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이지 뜻하지 않게 친구가 생겼다.
어렸을 때도 힘들었던 친구 만들기는 커서도 마찬가지였다.
낯선 곳이 싫었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은 어딘지 무섭기까지 했다.
그랬던 내가 변한 것은 불과 5년도 채 되지 않았다.
내가 변했다고 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나를 둘러싼 환경이 변했다고 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오늘 나는 친구가 생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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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이해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다만 누구에게나 이해 받고 싶었고 누구든지 나를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래 놓고 나 역시 누구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티를 내고 살았으니
참으로 이기적이고 멍청한 시절이었다.
아니, 여전히 그러하니 덜 커 버린 어른임은 인정한다.
어른이면 그래야만 한다, 는 것을 많은 이들이 말하지만
왜 어른은 그래야만 하냐는 생각이 자꾸 비집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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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는 '모두에게' 이해 받는 인생을 포기하기로 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나를 주기로 했다.
보다 더 나를 이해할 수 있도록 나 역시 노력하기로 했다.
어쩌면 심장이 시커먼 악마일지도 모른다고,
천천히 하얘지고 싶어서 문지르고 또 문지르고 있다고,
몇 마디로 진심을 건네니 언니가 생겼고 오빠도 나타났으며 동생이 다가왔고 마침내 친구가 생겼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빨리 마주하고 싶은 친구가 생겼다.
감히 시간이 빨리 흐르기를 바라는 밤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