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지피티
시작은 유튜브였다. 뉴스였나, 유튜브였나 챗 지피티에서 만화를 만들 수 있다는 영상이 올라왔고, 다양한 만화를 만든 챗지피티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중에는 사진을 다른 풍의 사진으로 바꾸는 방법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어느 순간 카톡에 한 명의 프로필 사진이 유튜브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애니메이션 사진처럼 변경된 것을 볼 수 있었다. 누가 봐도 챗 지피티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본판과는 다르지만 배경이나, 사진 속 인물이 애니메이션처럼 표현되는 것이 신기했고, 글자가 쓰여있다면 일본어로 번역까지 되는 디테일에 한번 더 놀랐다. 개발자라 더 빠르네, 그렇게 지나갔다.
눈을 떠보니 온 카톡의 프로필 사진이 애니메이션 지브리 풍의 프사로 도배되었다. 카톡뿐이 아니었다. 인스타, 카톡 등 접할 수 있는 모든 sns에 지브리의 프사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동시 다발적으로 어느 순간 약속이라도 한 듯, 세상이 지브리였다. 이렇게 빨리 퍼질 줄은 몰랐을 텐데 어떻게 이렇게 기민하게 유행에 반응하는지 인터넷이 빨라서일까, 유행에 뒤처지는 것에 못 견뎌해서일까? 아마 답은 색다르게 재미있어서 일 것이다. 지브리는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애니메이션 제작사이다.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 천공의 섬 라퓨타 등의 애니메이션은 오래전부터 인기가 있었고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은 보았을 애니메이션들이기 때문에 아주 익숙한 그림체를 갖고 있다.
프로필 사진이라는 종종 바꾸지만 잘 나오지 않는 이상 쉽게 바꾸지는 않는 프로필 사진은 오히려 지브리 풍의 프사라, 나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는 있지만 그것은 누군가에게 평가받을 일이 없는 프사였기 때문에 포토샵 같은 추가적인 작업을 할 필요도 없이 30초 안에 프사가 나오는 마법에 너도 나도 한 번씩은 하게 된 것일 테다. 특이한 점은, 개인은 그렇게 많이 지브리 프사를 하지 않았다. 커플이거나 커플에 의해 변형된 지브리 프사가 올라오는 경우가 더 많았고 잠시동안 커플들의 장난감이 되어 더 빠르게, 더 많은 프로필 사진은 만들어냈다.
비단 지브리 프사뿐만이 아니다.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등에 업은 챗지피티의 프사 만들어주기 대작전은 개인적인 프로필사진뿐만 아니라 유명인들을 만들고 원하는 이미지를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화에 한 단계 더 다가갔다고 보인다. 오픈 AI는 이번 기회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사진 데이터들을 얻어냈다. 개인적인 사진들부터 공적인 사진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제공한 데이터들은 또 자연스러운 AI를 위한 자원이 될 것이다. 누군가는 오픈 AI의, 챗 GPT 가 저작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나는 좋은 작품일수록 좋은 음악일수록 설령 그것이 불법이라도 빨리 퍼지고 그를 통해 명예와 부를 얻는 것이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작품에 가격표를 붙여봤자 보지도 않고 지나갈 명분만 만들어준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이미지 생성은 또 하나의 패러다임을 위한 시작이다.
마치 문화의 역사가 변하듯 챗 GPT 도 그러할 것이다. 글에서 그림으로, 그림에서 영상으로 점점 용량이 커졌듯이 챗지피티가 제공하는 용량 역시 머지않은 미래에 다가올 것이다. 아직 멀어 보이지만 이미 다가오고 있다. 아주 빠르게 마치 세월이 그러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