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이제는 나눌 수 없을지도 모른다. 언제 어디서나 또 다른 세상에 접속할 수 있는 기술을 발명한 지 오래되었고 꽤 많은 시간이 흘러 모든 사람들이 적응했고, 또 다른 세상은 현실 세계의 지루한 순간들을 지웠다. 문제는 지루한 순간만 지우지 않았다는 것에 있었다.
지루함과 함께 지운 것은 물리적인 경험이다. 온라인 경험과 오프라인 경험은 다르다.
어느 날, 콜롬비아가 궁금해진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온라인으로 알아보려고 한다. 구글 지도를 켜고 가고 콜롬비아 곳곳을 탐색하며, 그곳의 날씨와 언어, 문화와 음식 등을 찾아본다. 유튜브를 통해 콜롬비아를 다녀온 사람들의 영상을 보고 음식과 거리들을 살펴본다. 이틀 동안 수도 보고타부터 시작해 메르딘, 카타르헤나 등 역사와 관광 모두를 앉아서 해결했다. 심지어 온라인으로는 해당 국가의 사람들과 소통하며 궁금한 점들을 바로바로 해결할 수 있게 오픈카톡방까지 들어가며 콜롬비아에 대해 알게 되었다.
또 다른 이는 직접 가보기로 결정한다. 항공편을 예매하는 것부터 쉽지가 않다. 콜롬비아에 가기 위해서는 인천공항에서부터 멕시코시티까지 비행기를 타고, 멕시코 시티에서 콜롬비아로 가는 경유를 해야 한다. 가격도 만만치 않아 눈물을 훔친 채 거금을 들였다. 여러 도시들을 방문하기 위해 계획을 짜고 비행기를 예약하면서 간단한 스페인어와 환전하는 방법 등을 검색한다. 몇 없는 블로그들과 유튜브 영상을 보고 긴 연차를 내고 콜롬비아를 가 10일간의 여행을 떠났다.
두 사람들 모두 콜롬비아를 알게 되었고, 각자의 방법으로 공부도 하면서 보통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콜롬비아의 모습들, 마약은 많지만 모든 곳에 있지는 않다는 점, 대부분의 도시들이 고도가 높은 곳에 지어져 있다는 점, 아메리카 대륙에서 메데진은 성형으로 유명하고 카타르헤나는 손꼽히는 관광지 중 한 곳이라는 점 등을 알게 되었수는 있다. 머리로 가지고 있는 정보는 똑같더라도 몸으로 배운 사람은 더 생생하고 감각적으로 그를 풀어놓을 수 있는 사람, 더 오랫동안 그 경험을 기억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줄 수 있게 된다. 마치 안다는 것과 실천하는 것이 다르듯, 경험은 실천을 만들어낸다.
또 하나는 쉬는 시간이다.
쉬는 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에 핸드폰을 하는 것은 시간을 잘 보내는 걸까..? 아무 생각 없이 보는 핸드폰이라지만 우리의 눈과 뇌는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쉬는 시간을 갖는다는 명목으로 핸드폰을 손에 쥔다면 그것은 다른 곳에 집중을 하는 일일 뿐, 쉬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식당에서 밥을 먹다 우는 아이들에게 유튜브를 틀어주면 그 아이들이 조용해지는 이유는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지, 보면서 멍을 때리는 것은 아니다. 쉬는 시간이 없는 일상에서는 집중력의 저하는 물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의 감소까지 야기한다. 쉬는 시간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쉬는 시간에 제대로 쉬지 못하는 현대인들은 피곤에 치여있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를 지나면서 많은 활동들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마치, 모든 것들을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수업, 근무 등 우리의 일상을 온라인으로 바꾸고, VR과 AR 등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오프라인을 온라인의 세계에 넣으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대체된 것들의 장단점이 분석되고 특히 아이들에게는 온라인 수업의 효과가 떨어진다. 인터넷 강의만 생각해 봐도 한 번이라도 해봤다면, 인강을 듣는 핸드폰과 컴퓨터로 인강만 듣는다고 믿는 순진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없다고 믿는다. 온라인은 쉽고 빠르고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따라서 노력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 가성비 좋은 소통 수단이다. 언제나 어디서나 누군가와 연락할 수 있지만 그 관계의 끈은 실과 같이 가볍고 쉽게 끊어진다. 하지만 오프라인의 소통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약속을 잡고 적절한 음식점과 이야기할 카페를 찾고 콘텐츠를 만들어가기 위한 상호 노력이 필요하다. 제한된 자원 특히 시간이라는 자원을 쓸 만큼 오프라인의 만남이 의미가 있느냐에 관한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먼 미래에 맛있는 음식을 먹는 유튜브나 사진을 보면서 그 식감과 향을 느낄 수 있게 되더라도 결국 인간은 실제 어떤 음식인지를 원할 것이다.
영상통화로는 보고 싶은 마음을 잠재울 수 없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