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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렉사이다 Dec 04. 2018

인도에서 뮤지컬 보기, 뭐가 달라?

인도에서 뭐하니

인도를 다녀온 동료들이 추천 하는 것중에 하나가 "장구라 관람"이었다. 처음에는 장구라가 뭐냐고 물으니 뮤지컬이라고 하길래, 그때만 하더라도 뮤지컬이 힌디어로 장구라인건지 뮤지컬 같은 컨텐츠를 부르는 고유명사가 장구라인건지 구분도 안되었다. 그렇게 1년이 훌쩍 넘은 지난 주말에 드디어 홀로 장구라를 보러 갔다. 


며칠전 Bookmyshow에서 티켓팅을 했고,  여러번 볼 것도 아니고 가장 좋은 다이아몬드석 선택했다.(평일에는 1199루피부터  3199루피, 주말에는 1299루피에서 4199루피) 위치는 숙소에서 가까운 킹덤오브드림스(Kingdom of Dreams) 였다. 


장구라는 Zangoora로 뮤지컬 중에 하나다. 정확히는 이 뮤지컬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인 집시 왕자의 이름이다. 2010년 9월 초연으로 무려 발리우드 최초의 뮤지컬이며 지금까지 약 2500회 공연을 마쳤다고한다. 사실 다른 뮤지컬을 보고 싶었지만 일정과 시간이 맞는 다른 옵션이 없었다는 점...


사진으로 보니 더욱 근사하다.


킹덤오브드림스에 도착하니 인위적으로 멋지게 만든 악샤르담 느낌이 사뭇 든다. 미리 예약은 했지만 창구에서 티켓을 바꾸어야 한다고 해서 창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그 짧은 줄을 못참고 새치기가 들어온다. 예전이라면 궁시렁대면서 조용히 있었겠지만 지금은 당당히 새기치한 인도인을 툭툭친다음 한마디 내뱉는다. "me, first"

더 웃긴건 인도인은 머쓱해하더니 본래의 자기자리로 돌아간다. 


더욱더 화려한 검색대 안쪽


티켓을 쥐고 검색대를 통과해서 안으로 들어가니, 엄청나게 화려한 건물들이 눈앞에 서있다. 사람들이 여기저기 사진을 부지런히 찍고 있다. 20분정도 남기고 빠듯하게 도착해서 빠르게 훑고는 바로 건물 안으로 입장했다. 들어가서 놀라웠던 것은 영화관처럼 팝콘과 음료수를 팔고 있었고 와인, 양주, 맥주도 팔고 있었다. 


입장 안내 방송이 나왔지만 굳이 줄을 기다려서 와인 한컵(무려 800루피, 약 12,800원)을 사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다이아몬드석은 무대 앞쪽 중앙에 위치했는데 바로 앞에 아래 등급 좌석은 딱딱한 나무의자인데 반해 소파에 가까운 형태였다. 빨리 예매를 서두른다면 조금 더 싸게 다이아몬드 석  위치 근처의 아래 레벨을 예매하면 되겠지만 2시간 3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생각하면 푹신한 의자도 괜찮다 싶었다. 


무대 가운데서 셀카중인 아저씨


공연이 시작하면 카메라 사용은 엄격히 금지된다는 안내가 수차례 반복된 후 놀랍게도 정시에 뮤지컬이 시작했다. 뮤지컬이 시작되자마자 영화속에서나 봤던 발리우드 스타일의 군무가 눈앞에서 펼쳐진다. 화려한 조명과 의상, 음악에 맞춘 춤에 호호록 홀렸다. 오프닝이 끝나고 스토리가 시작되는데 당연하게도 힌디어로 진행된다. 중간에 간간히 짧게 들리는 "네히 (아니다)", "잘로 (가자)", "삐체(뒤로)" 말고는 들릴리가 전혀 없다. 그저 배경과 몸짓으로 이해해야하는데, 스토리가 단순하다보니 큰 줄거리를 이해하는데는 어려움이 없다. 생각보다 유머코드가 많은 거 같았는데 당연하게 1도 못알아 들어서 아쉬웠다. 


대략의 줄거리는 평화롭던 왕국의 왕과 왕비를 나쁜놈들의 무리들이 그들를 죽여버리고 왕자리를 훔쳤다. 그 사이 왕과 왕비의 갓난쟁이 아들은 충신의 손에 의해서 무사히 탈출하고 우연히 집시 무리의 한 부부가 맡아 키우게 된다.  더 이상 스토리를 생략하더라도 충분히 결말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못알아듣는 힌디어지만 보면서 지금까지 내가 본 뮤지컬과 약간 신선하게 느꼈던 점이 몇가지가 있다. 


1. 노래가 나오는 부분은 발리우드식 군무가 대부분이다. 

뮤지컬을 많이 보진 않았지만 스토리상 중요하거나, 인물들의 주요한 감정을 표현할때 노래로 표현하는 느낌인데 장구라에서는 춤없는 노래가 없다. 그러니까 거의 대부분 발리우드식 단체 군무때 노래가 나온다. 노래라기 보다 단체 군무라는 것이 어울린다. 


2.서커스인가...?

와이어 사용을 엄청 많이 하는데, 처음에는 신선했다가 나중에는 이게 서커스인가 싶었다. 


3.리액션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연스럽게 노래가 끝나서 박수를 치거나 웃기는 장면에 웃는 것이 아니라, 방청객처럼 리액션을 하는 무리들이 있다. 뭔가 웃기는 장면에서는 오바해가면서 큰 소리로 박수치고, 나쁜놈이 나오면 야유하고, 남여주인공이 꽁냥꽁냥하면 오우오오우우어~~ 라는 호응이 들린다. 처음에는 적극적인 관객들이 반응하는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앉아있던 1층의 사람들은 반응이 적당히 자연스러운 반면 그 오버스럽고 조직적인 반응은 2층 어딘가에서 들리는 것으로 보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아니면 마침 그 회차 2층 관객들이 엄청나게 적극적이었던가...


4. 춤을 춘다.

그렇다. 인도인 하면 춤을 빼놓을 수 없지. 그렇다고 공연 중간에 춤을 추는 것은 아니고, 공연이 끝나고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공연했던 사람들이 객석으로 나와 호응을 유도하면서 춤을 춘다. 우리 나라에서는 보통 서서 박수치는게 전부인데, 여기선 정말 춤을 춘다. 그냥 박수치면서 살랑살랑 좌우로 움직이는게 아니라 진짜 본격적으로 춘다. 



정확히 이런 것


공연을 마치고 나오면 (어디선가 본 것 같지만) 꽤나 근사하게 꾸며놓은 푸드코트(?)가 나온다. 시간이 허락하면 이 공간에서 식사를 하거나 맥주 한잔 하는 것도 좋았을 것 같았지만 5분만에 빠져나와 숙소로 돌아왔다. 


사진이 더 잘나온것 같긴 하지만,그래도 근사한 편



#한번쯤추천한다 #그냥한번쯤 

#발리우드단체군무를눈앞에서직접보고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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