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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 Oct 13. 2020

야간자율학습

사랑한단 말을 하루종일 입에 머금고 있다가
화장실에서 혼자 뻐끔 내뱉어보는 하루

상처 받기 싫어서 모두를 찌르고 다녔다
위태로운 사람처럼 칼을 들고

싹둑 싹둑 미련도 싹둑

사람 만나는 건 운동 같아서
오래 하면 쉬고 싶어졌다
촉촉한 잔디 운동장에 누워서

옆에 털북숭이 고등학생이 앉든 말든 수업 종이 울리든 말든 한문 쌤이 코를 골든 말든

학교에서 난 항상 떨어고 나 대신 침이 낙하산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나, 하면 생각나는 사람들


이제는 얌전히 산책을 따라오는 강아지


유난히 반가운 겨울 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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