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1.5
우중충한,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 걸맞은 아침이었다.
눈을 뜨지도 않고 팔을 뻗어 핸드폰을 찾는다. 팔을 이리저리 더듬은 지 3번 만에 핸드폰을 찾아 시간을 확인한다. 07:13 am 그렇게 늦은 시간이 아닐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아무런 알람이 울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겨우 한 시간 늦게 일어났다. 침대에 몸을 파묻고 유튜브를 볼 때만 해도 최대한 늦게 일어나서 아침의 여유와 느지막한 출근의 즐거움을 느껴보려고 했지만 7시 반은 모든 피로가 풀리기엔 조금 이른 시간이었고 다시 잠을 청하기엔 그렇게 피곤하지도 않았다. 이도저도 아닌 시간, 핸드폰을 든 김에 조금 밀려있던 카톡을 확인하지만 특별히 새로운 카톡도 없었다. 어제 빠져나온 유튜브의 세계로 잠시만 들어갔다 나와야겠다고 생각하며 보다 만 영상을 튼다. 왜 어제의 도파민과는 다르게 별 느낌이 나지 않는지, 금방 싫증이 났지만 저 멀리 내팽개쳐둔 채 유튜브를 듣는다.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드는 점은 이미 적응되어 버린 기상시간에 따라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는 점이었다. 07:13이라는 애매한 숫자 앞에 놓인 행동들의 가짓수들 그 모두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차라리 8시쯤에 일어났다면 아무런 고민 없이 출근을 준비했을 텐데, 이도저도 아니라 유튜브로 들어간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이 짙게 남을 뿐이다.
07:30을 목표로 유튜브의 세계에서 빠져나와야겠다고 생각을 했었지만 평소처럼, 07:42분, 마음만 황급히, 몸은 느긋하게 유튜브를 덮고 나갈 채비를 한다. 정해진 출근시간이 딱히 없었기에 맘이 가는 대로 출근을 하면 되지만 너무 늦게 출근을 하는 것은 곧 퇴근 역시 늦어진다는 점에 착안하여 빨리 나가려고 하는 편이라 친구 만나러 가는 것 마냥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준비를 한다.
출근을 한 사무실에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 주말의 사무실은 주말의 사무실만의 분위기가 있다. 평소보다 반쯤 어둡고 여기서 끽해야 지금 인원에서 1~2명 정도 더 올 드넓은 사무실의 한 구석에서 자리를 잡고 유난히도 조용한 주말의 아침을 즐긴다. 항상 이런 사무실이었다면 조금 더 일이 잘 되었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여유로운 주말의 사무실은 적어도 일이 추가되지는 않아 평일에 하지 못했던 일이나 다음 주에 하려고 했던 일들을 하기에는 꽤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낼 수 있다. 특히 그 일동 안 아무도 방해하지 않고 오로지 나의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큰 장점이다. 물론 그 집중하는 2시간 정도가 끝나면 이 사무실에서 언제 나갈지 머릿속으로 짱구를 굴리느라 바빠지지만.
평일 출근보단 주말 출근이 낫지만, 출근 자체는 역시 별로다. 시작은 달라도 어느 순간 집에 갈 시간을 열심히 보고 있는 것으로 수렴한다. 다른 점은 주말 출근의 늦은 퇴근이 더 아깝다고 해야 하나? 주말을 온전히 주말로 즐기지 못하고 회사에 갔다가 나머지 주말을 보내는 것은 하루를 알차게 보낸 것 같은 일말의 뿌듯함과 주말의 체력이 반감되는 디버프가 함께와 결국 침대에 들어가는 시간이 주말이나 평일이나 크게 다르지 않게 된다. 아마 오늘도 빨리 자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