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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향 Aug 23. 2022

열 줄의 마음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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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굴러가게 하는 에너지원(source)이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대학 졸업까지만 해도 혼재하는 자부심과 열등감, 그리고 그 사이를 애매하게 메꾸는 자존심이 불 지피던 내 인생은 마치 강한 불길과도 같았다

• 기름, 가스, 또는 원자력처럼 불길이 거센 에너지로만 채워져서 발걸음마저도 비장함을 머금고 있었다

• 그 불을 품고 사는 마음은 항상 어디든 뛰어나갈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는 상시 운영 기관차 같기도했다

• 그런데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마음은 거칠지 않은, 불길과 연기가 없는 재료들이 채우게 되었다

• 태양, 바람, 물... 힘이 없다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잡아먹을 듯 무섭고 거친 불길을 내뿜지는 못하는 에너지원들이 삶을 지켜낼 힘을 준다

• 밥 챙겨 먹기, 몸 움직이기, 일에 집중하기, 일하기 싫어하기, 동료와 잡담하기, 동료를 편하게 여기기, 좋은 사람들 만나기, 재밌고 편한 웃음거리들을 즐기기 등 순한 것들이 삶을 이끌어간다

 절망이나 두려움, 슬픔과 분노가 몰려올 때가 있어도 내 안에 있는 불길들이 나를 잡아먹는 거친 연료들은 아니라서 내 스스로에게 잠식당하는 위험이 많이도 줄었다

• 물론, 활활 타는 에너지원으로 단기간에 쑥쑥 커지는 성장의 삶도 좋았고, 덕분에 지금의 발전이 있을 수 있었다

• 하지만, 결국에 내 행복을 결정짓는 것은 그 삶이 얼마나 오랫동안 나답게 갈 수 있느냐 하는 '지속가능성'이라 생각하니, 순한 에너지로 산책하듯 걷는 삶을 살고 싶다는 바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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