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자율학습

by 봉봉

사랑한단 말을 하루종일 입에 머금고 있다가
화장실에서 혼자 뻐끔 내뱉어보는 하루

상처 받기 싫어서 모두를 찌르고 다녔다
위태로운 사람처럼 칼을 들고

싹둑 싹둑 미련도 싹둑

사람 만나는 건 운동 같아서
오래 하면 쉬고 싶어졌다
촉촉한 잔디 운동장에 누워서

옆에 털북숭이 고등학생이 앉든 말든 수업 종이 울리든 말든 한문 쌤이 코를 골든 말든

학교에서 난 항상 떨어졌고 나 대신 침이 낙하산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나, 하면 생각나는 사람들


이제는 얌전히 산책을 따라오는 강아지


유난히 반가운 겨울 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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