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s.. 위험하다 몸을 낮추어라 남편아]
또 왔다..
나의 일방적인 시비와 남편의 모든 것이 눈엣가시 같은 이 시기.
미리 경고를 주는데 왜 한 달에 한 번도 융통성 있게 못 넘길까.. 남편이 원망스러웠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생각이 바뀌었다. 이건 남편이 아무리 몸을 조아려도 피할 수 있는 게 아닐 거란 생각이 든다. 이번 배란냔(별로 예쁜 이름을 붙여 주고 싶지가 않다..)의 사건의 이러했다.
남편과 아이 둘이 자전거 연습을 하러 다녀왔었다
무려 일주일 전에... 그 가방 안에 일주일 숙성된 물병 세 개를 오늘 설거지하다 발견한 것..
물병을 시작으로 방 정리정돈의 이슈를 지나 급기야 아이가 안 치우는 게 남편 탓이라는 비난까지 갔다.. 남편은 묵묵히 참았지만 나는 분이 안 풀린다.
아마도 이번주말 내내 신경을 건드리는 여러 가지 이슈들이 튀어나올 거고 나는 번번이 반응을 하겠지..
매번 이 배란냔한테 진다..
PMS약을 먹어야 하는 이유가 차고 넘친데 부작용 고민만 하다 해를 넘긴 게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출산 전엔 안 그랬다. 생리 때는 조퇴를 해야 할 만큼 심한 통증이 올 때도 종종 있었지만 그저 몸이 힘들 뿐 이렇게 새로운 자아 수준으로 사람이 바뀌지는 않았다. 딱 출산 후부터 '아 배란이군.'
알 정도로 다른 사람이 된다. 이젠 아이도 눈치챌 정도...
출산한 지 10년 남짓 되었는데 여적 그러하다.
참 이상하게 주위 엄마들과 얘기해 봐도 본인들도 출산 후부터 그렇다는 것 남편과 크게 싸우고 난 후 보면 어김없이 '그때'라는 것.
왜일까....? 나름 분석결과 '출산 후 남편에게 서운했던(사실 '서운'으로는 부족하다) 기억과 맞물려 배란일(가임기간)이 되면 사나움을 장착!, 임신을 피하게 하려는 몸의 원초적 반응이진 않을까?'까지 도달했다.
딱 출산 이후 남편과의 관계가 180도 바뀌었으니 나로서는 서운 보단 트라우마란 단어가 더 맞다.
나에게 그나마 가장 효과가 있었던 것은 '맨발 산책'이었다. 얼마 안 되었지만 효과가 좋은 듯했는데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하지 못했더니 '격동의 배란일'이다.
아침운동을 하지만 차로 갔다가 차로 오기 때문에 사실 하루 중 해를 보며 걸을 일이 정말 적다. 무려 숲 속 흙길을 그것도 맨발로 걷는 것은 말 그대로 에너지가 차오르는 기분이 든다. 집 주변 작은 산이 있다면 꼭 한번 맨발로 걸어 보시길
이번 배란기간은 남편의 단단히 삐침으로 마무리되어 가는 것 같다. 하지만 끝까지 방심하면 안 되니 오늘은 꼭! 맨발 산책을 다녀오는 걸로!
* P.S. 이 글은 작년에 쓴 기록입니다. 지금은 발목 부상으로 잠시 쉬는 중이지만 회복되면 다시 맨발로 흙길을 걸을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