아요도 눌렀다.
“예쁘다, 한나야.”
“역시 주연이다.”
하지만 그 교류는 점점 사라졌다.
그리고 나는 천천히 깨달았다.
둘이 있을 땐 견딜 수 있었던 것들이, 혼자일 땐 견디기 어렵다는 걸.
시장이라는 이름은, 언제나 냉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