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꿈을 향해 가는 법

by 거의모든것의리뷰

원시가 온다. 멀리 있는 것은 또렷하게 보지만, 가까운 것은 흐릿하게 보는 눈을 가지고 태어났다. 오늘은 우리 삶의 원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우리가 멀리 있는 위험과 기회에 집중하느라, 바로 코앞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있을 때가 있다. 한 프로그래머가 "세상을 바꿀 앱"을 개발하느라 밤새 코딩하는 동안, 그의 다섯 살 아들은 아빠와 함께 레고를 맞추고 싶어한다. 임원이 되면 더 높은 연봉을 받고 행복해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주말에도 일을 나가는 그의 아내는 혼자 저녁을 먹으며 대화가 그리워진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미래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미래 편향"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진화의 산물이다. 계획하고 준비하는 능력이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미래라는 신기루에 사로잡혀, 현재라는 오아시스를 지나치고 있다. "나중에 시간이 생기면", "성공하고 나서", "아이들이 크면" - 이런 말들로 우리는 현재를 유예한다. 토스 이승건 대표는 인터뷰에서 창업을 하게되면 아이가 아파서 응급실에 가더라도 회사 때문에 집에 갈 수 없다고 한다. 테슬라의 일론머스크는 24시간 주7일을 일한다. 그렇게 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은 은행 계좌가 아니다. 저축할 수 없고, 나중에 찾아쓸 수도 없다. 지금 이 순간을 놓치면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 대한 집중은 멀리 있지 않다. 매일 아침 짧게라도 가족과 함께 나누는 대화나 저녁을 같이 먹으면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한다. 친구의 안부를 묻는 짧은 카카오톡은 지금을 만들어가고 이런 작은 것들이 쌓여 인생의 실제 행복을 만든다.


그렇다면 미래를 포기해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물론 아니다. 문제는 목표를 갖는 것이 아니라, 목표에 사로잡혀 현재를 놓치는 것이다. 진정한 지혜는 '먼 것'과 '가까운 것'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다. 매일 조금씩 미래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나머지는 현재에 집중하라. 5년 후 목표를 세우되, 오늘 점심을 함께 먹자는 친구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고, 성공을 꿈꾸면서 가족과도 함께하는 것. 그렇다고 이런 것들이 목표를 향한 길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가족들과 친구들은 모든 시간을 할애하여 같이 있다고 싶다기보다 같이 있는 시간에 집중해주기를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두 종류의 안경이 필요하다. 하나는 멀리 보기 위한 망원경, 다른 하나는 가까이 보기 위한 돋보기다. 아직은 조금 먼 목표를 바라볼 땐 망원경으로, 주위의 가족들을 볼 때는 돋보기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저녁,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가족의 얼굴을 자세히 보라. 지금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 차있는 미래의 문제들을 버리고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원시안에서 벗어나 근시안이 되어보자. 가까운 것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진정한 성공은 꿈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소중한 것들을 잃지 않는 것이다. 먼 곳을 보되, 발밑도 살피며 걸어가는 것이다. 조금은 느리더라도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고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을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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