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거의모든것의리뷰 Oct 28. 2023

노력은 선불

술은 후불

노력은 선불이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무언가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다. 아웃풋을 위해서는 돈, 시간, 노력 등의 인풋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가치에 상응하는 아웃풋을 받게 된다. 대가에 대한 지불이 물물교환의, 시장을 형성하는 우리가 경제활동을 하는 방법이다. 다만 꼭 돈이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얻기 위해선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 학창 시절 공부를 해서 좋은 대학교에 입학을 하거나, 원하는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하고, 수능을 본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기 위해서 취업을 준비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자기소개서를 쓰고 공부를 하고 기업을 공부하고 본인을 어필하기 위한 노력을 지불한다. 

취미를 잘하기 위해서도 레슨을 따로 받거나, 유튜브를 보면서 공부도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취미가 일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 수업을 듣고, 더 나은 실력을 위해 노력한다. 심지어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투입하여 환상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 

꼭 노력을 했다고 상응하는 대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사람들은 그 결과와 노력이 비례한다고 믿고 운도 중요하지만 운은 노력하는 사람에게 찾아온다고 한다. 우리에게 기회는 노력을 지불하고 기회를 얻을지 말지 결정되는 것처럼 보인다. 

 술은 후불이다. 

즐거움을 한창 얻고 난 뒤 대가는 다음날 잠에서 꺠며 치른다. 즐거움을 맛봤으니 괴로움도 맛봐야 하지 않겠냐는 듯, 숙취가 없는 깔끔한 날들도 있었지만 간은 소모품인 듯, 시간이 지날수록 안타깝게도 힘든 날들이 많아진다. 전날의 즐거움이 매우 강력할수록 다음날의 상응하는 괴로움도 커져만 간다. 

술이나 마약 등 중독성을 가지고 있는 것들은 대게 먼저 기분 좋음을 선사하고 이후에 대가를 요구한다. 금단현상이나 숙취 등으로 나타나는 괴로움은 너무 쉽게 즐거움을 얻는 것에 대한 반대급부로 이자까지 붙여서 대가로 요구한다. 과한 즐거움을 얻기라도 하는 날 - 술을 오지게 마신 날- 엔 고리대금자라도 되듯, 반나절의 즐거움에 대한 하루 종일의 괴로움을 대가로 지불하고 심지어 그 숙취가 다음날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숙취에 좋은 약들이 나오기도 했다지만 술을 많이 마시면... 별로 효과는 없는 것 같다. 그 정도 단계에 다다르면 약국에서 약을 먹어야 하는 수순에 다다르면 추가적인, 적지 않은 비용지출 역시 감당해야 한다. 많이 마시게 되면 대부분은 다시는 안 마신다며 다짐을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아 적당한 조절이 필요한데 아직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술 좀 빼면서 마셔야지 싶다

작가의 이전글 한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