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진짜를 지키는 길
[10화] 진짜를 지키는 길
디벨로프 실장의 사과문이 올라온 날,
주연과 나는 카페 구석 자리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어제까지의 난리는 꿈처럼 멀어졌다.
마치 고요한 파도 뒤의 바다처럼.
“이게 끝은 아니겠지?”
주연이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나는 창밖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이제부터 시작이야.누가 뭐래도, 우리 방식대로, 천천히.”
우리는 과거를 정리한 게 아니었다.
그저, 감추지 않고 꺼내 놓았을 뿐.
상처는 흔적으로 남았지만, 그 위에 진심을 다시 덧칠할 수 있었다.
그 후, 우리는 작은 전시회를 열었다.
‘RE: DEVELOPED’라는 이름의 팝업 전시.
디벨로프 시절 우리가 만든 감성, 그리고 그 이후 우리가 쌓아온 시간들을 담았다.
낡은 소품과 손글씨 메모, 둘이 함께 찍은 오래된 사진들.
관람객들은 조용히 웃었고, 어떤 이는 눈시울을 붉혔다.
전시 마지막 날,
작은 쪽지 하나가 우리 테이블에 놓여 있었다.
“그 시절, 당신들 덕분에 꿈을 꿨어요.
이젠, 당신들 덕분에 다시 시작해요.”
나는 주연을 바라보았다.
그녀도 나를 바라보았다.
우리는 미소 지었다.
그리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SNS 속 우리는 여전히 인플루언서고, 누군가에겐 스타다.
하지만 화면 바깥에서, 우리는 다시 사람이고, 친구고, 동료다.
그게 진짜니까. 우리가 지키고 싶은 건 바로 그것이니까.”
그래서 나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남긴다.
“우리는, 다시 시작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