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쯤 엄마의 행동에 깊은 상처와 분노를 느끼고 멀어지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몇 달 전 엄마께서 말씀하셨다.
"올해 내 칠순인데 다 모여서 집에서 밥이나 먹을까."
"올해가 칠순이라고요. 만 생일로 칠순 하는 하는 거 아니에요?"
"아니다. 한국 나이로 하는 거다."
평소 엄마는 잘못된 정보를 말하는 경우가 많아 믿을 수가 없어 확인해 보니 엄마의 말씀이 맞았다.
그리고 이내 이번 생일이 칠순이라는 사실에 부담감이 몰려왔다.
환갑일 때도 우리 형제가 돈을 모아 엄마께 300만 원을 드렸고 그 돈으로 지인 분들과 함께 패키지여행을 다녀왔다. 그리고 여행을 간다고 직장 생활을 갓 시작한 남동생에게 요구하여 당시 60~70만 원이나 하는 겉옷을 엄마 한 벌, 아빠 한 벌 구입을 했다. 그 사실을 안 나와 언니는 월급도 얼마 받지 않는 남동생 6,70만 원이나 하는 잠바를 사달라고 했다고 엄마께 불편한 마음을 내비쳤고 그 말에 화가 난 엄마는 짜증이 가득 담긴 울먹이는 말투로
" 너거는 너거대로 살고 나는 내대로 살게. 내가 뒤지는지 말든지 신경 쓰지 마라."라고 하셨다.
그래고 끝내는 눈물을 흘리셨다.
그런 과거가 있기에 10년이 지난 뒤 찾아온 칠순이 반가울 리 없었다.
게다가 우리 형제가 그렇게 싫어하는 아빠와 한 자리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싫었고 솔직한 심정으로 엄마가 우리 형제들에게 한 행동들을 생각하면 엄마의 칠순을 성대히 치러주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그렇게 엄마의 칠순에 대한 마음의 부담감을 안고 지내고 있는데 엄마께서 2달 전쯤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고 하셨다. 엄마는 아프셔서 치과를 다녀오거나 병원을 다녀오면 나와 형제들에게 꼭 비용이 얼마가 들었다며 돈도 없는데 병원 가면 무조건 돈이라며 불편한을 내비치셨다. 꼭 병원비를 요구하는 것처럼.
예전에는 엄마께서 병원 비용을 얘기하면 용돈을 더 넉넉히 드리며 치료 비용이라고 쓰시라고 하기도 했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지 나이가 드실수록 병원 방문 횟수는 늘었고 그때마다 돈을 드리는 것도 너무 부담스러워 일부러 알은체를 하지 않았다. 더 구다나 치료 비용을 드리면 그때만 잠깐 고마워하시고 그 사실은 금방 잊으시고 또 앓는 소리를 하시며 돈을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이번 치과 진료는 최소 250만 원은 든다고 하니 모른 척하고 넘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그럼 칠순기념으로 엄마 이빨 치료비나 지원해 드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형제들도 동의하여 결국 300만 원의 치아 치료비를 지원해 드렸다.
그리고 엄마께는
"엄마 칠순 생일에 다른 가족들 다 모이지 말고 우리 형제랑 엄마만 식당 가서 같이 식사하는 걸로 해요."라고 몇 차례 미리 말씀드렸다.
엄마는 아빠 없이 우리만 한다는 사실이 내키지 않아 하셨지만 이내 승낙을 하셨다. 사실 아빠를 데리고 가도 제대로 드시지도 못하고 가장 싫은 건 아빠와 한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것 자체가 싫었다.
엄마에게 승낙을 받을 상태였기에 우리 형제들은 엄마의 칠순 생일에 같이 모여 좋은 곳에서 식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장소를 고민하는 단계를 맞이한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