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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빈 Jan 13. 2019

환승이별, 제3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혹시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꼭 말해줘. 헤어져줄 테니까.” 연인과 어느 정도 관계가 형성되면 나는 꼭 이 말을 한다. 덤덤하고 쿨하게 말하곤 하지만 사실 반은 협박이다. 혹시라도 다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연애감정을 품은 사람과 사랑을 이어갈 자신이 없다, 그런 일이 발생했는데 모르고 지나가는 것은 참을 수가 없으니 차라리 헤어져버리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이 말을 듣는 상대방은 하나같이 자신의 사랑을 의심받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당혹스러워했다. 마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듯이. 그러나 나는 내가 상대방의 배신에 느낄 데미지만큼이나 상대방이 나의 배신으로 느낄 데미지에 대해서도 같은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공평함에 얽매여 있는 편이다. 그래서 마찬가지로 나도 혹시 다른 사람에게 더 마음이 가면, 더는 내 연인에게 오롯이 마음을 집중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면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기도 했다. ‘다른 사람이 좋아졌어,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어’라고까지는 말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적어도 ‘이만 헤어지자’는 말은 하기로 했다. 연애란, 서로만을 사랑하기로 하는 약속이니까 말이다.

(후략)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1111652005&code=940100&sat_menu=A075&fbclid=IwAR379hIj_ot74Rcr2asDzay9_UBugWRqG40Lo2uVnFeAgXmh9cJyipJN358#csidx785dd8e625be0c4a32a2c3d358193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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