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

유튜브 프리미엄

by 거의모든것의리뷰

유튜브 프리미엄에 대한 우회.


아무도 바보 취급받고 싶어하지 않는다. 특히 똑같은 서비스를 쓰면서 남들보다 몇 배나 더 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을 때는 더욱 그렇다. 한국에서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가 월 2만에 육박한데, 인도에서는 3천원이라고? 이런 현실을 마주한 한국 소비자들이 VPN으로 '디지털 이민'을 떠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재밌는 건, 이런 '국적 바꾸기'는 이미 전 세계 대기업들이 수십 년간 해온 짓이라는 거다. 다만 그들은 훨씬 더 큰 규모로, 훨씬 더 체계적으로 해왔을 뿐이다.


구글, 애플, 화이자,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기업들의 유럽 본사는 전부 다 아일랜드에 있다. 이들이 아일랜드를 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아일랜드는 법인세가 싸다. 그 결과, 구글은 5조를 아낄 수 있었고 애플은 단 0.06%의 세금만 내면 되었다. 우리가 VPN으로 몇 천원 아끼는 것처럼 글로벌 기업들은 조 단위의 세금을 회피한다. 기업들도 우리와 같은 생각이었던 거다. "왜 같은 사업을 하면서 나라마다 다른 세율을 적용받아야 하나?" 이는 미국 기업이라고 생각하는 기업들이 사실은 아일랜드(구글, 애플) 에, 싱가포르 ( 다이슨 ) 에 본사를 옮기는 것과 동일하다. 결국 개인이든 기업이든 똑같은 심리다.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세금이나 비용을 줄이려는 건 당연한 경제적 행동이다.


불공정하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

편법이라는 말도 일리가 있다.

합리적이기도 하다.

같은 결과, 적은 비용을 위한 이기적 유전자


하지만 인간은 항상 편법을 찾았다. 규칙의 테두리에서 줄넘기를 하면서 규칙을 어기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어기지 않았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이건 인간 본성의 문제가 아니라, 규칙 자체의 한계 때문이다. 완벽한 규칙은 존재하지 않고, 사람들은 항상 그 틈새를 찾아낸다. 조세 회피, 디지털 이민 뿐만이 아니다. 원정 출산, 편법 증여등 법에 저촉되지는 않지만 이익을 위해서 하는 일들은 셀 수 없이 많다.


끝이 없는 술래잡기, 이 모든 편법들은 완벽하지 않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생존 전략이다. 편법을 쓰는 사람을 탓하기보다는, 왜 그런 편법이 필요한지 생각해보는 게 더 건설적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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