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었던 것

by 거의모든것의리뷰

어린 시절 막연히 꿈꿔왔던 무엇들이 있다. 당연히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말만 하면 되는 줄 알았던 그 이야기들. 과학자가 되어 하늘을 나는 차를 만들겠다던, 가수가 되어 동방신기와 같은 연예인이 되겠다던 이야기들. 너무나 먼 미래였기에,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나이였기 때문에 그 길을 쉽게 정하기도 했지만 카멜레온이 주변의 색과 동일하게 그 피부색을 갈아입는 것처럼 쉽고 빠르게 변하기도 했다.


티브이에 나오는 연예인들과 가수들을 보면서 연예인을 하고 싶었다. 예능만 보면 항상 재미있는 사람들 곁에서 게임만 잘하면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한도전의 게임들, 런닝맨의 달리기가 재미있어 보였고, 재미있는 일들이 가득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하얀 거탑을 보고 나서는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는 의사가 되고 싶었고, 비밀의 숲을 보고 나서는 고이고 고여 썩은 대한민국의 치부를 도려내는 검사가 되고 싶었다. 주변에서 하는 이야기들에 휩쓸리기도 하고 나만의 꿈들을 찾아가기도 하며 무언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하지만 막상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을 때 전공은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상상해 본 적도 없는 길이었다. 하지만 그를 돌이키기엔 무엇이 꿈인지 확실하지 않았고, 시간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 흘러가는 대로 떠다녔다. 어딘가로 흘러가고 있었지만 적어도 그 어딘가가 어렸을 때 꿈꾸었던 곳들은 아니었다. 그리고 다른 꿈을 꾸게 되었다. 이제는 무엇 대신 어떻게에 초점을 맞추었다.


무엇은 일단 정해졌고 이를 평생 할지 말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해야 했다. 또다시 흘러가는 대로 살다 간 우연히 바닷가에서 본 떠다니는 쓰레기와 별 다를 바 없이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할 것 같아 두려웠다. 어렸을 때처럼 쉽게 정하지는 못했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도 없었고 아무런 참고사항도 없었다. 아니 평범한 회사원에게는 너무나 많은 참고사항이 있었다.


출퇴근 외에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휴식에 전념하는 사람부터 갓생이라며 스스로의 루틴을 만들고 공부와 운동을 하는데, 부업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접시에는 세상에서 제일 달달하고 맛있는 초콜릿케이크와 다른 접시에는 아무런 소스도 없는 닭가슴살과 샐러드가 같이 있는데 무엇을 먹을지 골라야 했다.


하지만 다행인 점은 인생이 뷔페였다는 것이다. 한번 먹어보고 또 다른 접시를 먹을 수 있다는 점, 원하는 접시만 담아 매일매일을 서로 다른 것들을 먹을 수 있었다. 때로는 닭가슴살을 먹고 때로는 초콜릿을 먹을 수 있었다. 너무 많은 초콜릿을 먹으면 당뇨와 비만이 찾아올 것이었지만 닭가슴살만 먹으면 재미가 없었기에, 적당히 섞어 먹으면 되겠지.


아직 어떻게는 정하지 못했다. 그를 정할 수 있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고민하다 보면 언젠가는 마음 편히 정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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