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원 없이 엄마 혼자 준비하는 영국 조기유학 : 집 구하기 2
런던에 있는 학교와 아이들 입학 전형을 준비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이메일을 주고받기 시작하면서부터 런던에서 거주할 집도 알아보기 시작했다. 런던으로 들어오기 약 2달 전쯤인 것 같다. 집은 알아봐야겠는데, 내가 런던에 있는 것은 아니니, 방법은 온라인 부동산을 통해 검색해 보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이 자료들은 어디까지 온라인으로 집을 검색하는 방법들이기에 한계가 있는 건 분명하다. 즉, 내가 직접 그 집이나 동네를 둘러보고 판단을 내릴 수가 없다는 점이다. 짧은 기간 머무르는 집을 구하는 게 아니다 보니, 집 자체뿐 아니라 주변 분위기를 살펴보는 것도 나에게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그래서 나는 부동산 사이트에서 매물을 검색하게 되면, 구글맵에서 집 주소를 검색한 뒤, 반드시 '스트리트 뷰' Street View를 확인했다. 물론 여기서 보게되는 사진 몇 장으로 그 동네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다 알 수는 없지만, 나는 가능하면 다양한 지역의 스트릿뷰를 검색해보려고 노력했고, 결과적으로 나중에 직접 런던 현지에서 집을 알아볼 때 이 때 봤던 기억들이 유용하게 적용되어 도움이 되었다.
아래와 같은 식이다. 만일 내가 '로열 내셔널 시어터' 주변 분위기가 궁금하다면, 지도 오른쪽 하단에 있는 사람모양의 아이콘을 끌어다가(drag), 내가 보고 싶어 하는 지점에 데려다 놓으면 된다. 그럼 그 주변을 촬영한 사진들이 나온다. 이 사진들은 당장 어제나 이틀 전에 촬영한 사진들은 아닐 수 있지만 비교적 최근 사진들이기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런던에서 집을 알아볼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소스는 롸잇무브(www.rightmove.co.uk)와 주플라(www.zoopla.co.uk), 그리고 오픈렌트(www.openrent.co.uk)가 아닐까 한다. 다른 사이트도 더 있겠지만, 보통 이 3가지 사이트를 많이 본다고 하고, 나도 이 온라인 사이트들을 많이 참고했다.
런던에서 집을 구할 때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온라인 소스. 앞글에서 소개한 것처럼 런던에서 지역을 확인하고자 할 때는, 우리나라의 '00구', '00동'처럼 지명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우편번호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더 빠르고 보편적이다. 런던의 우편번호는 'AB1 2CD' 이런 식으로, 숫자 + 알파벳 조합의 6자리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아닌 경우도 있음). 내가 런던의 어느 지역에 거주하고 싶은지 대략적인 위치와 방향(예를 들면, 런던 서쪽, 북쪽, 남동쪽 등등) 혹은 지역을 마음에 두고 있다면, 우편번호의 앞부분, 예를 들면 AB1 2CD의 'AB1'을 위 화면의 검색창에 입력하면, 해당 지역의 매물 현황이 리스트로 나오게 된다. 여기에 추가로 월세 예산, 방 개수, 집의 형태 등의 조건을 더하면 보다 자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Rightmove와 사용하는 방식은 거의 동일하다. 나름이 차별점은 있을 수 있겠으나, 사용자인 내 입장에서는 크게 와닿는 특이점은 없었던 것 같다(내가 워낙 단순해서 그럴 수도 있다 ㅜㅠ). 런던에 들어와서 집을 구하던 초반에는 일단 급한 마음에 두 사이트 모두 집을 검색해 보고 연락처를 남겨두고 했는데, 어쩐 일인지 나에게 더 빨리, 더 많이 오는 연락들은 rightmove 사이트에 올라온 매물들이었어서, 자연스럽게 나는 어느 순간부터 rightmove만 이용하게 되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상황에 따라서는 zoopla를 더 선호하는 분들도 있으니, 사용하는 분 편의에 맞게 활용하면 될 듯하다.
위의 rightmove와 zoopla가 부동산을 통해서 매물을 거래하는 방식이라면, 오픈렌트는 집주인과 세입자 간 직거래 방식으로 계약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부동산 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고, 세입자를 직접 컨택(=골라서)해서 계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오픈렌트에만 매물을 올리는 집주인들도 있다고 들었다. 또한 아무래도 이런 플랫폼에 직접 매물 정보를 등록해야 하니 집주인 입장에서는 조금 더 부지런해지지 않을 수 없는데, 그렇다 보니 실제로도 꼼꼼한 집주인들이 많아 세입자 입장에서는 계약 후 거주할 때도 오히려 안정적이어서 좋다는 후기들도 있었다. 나도 이 오픈렌트에서 거의 계약 직전까지 갈 뻔한 과정이 있었으나, 안타깝게도 내가 만났던 집주인은 그렇게 부지런한 분이 아니었어서... 그 매물은 포기했었다. 지금도 가끔 그 집을 지나가다 볼 일이 있는데, 만약 그때 계약을 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면, 식은땀이 살짝 흐르기는 한다 ^^;
온라인이 아닌 현지 부동산을 직접 방문하여 집을 구할 수도 있다. 사전에 미리 약속을 정할 수도 있고, 그냥 워크인으로 방문할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전자를 추천한다. 워크인으로 들어가게 되면, 담당 직원이 자리에 없는 경우가 많고, 직원들이 내가 원하는 조건에 맞는 매물을 바로 검색해주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쯤에서 내가 집을 구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봤던 포인트를 하나 남겨보려 한다.
런던에서 집을 구해보면,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집들과는 구조나 인테리어 자체가 많이 다르다는 건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한정된 예산에서 내가 원하는 모든 조건을 다 가져오기란, '(월세 시세가) 미쳐버린'(현재 내가 거주하는 집을 계약시켜 준 부동산 직원이 입에 달고 살았던 표현 ㅋㅋㅋ) 런던 부동산 시장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원하는 모든 조건을 충족시켜 주는 집을 만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 몇 가지만 확실한 집이라면, 시장에 나왔을 때 빨리 잡아야 하는 것이다.
지역 분위기나 집 내부의 furnished 여부, 그리고 집이 깔끔하게 관리되었는지 다음으로 내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인은 바로, '에너지 효율'이다. 영어로는 Energy Performance Certificate, 줄여서 EPC라고 표기한다.
해당 주택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는지 나타내는 지표인데, 흔히 집 안의 전기나 난방 성능이 얼마나 좋은지를 알 수 있는 척도라 하면 되겠다. 최소 'E' 등급 이상이면 부동산에 매물로 내놓을 수 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거주하기 이상적인 등급은 '최소' C등급 이상이라고 한다.(B이상이면 베스트, 그야말로 한국처럼 겨울에도 실내에서 반팔도 입을 수 있다고 함. 최근에 런던 외곽에 지어지는 신형 아파트가 대부분 이 B등급 이상이라고 함)
유럽의 겨울은, '숫자(=기온)상으로는' 우리의 겨울보다는 춥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겨울과 비교하면 다소 습한 편인데, 이 습함과 추위가 만나면 이것은... 또 다른 차원의 추위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심지어 그 추위가 길고 오래간다.(얇은 패딩을 5월까지 입고 다녔었다 ㅎㅎ) 이 겨울 추위를 다른 유럽국가에서 지난 1년간 경험해 보고 나서야 비로소 나는, 내가 내가 '추위에 약한 인간'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ㅜㅠ
실제로, 집의 위치도, 구조도 괜찮았지만, 이 EPC 레벨이 낮아서 포기한 집도 있었다. 내 기준에는 왠지 겉은 좋아 보여도 실속 없는 느낌이었달까? 겨울철 영국의 난방비 또한 영국 물가 못지않게 고공행진 중임을 고려했을 때, 결과적으로 EPC가 좋은 집 위주로 뷰잉을 하게 되었고,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도 그런 집 중 하나였다. EPC 레벨 덕인지, 지난 12월과 1월 중 보일러를 켰던 날은 보름도 채 되지 않은 것 같다.
다음의 소스들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유용하게 활용했던 자료들이다. 다만,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반드시 확인할 필요는 없다.
Get information about property and land: Search the register - GOV.UK (www.gov.uk)
오픈렌트 같은 직접 거래하는 방식의 사이트는 집주인이 매물을 등록하기 때문에, 반대로 말하면 매물을 올려놓은 사람이 집주인이 맞는지에 대해서 세입자 입장에서는 한 번 더 확인이 필요할 수도 있다. 물론, 오픈렌트의 자체 심사하는 장치가 있을 수 있으나, 적지 않은 금액을 주고 계약을 해야 하는 세입자 입장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면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터. 그럴 때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이다.
여기에도 내가 거래하려 하는 매물의 우편번호만 입력하면, 집주인 정보와 집주인이 해당 매물로 거래했던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단, 이 서비스는 유료(3파운드) 정보다. 나는 여기서 내가 관심 있었던 매물을 집주인이 지난 몇 년간 어떻게 등록했었는지 추이도 확인해 볼 수 있었기에, 거래를 앞두고 계약을 할지 말 지 고민 중이었던 나에게 3파운드 이상의 가치가 있었던, 많이 도움이 되었던 소스였다.
Crystal Roof - Area Research Tool
이 사이트는 정말이지... 너무 많이 들여다봐서 나중에는 인터페이스를 거의 다 외웠을 정도로 ^^ 자주 활용했던 자료.
관심 있거나 궁금한 지역의 우편번호만 입력하면 그 지역에 관한 소위 전반적인 '분위기'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치안, 소음, 편의정보(마트 등), 교통 그리고 지역과 관련된 여러 자료들을 살펴볼 수 있는데, 나는 특히 치안과 편의 정보들을 중점적으로 보았다.
처음에 다른 분들의 후기에서 이 사이트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때는 일단 북마크는 해 두었지만, '무슨 이런 사이트까지... (참고해야 하나)' 싶어서 한동안 잊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계약은 하지 못하고 뷰잉 횟수만 늘어갈수록, 즉, 지쳐갈수록 ^^;... 뷰잉이 가능한 매물을 보러 갈 시간도 체력도 고갈되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젠 부동산에서 뷰잉 가능한 매물이 있다는 연락이 와도 무조건 약속을 잡지 않았다. 일단 이 사이트에서 대략적인 분위기와 정보를 확인한 뒤, 내가 찾는 조건에 맞는다 싶으면 뷰잉 약속을 잡았고, 그렇지 않으면 과감히 포기했다. 실제로 뷰잉을 다녀와보면 사이트에서 보여 준 내용과 어느 정도 잘 맞아떨어지기도 했다. 통계는 과학. 결과적으로는 마음에 대는 집을 구하기까지의 시간을 훨씬 절약할 수 있었다. 흔히 먹어봐야 X인지 된장인지 알게 될 시행착오를 훨씬 많이 줄이게 된 셈.
위의 영국 정부 사이트는 더블체크 차원에서 해보면 좋은 수준이라면, 밑의 크리스털루프는 런던에서 집을 구하는 분들에게는 진짜 강추하고 싶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스라고 생각한다. 꼭 활용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