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배낭여행을 떠나본 적 있나요?
유럽으로 떠나는 5주간의 자유여행기
2019년 5월.
일 년 전 이맘때,
곧 다가올 달콤한 휴식만을 기약하며 나의 정신과 체력은 고갈되어가고 있었다.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왔지만 쉴 때 운동하면 되지 뭐...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버티고 있던 바쁘면서도 지루하던 일상.
바쁜 일상이 끝나갈 무렵
하루는 수줍은 미소로 부모님께서 다가오셨다. 잔뜩 기대에 부풀어 계신 모습이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큰 이벤트를 몰래 준비하고선 '얼마나 좋아할까' 기대하는 모습이랄까. 이쯤 되니 조금 긴장도 된다.
"너 바쁜 것 같아서 괜히 신경 쓰일까 봐 얘기 못하고 기다리고 있었어
엄마 아빠가 깜짝 선물을 준비했어
우리 10일 뒤에 유럽으로 배낭여행 가자! 5주 동안! 드디어 가는 거야"
"네? 비행기... 티켓은 끊으셨어요?"
"아니? 네가 한번 알아봐 봐, 이제 시작해서 가자"
"으악... 5주라면서요"
4남매를 키우시느라 20년 내내 수험생과 취준생이 있던 우리 집. 계속해서 미뤄오셨던 부모님의 여행이다.
드디어, 라는 기대감과 비장미를 바라보고 있자니 머리가 복잡하기만 하다.
영어 안 쓴 지 오래된 것 같은데, 부모님과 여행은 패키지 아닌가?, 나 지금 체력 고갈상태인데 돌아다닐 순 있을까, 아니 그것보다 10일 동안 5주 치 여행 계획을 짤 수는 있나?
이쯤 되니, 그토록 바라시던 소중한 여행을 왜 이제야 알려주셨는지... 완벽한 계획은커녕 무계획으로 떠나게 되었다며 속상한 마음에 투정부터 나와버렸다.
여행 만렙도 아닌 지극히 평범한 내게,
너무나도 달콤하지만 달콤하지만은 않은 미션
여행이라곤 2박 3일 이상 가보신 적이 없던 부모님이셨기에 가능했던 이벤트
달콤 살벌한 여행 준비가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