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든, 새 업무든
어쩌면 용기란 몰락할 수 있는 용기다. 어설픈 첫 줄을 쓰는 용기, 진실을 직면하는 용기, 남에게 보여주는 용기,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는 용기, 다시 시작하는 용기... 도돌이표처럼 용기 구간을 왕복하는 일이 글쓰기 같다. 처음엔 나의 생각과 감정을 담아 남들 앞에 내놓는 일이 쑥스러워 몸이 굽었다. 그래도 굽은 몸으로 꾸준히 쓰고 의견을 냈다. 안 쓰고 안 부끄러운 것보다 쓰고 부끄러운 편을 택했다.
- 쓰기의 말들 중-
업무분장은 매년 당혹스럽다.
학교를 돌아다니며 그래도 해본 업무들은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됐지만, 희망업무 순위에 쓰지도 않았던 업무가 갑작스럽게 침투했을 때의 당혹스러움은 숨길 수가 없다.
넋이 나간 표정이었는지 옆자리 선생님이 나를 안쓰럽게 쳐다본다.
나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나는 이 업무에 적합한 사람인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관리자의 눈에는 내가 적임자인 것 같아 마음이 심란하다. 나의 부족함을 열거하자니 얼굴에 침 뱉기인 것 같아 항상 어색한 표정과 애매한 미소를 짓고 있었던 게 되려 차분한 사람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아 상당히 멋쩍다.
일 년 동안 차분하고 꼼꼼한 자아로 살아야 한다. 가능할까?
수많은 좌절과 실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덤벙대는 나의 안 좋은 습관을 고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할 것이다. 여러모로 용기를 내보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