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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빈 Apr 03. 2019

책 <연애도 계약이다:안전하고 자유로운 사랑을 위하여>

출간의 변:)

경향신문에 연재하던 칼럼 <연애는 계약이다>를 중심으로 드디어 책 <연애도 계약이다: 안전하고 자유로운 사랑을 위하여>가 출간되었다. 너무너무 좋아하는 웹툰 <며느라기> 의 수신지 작가님께서 추천사를 써주셔서 더욱 기쁜!!


<연애도 계약이다: 안전하고 자유로운 사랑을 위하여>
저자박수빈
출판창비 |  2019.3.29. 페이지수276 | 사이즈    131*188mm


1. 때는 스물 한 살. 첫 연애를 고통스럽게 마무리하고 새로운 연애를 막 시작했을 즈음, 연애에 대해 잘 모르는 또래친구들과 서로 나름대로 인터넷 글이나 책, 드라마에서 본 것들을 기준으로 넘겨짚고, 고민하던 무렵이었다. 내게 연애관계에 대해 새로운 시각과 시야를 알려준 것은 세 살 많은 연극반 언니였다. 그는 내게 내가 고민하는 많은 문제들이 사실은 누구나 하는 고민이며, 누구나 겪는 경험이라는 것,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고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배움을 주었다.


스물 일곱이 되었을 때, 여성스러움에 대해 한창 고민하던 시기에(당시에 나는 '여성스럽다'는 말은 여성을 옥죄는 가장 저열한 칭찬이며 나와는 거리가 먼 수식어여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내게 누구보다 여성스럽다는 말로 혼란을 준 선배가 있었다. 그 덕에 나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나 자신이 무엇인지에 대해 돌아보고, 내가 혐오하는 나의 어떤 구석(소위 '여성스럽다'는 표현으로 포섭되는 일련의 특징)들을 보듬어 안고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막 서른을 앞둔 시점에, 당당하게 자신의 연애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유혹을 하는 존재일 수 있다는 깨달음을 준 작가님이 있었다. 사랑받기 위해 비위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매력적인 사람임을 드러내는 방식인 유혹, 공격적이지 않으면서 동시에 주체적인 연애를 꿈꾸게 됐다.


그리하여 벌써 서른 셋이다. 이제는 나처럼 연애 앞에서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다정한 위로를 건네고 싶다. 연애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하려면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연애한다고 다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고, 결혼하더라도 연애에서 지켜왔던 약속은 이어져야 한다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예의와 신뢰와 노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그런 많은 이야기들을 건네면서 말이다.


2. 처음 책 제안을 받았을 때, "혁명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보자고 마음먹었다. 비단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그 외 다른 사람들에게도 조금은 도움과 위안이 되는 책이었으면.


우리는 연애를 시작할 때, '나는 그 사람이 좋다'는 마음에 대해서만 고민할 뿐, '나는 어떤 연애를 하고 싶다', '그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고 싶다'는 고민은 다소 적게 하는 편인 것 같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회적 통념에 따른 역할만을 수행하다 괴로워지거나, 연애 자체가 나와 맞지 않는 옷은 아닐까 고민하게 된다.

또 한편으로는 연애지상주의와 탈연애선언이 혼재되어 있는 상황에서, 누가 나를 물건으로 생각지 않고 제대로 사랑해줄까가 고민되는 요즘같은 상황에서 도대체 연애라는 것은 무얼까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것 같다. 나는 그래도 사랑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다만, 해야만 하니까 하는 것 말고, 하고 싶을 때 하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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