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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 Apr 28. 2018

여운이 남는 사람

여운을 오래 간직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여운은 말 그대로 남겨진 건데,

그래서 적당한 어느 순간까지만 자연스레 잊혀질 때까지만 품고 있을 수 있는 것인데,

난 참 오래 가지곤 한다.

의도한 건 아니다.

글을 쓰는 걸 좋아해서인지 감정을 언제나 글로 남기려했고

그러다보면 기록된 감정은 꽤나 오래 가곤 했다.
-
다이어리를 쓰는 이유가 그랬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일단은 순간의 감정이기에 적고 봤다.

기억하고 싶어서 그랬다.

모든 것은 언젠가 변하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좋았던 나빴던 아름다고 또 추하기도 했던 그 순간은 온통 진심이었을테니까.
-
그치만 상황에 따라 바뀌는 감정, 이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꽤나 오래 보았다고 생각되는 선배에 대한 관점 혹은 바라보는 시각이 변한 건지도 잘 모르겠다.

옛날 언젠가 그 사람에 대해 적어둔 단편적인 감정이 와르르 무너진 하루였다.

내가 본 그는 충분히 아이 같고 또 청춘이었다.

나는 '사람'을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꽤, 오랫동안 말이다.
-
어디의 누구, 말고 그냥 그 사람, 온전히 바라보는 연습은,

아무래도 살아가면서 꾸준히 해야만 하는 것 중 하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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