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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의모든것의리뷰 Oct 30. 2023

마약, 찌라시

뜬소문

출처가 불분명하지만 적당히 근거가 있어보이는 짜집기의 일종이다. 마약이라는 아주 핫한 주제, 혼자 했을 리 없다는 느낌, 같은 작품을 촬영했던 배우들이 이선균에 이어 물망에 오르고 있다. 

ㄱㅊㅇ,ㅈㅇㅁ 등 전현직 여자 아이돌과 배우, 운동선수까지 대중매체를 통해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에 대한 찌라시들이 여기저기 퍼지고 있다. 

이런 대량의 찌라시는 증권가에서만 많이 도는 줄 알았는데, 기술의 발달로 여기저기로 끝도 없이 퍼져간다. 누군가는 부인을 하고, 누군가는 조용히 있는 등 대처 방법은 저마다 다르지만 그 대상이 되었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을 리 없다. 물론 바이럴 마케팅의 일부로 사용될 수도 있겠지만, 특히 이번 찌라시들의 주인공들은 별로 바이럴이 필요없는, 모두가 알만한 사람이라 놀라움이 더하다.

한창 회사에서 보너스가 나오는 연말이 되거나 연봉협상이 되는 때가 되면 여기저기 찌라시가 떠돈다. 얼마를 어떻게 준다던지 하는 누가 만들어졌는지 모를 찌라시는 때로는 화를, 때로는 설렘을 부른다. 회사를 다닌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반은 재미로 반은 진심으로 믿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이제는 모든게 허황임을 알아버렸다. 그리고 대게 가장 부정적인 찌라시가 가장 정답에 근접하는 불상사를 많이 겪기도 했다.

찌라시에 실망하고 기대하는건 자극이 크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언가 비밀스러운 것을 공유받은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마치 정보가 나에게만 공유된것만 같은, 일종의 특권으로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한데 이 정보를 모두가 알기전 정보의 비대칭성을 겅험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때로 더 심취하고 믿게 된다. 

대체로 우리는 믿고 싶은 것을 믿는 경향이 강하다. 그것이 가장 긍정적이고, 희망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믿음을 버리기는 정말 쉽지 않다. 사이비 종교의 피해자들은 그들의 믿음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일종의 매몰비용인 셈이다. 그 옛날 누군가가 신을 믿는 이유를 간단한 도표로 설명했을 때와 같이 때로는 단순하게 그리고 복잡하게 마음을 서서히 무너뜨린다. 매몰비용이 정말 무서운 이유는 그것이 손해인줄 알면서도 더이상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펜싱 은메달리스트인 남현희와 전청조 사건을 보았을 때, 디스패치가 가족들이 만약 극적으로 말리지 않았다면, 인스타에 결혼 발표를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성황리에 결혼이 진행되었을지도 모른다. 설령 그것이 잘못된줄 알았더라도, 그를 의심해서 얻는 자책감이라는 매몰비용보다 그를 믿는 것이 더 편했을지도 모른다.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기 때문에 막아진 경우라고 생각한다.

아이돌이든 누구든 마약을 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출처가 없는 가짜뉴스를 재생산하고 퍼뜨리는 것 그 자체가 재미있기 때문에, 게다가 찌라시의 대부분은 기사처럼 온전한 정보를 퍼뜨리지 않는다. 초성으로만 이야기하거나 애매한 정보를 뿌려 유추하게끔 하는것도 재생산의 묘미를 자극하기도 한다. '소문'이라는 이름을 가진 찌라시는 아마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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