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외계인
우린 2년 반 연애, 결혼 15년 차 부부이다.
연애 때부터 아이 낳고 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남편의 대한 나의 소감은
나는 아직까지도 남편을 모르겠다는 것이다.
나는 사람 파악을 아주 잘하는 편이다.
알고 싶지 않아도 저절로 스캔이 되어서
아주 가까운 사람 외엔 일부러 눈치 없는 척하고 산다.
원하지 않는 레이더가 늘켜져 있다는 건
진짜 피로한 일이다.
그런데 안 지 20년을 향해가고 있고, 아이도 낳고
서로 바닥끝까지도 싸워봤음에도
나는 진ㅉㅏ 아직까지도 남편을 모르겠다.
우스갯소리로 나는 당신이
"여보 난 사실 외계인이었어." 하고 떠나면
"내 너 그럴 줄 알았다!"하고 신기해 하지도 않을 거라고 했었다.
오늘이야 그래도 50분의 긴 통화 끝에 일단락 됐다만,
대화가 산으로 가고 싸울 포인트가 아닌데
불통으로 이렇게 싸움까지 가고 나면
벽이랑 사는 기분에 한없이 멀어지고 외로워진 기분이 든다.
나는 이해가 안 돼서 물은 것인데....
남편은 왜 늘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방어태세로 돌입할까..
일단 그는 수가 틀렸다 느끼면 귀를 닫는다.
한 번은 이런 일화가 있었다.
차를 타고 용인으로 나들이를 가는 중에 갑자기 궁금해
남편에게 물었다.
"여보, 용인이랑 서울이 멀어~ 의정부랑
서울이 멀어?
서울, 우리 친정집 기준으로 말이야"
남편은 "당연히 용인이랑 의정부랑 멀지~"
라고 답했다.
'아! 또 잘못 들었구나 싶어'
차분히 다시 설명을 했다.
역시나 같은 대답.
남편은 또 귀를 닫은 것이다.
아이 유치원 선생님처럼 다정히 "여보 잘 들어봐~"하고 얘기해 줘도
같은 대답에 짜증까지 섞여 돌아온다.
왜5번이나 되물을까... 란 생각은 못할까?
아이가 뒷좌석에 있어서 망정이지,
난 또 증인도 없이
'내가 말을 잘못했다고,
질문을 잘못하고는 제대로 했다 생각하는 나의 '기억오류'라고.. 뒤집어쓸 뻔했다.
답답하다는 리액션을 해주며 웃어주는 아이덕에
해프닝으로 끝난 일이지만,
이게 해결해야 할 문제 거나 사안이 중요해지면
사람 미치는 것이다...
남편을 사랑하지만 이렇게 그야말로 의견대립도 아닌 일로 말이 안 통할 땐 말할 수 없이 외롭다.
나의 변하지 않는 바람은
남편을 이해하고 진정한 베스트프렌드로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여러분의 남편은 어떠신가요?
발행하려던 글 수정 중에 분노의 타자질로 3분 만에 써 내려간 글입니다. 마르지 않는 옹달샘 같은 소재를 주시는 남편님께 씁쓸한 감사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