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비상식적 성공법칙

by 거의모든것의리뷰

"이건 상식이야"


common knowledge, 공통으로 공유하는 지식이라는 뜻의 상식.

상식이라는 단어가 귀에서 멈추었을 때가 있다. 뇌까지 흘러가기 전, 귀에서 맴돌아 게슈탈트 붕괴가 일어난 것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멈춰버렸다. 어디까지가 상식이고, 어디까지가 상식이 아닌 거지? 지식의 한 부분인데, 어떤 지식들을 상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거지? 학교에서 배웠던 '객관적인'이라고 칭해지는 지식들까지가 상식일까? 아니면 뉴스에서 나오는 범위까지 상정할 수 있는 건가? 지식의 범위는 무제한인데 무엇을 기준으로 상식과 비상식을 구분할 수 있는 걸까? 나의 지식은 상식을 포괄하고 있는가?


이를 테면 '지구는 둥글다', '태양은 지구보다 훨씬 크고 우주는 끝없이 펼쳐져 있다.'는 상식일까? 조금 더 깊게 가보자, '우리가 생명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미토콘드리아가 만들어내는 atp를 통해서 에너지를 얻고, 세포호흡을 한다' 역시 과학시간에 배운 한 문장인데, 이것을 상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 혹시 문과는 안 배운다면 중학교 때까지의 지식들,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는 다양한 화학 기호들과 분자들에 대한 성질들, 빛의 이중성에 대한 것들은 어떤 종류의 지식으로 분류할 수 있을까?


객관적이라고 밝혀진 수확과 과학의 영역은 사실, 언젠가 무너질 수도 있다. 우리가 보는 물체와 분자, 원자단위의 원소들은 각기 다른 성질을 갖고 있기도 하다. 아인슈타인이 양자론에 대해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라고 하며 인정하지 않기도 했지만 언젠가 무너질 이론들을 우리는 붙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이렇게까지 간다면 세상의 모든 것들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로 믿지 않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철저히 인간적으로 완화된 범위 내에서 인정되는 지식들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상식은 상식(常識) 은 항상 옳은 지식의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과학을 '지금까지 옳다고 인정되는 지식'으로 접근하는 쪽이 더 맞다.


하물며 과학 지식조차 이러한데, 도덕적 가치라는 관점에서 상식이라는 단어는 상당한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가치는 항시 상대적이라 사람마다 중요시하는 관점이 차이가 있다. 경험, 가정환경, 주위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가치에 대한 논의는 절대적이라기보다 상대적이라 상식이라는 접근은 옳지 않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법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예외로 두고, 트롤리 문제 같이 지나가는 기차의 선로를 어디 쪽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성선설인가? 성악설인가? 등의 문제는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가치관의 경우 다수의 의견이 있는 방향으로의 보다 쉬운 접근, 동의를 많이 얻을 가능성의 입장에서 '상식'을 정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상식적 성공법칙이라는 책이 있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상식적인 행동은 'common knowledge'에 기반하는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행동을 깔고 있는 기반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하지 못한다. 성공이 꼭 경제적인 성공은 아닐 수도 있다. 다만 이 책에서는 경제적 성공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면만 살펴보면 먼저 스스로를 성공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성공이라는 단어는 게다가 '자타공인'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드문 사람들이 나와 강연을 하고 책을 쓰며 성공비법을 이야기한다. 만약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행동하는데, 성공을 했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들과 같은 행동을 하는 것 자체를 성공으로 인정하거나, 평범한 삶까지는 갈 수 있어도 '성공'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엔 살짝 모자를 수밖에 없다.


왜 남들과 같은 길을 가면서 빨리 더 멀리 갈 수 있다고 생각한 건지, 가만 보면 참 순진했던 과거의 나에게 머리를 한 대 때려주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프로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