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희일비
어느덧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 일주일째, 많은 전문가들의 초기 예측과 같은 팀도 있고 의외로 약진하거나 의외로 부진한 팀들에 대한 이야기가 슬슬 기어 나오고 있다. 누군가는 아직 초반이라 그렇다고 하겠지만 누군가는 전문가들의 예측을 비웃고 있다.
프로야구의 장점은 거의 매일 경기를 한다는 점이다.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매일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매일매일 새로운 경기들과 새로운 장면들이 뉴스거리를 만들고 일희일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다만 단점 역시 매일 경기가 있다는 점이다. 퇴근을 하면서, 퇴근을 하고 매일 확인할 수 있다 보니 다른 것들로부터 관심과 집중력을 앗아갈 수 있다. 사실 이런 집중력은 부차적인 것인데 가장 중요한 것은 화를 부른다는 점이다. 경기의 특성상, 이길 수 있는 경기가 팀마다 다르지만 많지는 않다. 정말 많아봐야 70%의 확률로 이기는 팀이 있는 반면, 70%의 확률로 지는 팀도 있다.
상위권에 있는 팀은 30%의 안타까운 패배에 화가 나고 하위권의 팀은 70%의 확률로 화가 난다. 게다가 경기를 이기더라도, 경기 한 순간 한 순간에 투수의 공 하나에 마치 로또 번호가 적혀있듯이 모든 것이 걸린 것처럼 모두가 그 공을 지켜보면서 숨을 참고 기다리는 것을 보면 상당히 괴로운 일이구나 싶다. 하지만 하나의 팀을 응원하는 입장에서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데다가 특히 직관이라도 가는 날이면 그날만큼은 이기길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 하늘에 혹은 누군가에게 바라는 기대감들이 그 야구장을 뜨겁게 만든다.
야구의 또 다른 묘미는 직관의 응원 문화와 간식거리다. 그렇게 부담되지 않은 가격의 입장권에서 시작해 선수들마다 응원곡이 따로 있는 데다가 경기장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코끝을 찔러 유혹한다. 먹을거리뿐 아니라 생맥주와 같은 것들도 오늘과 같은 날씨에 먹기에는 적당하기 짝이 없는 조합이다. 사실 야구장의 자유로운 문화 때문에 경기장을 찾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 알만하다. 가성비 넘치는 활기찬 문화랄까?
야구의 진심인 야구팬들이 선수들의 이름을 외우고, 그들의 잘잘못을 따지며 연봉값을 하는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인터넷상에서 펼쳐질 때면 어떠한 것에 '진심'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간접적으로나마 볼 수 있다. 팬들이 선수들의 정보와 특징을 외우려고 외우는 것이 아니라 많이 듣다 보니까 자연스레 외워진다는 것이다. 본인의 팀은 물론 상대팀의 선수까지 다 꿰고 있는 모습을 보면 대단하다는 말 외에는 할 수가 없다. 혹자는 그 집중력으로 공부를 했으면 됐을 텐데라고 약간의 비웃음을 날릴지 모르지만, 매일매일 반복적으로 캐스터가 해주는 이름을 듣다 보면 외워지는 게 당연한 수순인 것 같지만 공부가 야구처럼 흥미진진했다면 누구나 공부를 잘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