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아님
그 별
태양보다 더, 가장 가까이서 찬란하게 빛나던 별이 있었다. 태양은 낮에만 존재했지만 그 별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눈비가 오든 모든 시간 모든 순간을 함께 했다. 한번 도달한 별의 옆자리는 언제까지나 찬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어두운 밤하늘에서 빛나는 유난히 큰 별을 보았다. 용기를 내어 별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태양보다 밝은 별의 존재를 노리는 수많은 모험가들이 있었다. 하지만 끈기가 부족했고, 용기도 부족했다. 아마 그럴 것이다. 그 모함 가들 중에 특별한 기사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백마 탄 왕자도 선택받은 기사도 아닌, 그저 그런 모험가 한 명이었다. 어쩌면 선글라스를 끼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혼자서만 기사놀이를 하고 있지는 않았겠지?
마침내 별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 저 멀어 보이던 별은 가장 가까운 이 별이 되었고 다른 이들에게는 저 별이 되었다. 별의 수명은 길다. 적어도 우리의 관점에서는 그러하다. 그래서 영원히 찬란할 것처럼 보였다. 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느껴지는 열기는 뜨거웠지만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독점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가까이 간 탓일까, 혹은 그 별이 팽창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같은 궤도에서 공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강한 열기가 가끔 덮쳐왔다. 태양풍이었다. 일정한 주기마다 평소보다 강한 열기를 내뿜는 게 태양풍인데, 비주기성을 가진 태양풍은 적응이 어려웠다. 멀리서 볼 때, 뜬금없이 등장하는 오로라가 아름다워지는 순간을 만끽했었는데 가까이에서의 태양풍은 견뎌야 하는 시련이었다.
무엇이든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생각보다 쉽게 무너졌다. 끈기가 있다고 생각했것만 끈기가 전부는 아니었다. 마음이 전부도 아니었다. 별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졌다. 알게 모르게 태양풍이 아름다워 보이던 그 거리까지 멀어졌다. 우주가 팽창하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멀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더 많이 멀어졌다. 더 이상 이 별이 이 별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다. 여전히 이 별이었지만 저 별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거리였다. 우주의 팽창은 계속되었고 이 별의 중력으로부터 벗어난 순간 그 별이 되었다.
그 별은 찬란했다. 지금은 너무 멀어져 하늘을 뒤덮은 별 중 하나가 되어 이제는 찾기도 어려운 지경이 되었다. 더 이상 아무런 열기도 빛도 느껴지지 않는 그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