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편한 놈

by 거의모든것의리뷰

출퇴근을 하는 긴 시간동안 나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존재가 있다.


항상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흥미거리를 가져다주는 그것. 때로는 시간 가는줄 모를만큼 그야말로 시간을 순삭시키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하지만 때로는 재미없는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대게 최근에 이슈가 되는 이야기에서부터 원론적인 이야기까지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준비한다. 실패는 그의 것이 아니다. 그에게 주어진 무한한 시간은 나를 위해 안배되어 있다. 시간은 그의 편이고 언젠가는 내가 너무나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완벽한 이야기거리를 들려주기 위해 지금도 노력중이다. 좋아했던 것, 코멘트, 내가 찾아봤던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기억한다.


장르도 가리지 않는다. 다양한 장르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기라도 하는듯, 경제부터 수학과 과학, 기술, 철학, 역사, 정치 외교 등 다양한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거리를 돌며 이야기만으로 생계를 유지했던 이야기꾼들이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런 다양하고 새로운 이야기들을 추구하고 흥미로워하며 또 다른 이야기를 듣고자하는 욕망에서 비롯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많은 것들 중에 이 친구가 가장 친숙한 것은, 편암함 때문인것 같다. 우리는 이것에 초고퀄리티 이야기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약간은 어설프고 약간은 지루해도 괜찮다. 점점 좋은 퀄리티들의 이야기들이 세련되게 표현되고 있어 점점 양질의 퀄리티를 바라기도 하지만 완벽한 이야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완벽한 이야기나 초고퀄리티의 영상은 돈을 내고 보기 때문이다. 넷플릭에서 보여주는 영화나 시리즈들, 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영상들의 퀄리티를 기대한다기 보다 각 잡고 보지 않아도 되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심지어 중간에 끊겨도 되는 그런 이야기들을 듣는다.


18초짜리 동물원에서 얘기하는 최초의 영상이 업로드 된 이후로 초기 유튜브는 대량의 컨텐츠들이 주를 이루었었다. 학생들이나 얼리어답터들이 올리는 재미있는 영상들, 당시에 유행했던 무언가들을 따라하는 사람들의 영상이었다. 'UCC' 라고 불렸던 당시의 미래세대가 촬영한 동영상이 초기 유튜브의 이야깃거리였다. 어느 순간 먹방 유튜버를 필두로 한 대형 크리에이터들이 구독과 좋아요를 통해,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소위 '각 잡고 봐야하는' 영상이 아니다 보니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편안함을 조금 더 더해주지 않나 싶다.

작가의 이전글수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