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을 부렸다.
팔이 아프도록 사들고온 와인 두병은 동이 났고,
와인이 줄어들수록 헛헛한 마음은 발갛게 차올랐다.
잃은 게 많았던 한 해가 지나니 2017년에는 얻는 것이 생겼다.
겨우 세번의 만남에 마음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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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잘 만드는 사람보다 음식을 잘 해주려는 사람이 좋다.
기꺼이 공간을 내어주고 음식을 대접한다는 것은 보통의 마음으로는 힘든 일임을 안다.
나는 그러기에 꽤나 게으른 아이니까.
그래서인지 어딘가 조금 부족한 그의 음식도 배가 부르도록 먹을 수 있었다.
고마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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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만큼 신뢰가 바탕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툭 내뱉듯 말해도 덥석 물어 알아준다는 것에 고맙기도 때로는 밉기도 하지만.
모든 것이 끝나고도 잘 지낼 수 있었던 이유는 어쩌면 누군가 때문이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