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성북동엘 갔다.
소문으로만 듣던 십삼월에 만나요도 처음이었다.
비오는 날에는 가급적 나가지 않는 내가 비가 억수로 오는데도 발걸음을 했는데,
정말이지 옷이 다 젖었는데도 후회할 수가 없었다.
오늘의 처음에 또 마음이 울컥, 그리고 감사하다.
사무실에서 3년 내내 커피를 달고 살면서 커피를 줄여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럼에도 카페를 가면 늘 커피를 시킨다.
좋은 커피는 (특별히 핸드드립이라면 더더욱) 커피를 내려주는 사람의 마음이 가득 담겨있다.
더 잘 해주지 못해 미안해하신 아름다운 작가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커피에 녹아 있었다.
우리의 것에는 언제나 애틋함이 담겨있다.
한옥이 그래서 참으로 좋다.
괜히 한옥집을 가면, 그곳이 카페든 숙박업소든, 애틋해진다.
이 시간이 그리고 함께 있는 사람이 말이다.
그래서인지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
아마 이 날도 그러할 것이다.
12월까지도 마음 둘 곳이 없어 일년 내내 끙끙 앓는다면,
우리,
십삽월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