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그야말로 잉여인간
추석연휴 이후 지금까지 '그대로 모드'이다.
연휴 때 이런저런 일들이 많기도 했지만,
기운을 차릴라 치니 또 아팠다.
그 상태가 골골 여태이다.
낮과 밤은 완벽하게 뒤바뀌었고 아이밥, 설거지,
빨래만 겨우해가며 지냈다.
외출도 거의 하지 않았다. 보통 이. 삼일 이렇게 지내다 보면 불안이 엄습해 억지로라도 몸을 일으키는데,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니 '아 몰라 상태'로 맘 편히 백수처럼 지냈다. 해를 자주 안 쬐니 종종 울적하기도 했지만 좀처럼 아픈 몸과 무기력한 마음을 어찌해 볼 기운이 안 났다.
근 한 달간 밤샘에 주말까지 일을 하고 있는 바쁜 남편이 시간을 쪼개
초등 아들내미는 빼고 둘만의 데이트로 가까운 바닷가까지 데려갔다 왔지만, (아... 너무 좋았다 왕복시간을 빼면 단세시간 데이트였는데., 편식 심한 아들과 함께는 꿈도 못 꿀 조개구이까지)
그날뿐, 몸이 안되니 활력도 나지 않았다.
어제도 주말 근무 후에 평소보다 조금 일찍 들어온 남편에게 '나 요즘 너무 잉여인간이다.
뭘 할 의욕도 나지 않는다.' 털어놓았더니,
말 주변 없는 남편에게 의외의 말이 나왔다.
"내가 얼마 전에 그랬잖아, 퇴근하고 집에 오면 오버워치만 하고..(이게 머임? 여하튼 근래 남편은 다시 활력을 되찾았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의욕도 않났어. 크게 뛰기 위해 네가 이런 시간을 갖고 있는 중 일수도 있어. 이런 시간도 필요해."
뜻밖의 말이었다.
갑자기 기운이 차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여지껏 한마디 잔소리도 없는 남편이다.
더없이 고마웠다..
내 무기력함으로 가장 피해를 받는 건 남편일 텐데.
너무 자주 잊어버리지만
어쩔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미울 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그래도 남편밖에 없다.
남편의 말에 기운을 차리고 오늘 새벽
한 달 만에 홈트를 하고 밖에 나가 다시 뛰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가 잘못 배운 어른들의
말이 있다. "하다 관둘 거면 시작도 하지 마"
깨인 세대인 요즘은 쓰지 않는 말이겠지만,
40대 이후 세대들은 공감할 거다.
바야흐로 삽질을 많이 해야 하는 시대다.
여기저기 한 우물만 파는 걸 고집할 필요도 없다.
하다 말더라도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훨씬! 낫다.
젖은 운동복을 돌리며 근 한 달 반 만에 올리는 글이다.
남은 일요일 모두 잘 보내시랏!!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