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비눗방울 마냥 금방 터져버리는 생각들을 현실로 끌어와 빛나는 유리구슬로 만드는 일이다. 비눗방울이 너무 빨리 터져버리기도 하고 현실로 끌어오는 과정이 쉽지도 않다. 생각의 비눗방울은 두서가 없다. 수만 가지 주제가 동시에 떠올랐다가 터져버린다. 순간적으로 떠오른 무언가는 형용할 수조차 없다. 어떤 비눗방울을 잡아야 할지 고민하고 그 비눗방울이 유리구슬이 될 때까지 공들이는 것이 글쓰기다.
특히 시작이 어렵다.
글을 쓴다고 마음먹는 것 자체가 어렵다. 일기를 쓴다면 서랍 가장 깊은 곳에 노트 하나를 만들어두고 남들에게는 하지 못하지만 나만이 알고 있는 나의 생각들을 적으면 되지만 혹여 다른 사람들과 공유를 해야 한다면, 그것이 익명일지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만한 글솜씨를 가졌는지, 누군가의 비웃음을 유발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 당연하다. 게다가 어떤 것에 대해 써야 할지도 감이 오지 않는데,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를 말하기엔 굳이 많은 이들에게 떠벌리고 싶지는 않다.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하자.
또 하나의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무엇에 대해 쓸지 생각하고 어떻게 글을 전개해 나갈 것인지 생각하는 것. 가끔은 주제만 정하면 술술 글이 써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에 대해 생각이 많았던 건지, 본능이 이곳으로 이끄는 건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러한 경우는 10%가 될까 말까 싶은 데다가 글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옷에서 튀어나온 실 하나가 거슬려 당겨봤더니 생각보다 길게, 많이 실이 끌려 나오는 경우에 당황하다가 그를 태울지 잘라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것처럼. 그래도 일단 시작을 하면 사실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생각의 흐름이 끊길 때도 있다. 더 이상 글이 써지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사실 괜찮다. 숙제가 아니다. 이것은 가끔 떠오르는 나의 생각을 붙잡아 저장하기 위한 수단인거지 예술작품이 아니다. (진짜 숙제라면 달라지겠지만) 미완성의 작품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어차피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것이 미완성인지 완성인지도 모른 채 볼 것이다. 설령 알더라도 뭐, 어쩔 건지? 내가 끝낸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