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외노자의 또 하나의 숙제, 델리 투어
타지마할 방문과 더불어서 또 하나의 숙제는 바로 델리 투어다. 인도에서 일한다라고 한다면 "타지마할 봤어요?" "델리에서 어디 갈만해요?" 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에 상위권에 속하는데 그때마다 "아니요", "글쎄요"라고 대답하기에 묘한 민망함이 깔려 있었다. 내가 스스로 대답하면서도 느끼지만 나의 대답을 듣는 상대방의 눈동자와 표정에서 '왜 인도에서 일하는데 모르니?', '그럼 넌 인도에서 뭐하니'라는 느낌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정이 3주뒤로 미뤄지면서, 정확히는 5월에 예정되었던 일본여행이 연기되면서 텅비어버린 5월에 뭔갈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력하게 들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다시 돌아오는 6월에 델리 투어를 할 생각이었는데 겸사겸사 날이 더 더워지기 전에 해치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이 어떻게 이동할 것이냐인데, 회사 드라이버인 시암과 함께 하기로 결정되면서 나머지는 급물살을 타듯 빠르게 결정되었다. 차량 내 최적의 인원은 5명, 이번 델리 투어는 팀원들과 함께 하게 되었다. 마이크, 에단, 조이, 제시 그리고 나. 장소의 경우는 대충 리스트업을 하고 우선순위를 정해서 다니다가 힘들면 포기하기로 했다.
1.Qutub Minar (https://brunch.co.kr/@everythingisgag/52)
2.Lotus temple
3.bukhara restaurant (lunch)
4.Agrasen ki Baoli
5.Jama Masjid
6.Red port
7.Akshardham
5월 5일 어린이날, 오전 10시 델리 퀘스트 시작!
제시, 마이크, 나 - 에단 - 조이를 순서대로 픽업했다. 최근 회사 차량이 바뀌었는데 기존보다 실내가 넓어서 5명이 쾌적한(서로의 어깨를 겹치지 않아도 되는) 상태인데다가 첫 시작이니 다들 에너지가 뿜뿜한 상태로 둠칫둠칫 노래를 들으며 출바알~!
오전 11시 첫번째 장소 꾸뜹미나르
주차장에서 시암과 헤어지고 입장권을 사러갔다. 외국인은 500루피, 인도인은 30루피- 지난번에는 500루피 내고 들어갔지만 이제 당당하게 30루피를 내고 들어갈 수 있을 생각에 설레였다. 외국인 전용 창구에 Pan Card (세금 납부 카드)를 내밀고 얼마냐고 물으니 30루피라고 대답한다. 뭔가 모를 감격(?)이 밀려들어온다.
제시와 조이는 이번에 에이미의 Pan Card와 Aadhar Card(아다하르 카드, 인도의 주민등록증)을 나눠 빌려왔는데, 손톱만한 사진에 동양인은 잘 구분하지 못할거라는 생각이었다. 아직 감격에 옆에서 총총 거리고 있는 차에 제시가 30루피와 Pan Card를 내밀었는데 갑자기 판매원이 제시에게 "님 아닌데?"라고 외쳤다. 순간 제시가 렉이 걸렸다. 총총 거리던 나도 얼음처럼 멈췄다. 제시가 "아님! 나임!" 라고 했지만 이미 승기를 잡은 쪽은 판매원이었다. 확신에 찬 표정으로 "아님, 너님 아님"이라고 못을 박았고 제시는 동그랗게 어깨를 말면서 "오께이, 맴"이라고 말하며 물러섰다. 제시의 첫번째 사기(?)는 실패로 돌아갔고 난 웃느라 숨이 넘어갔다.
그 사이 조이는 '어떻게 하지?' 하다가 자연스럽게 에이미의 카드와 돈을 내밀었고 그 접수원은 두번 연속 그러진 않겠지 하는 생각이었는지 조이 얼굴을 제대로 쳐다도 보지 않고 30루피에 티켓을 내주었다.
저번처럼 외국인 전용 입장 통로를 지나가는데 30루피 짜리 티켓 (플라스틱 동전 모양)을 내미니 얼굴을 확인하더니 ID를 보자길래 당당하게 Pan Card를 내밀었다. 후, 이게 바로 인도에 세금내는 맛(?)인가? 지난번과는 다르게 해의 위치가 다르니 입장해서 보이는 꾸뜹미나르가 해를 받아 붉게 빛이 나고 있었다. 거기에 나무마다 꽃이 이쁘게 피어서 한창이었다. 11시 25분까지 입구에서 만나기로 하고 자유시간(?)을 가졌다. 둘러보고 돌아볼것이야 사실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20여분은 모자르지 않나 싶었는데 어딘가 주저앉아있기에 해는 엄청 뜨겁고 한바퀴를 쓱하니 돌아보고 만나기로 한 장소에 가니 다들 시간에 맞춰 그늘에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서둘러 사진을 한장씩 찍고, 또 단체사진까지 찍고 출구를 향해 나갔다.
꿉뜨미나르 한줄평
에단 "...(3점)"
조이 "조각이 멋있었다(4점)"
마이크 "알고가면 더 볼만 했을텐데(3.5점)"
제시 "악몽의 유료 화장실(4.2-0.3=3.9점)"
알렉사 "두번가도 좋다(4점)"
주차장에서 시암을 만나 로터스 템플로 출발, 진작에 다녀온 영은 그곳은 그저 볼 것이 없다고 했다. 꿉뜨미나르에서 25분 정도가 걸렸는데, 12시 30분으로 예약해 놓은 식당에 제시간에 못맞춰 갈것 같다고 얘기하는 중에 마침 제시가 식당에 전화를 걸어 시간을 옮기려고 했다. 딱 맞춰서 가진 못해도 30분 정도 늦는건 인디아타임으로 나쁘지 않아보였는데, 아무래도 좋은 호텔에 있는 식당이라 예약시간에 까다로운가 싶었다. 여러 상대를 거쳐서 예약에 대해 묻고 하던 중에 제시가 실은 본인이 오늘이 아니라 내일 예약을 해둔터였다고 고백했다. 어쩐지 목소리가 필사적이더라니...
오전 12시 두번째 장소 로터스템플
길가에 내려서 출구로 들어가는데 그곳은 입장료가 없었다 잘 만들어진 리조트같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오페라하우스 같다고 했고 누군가는 연꽃이 활짝 펼쳐지면서 로봇이 날아오를것 같다고 했다. 그늘도 없이 뜨거운 해를 정수리로 직각으로 맞으면서 저 멀리 연꽃모양의 건물로 걸어갔다.
버디언니(묵고 있는 숙소 호스트)가 달궈진 돌바닥에 맨발로 걷다간 발이 너무 뜨겁다며 양말을 꼭챙기라고 해서 안그래도 출발 전날 양말을 꼭 챙기라고 당부했것만 건장한 두사내는 맨발이었다. 드디어 직선의 길이 끝나는 곳에 신발을 벗어야할 때가 왔다. 다행히 카펫이 깔려 있어 그 위로 가면 견딜만 한 모양이었는데 몇걸음 지나다 여름양말을 신은 발바닥에도 뜨끈뜨끈함이 전해져왔다.
가까이 가니 템플 주변이 하늘빛 물로 둘려 쌓여있었다. 분수쇼를 하면 아름다울 것 같았는데 분수는 없어보였다. 꼭대기에 올라 연꽃사원 건물 유리벽을 통해 보니 수많은 의자들이 놓여있었다. 말 그대로 사원인 모양이었는데 모양새가 꼭 단체구내식당처럼 보였다. 더 이상 볼 것이 없을 것 같자 에단은 누구보다 빠르게 뿅뿅하고 뛰어 신발 신는 곳으로 달려갔다. 에단이 이렇게 빠른 사람일줄이야.
사람들을 따라 길을 내려와서 사원 앞에서 다 같이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리는데 포토타임을 요청 받아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같이 찍고 나서 우리의 단체 사진을 찍어 달라고 했는데 찍는 아저씨 사진 각도가...
사진을 다 찍고는 빠르게 밖으로 나와 시암에게 게이트로 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시암을 기다리는데 형광색 털가방들을 가득 두른 아저씨가 눈앞에서 나를 현혹한다. 아닙니다. 아저씨 라고 거절을 하는데도 눈앞에서 분홍은 마음에 안드니? 빨강은? 하다가 내가 눈을 못떼는 것을 알아채고 주머니에서 50루피를 꺼내보인다. 조이가 '신권이다!'하며 관심을 보인다. 나는 결국 주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나는 아저씨에게 100루피짜리를 내밀었다. 분홍색털 가방을 내미는 아저씨에게 파랑색으로 달라고 하고 신권 50루피를 받아들었다.
시원한 차내에 타자 뜨거운 태양으로 익은 몸을 식힌다. 휴, 시암과 함께 해서 다행이다. 이제는 밥탐이다!
로터스템플 한줄평
에단 "발이 뜨거웠다(2점)"
조이 "멀리서 봐도 충분하다(2점)"
마이크 "건식사우나(2점)"
제시 "유명무실(3점)"
알렉사 "공짜라서 다행이야(2점)"
1시 세번째 장소 마우리아 호텔 부카라 레스토랑
예전에 친구에게 선불받은 인도 여행책에서 델리 시내에 값 비싼 인도음식점을 본 적이 있었는데, 맛이 좋고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해서 더 유명해진 곳이라 기억에 남은 곳이 있었다. 투어 경로를 정리하다가 이 얘기를 꺼내니 제시가 큰 관심을 보이며 검색하기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방문했었고 클린턴도 방문했고, 뭐 꽤나 유명한 식당인것 같았다. 제시는 한껏 기대에 부풀어서 곧바로 예약을 해버렸다.
도착한 호텔 로비로 들어가 레스토랑을 찾아 호텔을 가로 지나가는데 로비이며,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호텔 수영장도 5성5성했다. 레스토랑앞에서 이름을 대고 안내 받아 들어가는데, 인테리어는 꽤나 인상적이었다. 돈내음이 가득했는데, 두바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음식값이 비싸니 시그니처 난과 달 마카니 (콩으로 만든 난 찍어먹는 커리)면 충분하다는 버니언니의 조언을 충고삼아 거기에 빠니르(인도식 치즈, 두부같은 식감)와 탄두리치킨을 추가로 시켰다(읭?) 그리고 나는 맥주도 한잔. 시그니처 난을 시켰을때는 가족용 사이즈인데 정말로 시킬거냐고 다시 한번 확인을 받았는데 5명인데 왜 물어보지 싶었다.
주문한 음식이 모두 나왔다. 나는 기대보다 크진 않았지만 먹다보니 건장한 5명이서 먹지 못할 양이라는 것을 받아드릴 수 밖에 없었다. 맛있게 먹었지만 다들 마음 한켠 명성과 가격만큼은 아닌 모양있다. 한번이면 충분한 경험,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먹어본 달마카니 중에 가장 담백해서 마음에 들었다.
부카라 레스토랑 한줄평
에단 "담백한 돈의 맛(3.5점)"
조이 "난이 독특했지만 재방문의사 없음 ㅋㅋ(3점)"
마이크 "고급진 평범함(3점)"
제시 "오바마랑 맛집투어 못할듯(3점)"
알렉사 "비라맥주를 팔다니...좋았다(3점)"
오후 3시 네번째 장소 아그라센 키 바올리
밥도 먹었겠다, 시원한 차안에서 흔들흔들 규칙적인 흔들림 속에서 잠이 안올 수가. 90도로 목이 꺾인채 신나게 자고 있는데 시암이 도착했다면서 깨운다. 계획대로라면 레드포트에 도착해야하는데, 그곳이 아니란다. 잠결에 짐을 챙겨 내렸는데 6번째 방문하기로 했던 곳이었다. 먼저 입구로 들어간 조이가 '우아 이건 반전이예요!'라고 외쳤다. 아직 100% 로딩이 안된 상태에서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면서 안으로 들어갔는데, '우어...' 꽤나 멋진 곳이 눈앞에 펼쳐졌다.
세로로 긴 직사각형 타입의 콜로세움이라고 해야하나, 오래된 우물이라고 해서 도대체 우물을 왜 이렇게 멋지게 만든건가 싶었다. 동네 힙한 젋은이들은 이곳에 다 모였는지 군데군데 모여앉아서 셀카를 찍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놀데가 없어서 우물에 모여서 노는 건가 싶었다. 누군가는 마치 홍대 놀이터같다는 표현을 했는데, 그래 시원한 생맥주나 한캔 있으면 딱이겠다 싶었다.
에단이 먼저 설렁설렁 계단을 내려가 저 아래로 보이는 입구까지 다녀왔다. 뭐가 있냐는 말에 아무것도 없다고 했고 새똥 냄새가 가득했다고 했다. 가고 싶은 리뷰는 아니지만, 딱히 이곳에서 할만한것은 저 아래까지 내려갔다 오는 것 밖에 없어서 슬슬 내려가서 어두운 입구까지 내려갔는데, 주변에서 찍찍하는 소리가 들려 위를 보니 천장위로 박쥐가 가득했다. 몸을 숙여 지나갈만한 작은 입구 밖으로는 더 이상 길은 없었고, 그 입구는 우물의 바닥에서 약간 높은 곳에 위치한 통로같은 거였다. 차마 밖으로 고개를 빼서 쳐다볼 엄두는 안나고 셀카봉을 밖으로 빼서 사진을 찍어보니 커다란 구멍을 통해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길지도 않은 계단을 끄엉차끄엉차 하면서 제시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올라오니 점심에 먹었던 맥주가 증류라도 하는것처럼 얼굴이 벌개지고 숨이 찬다. 이게 뭐라고. 숨이 진정이 될때까지 계단에 같이 앉아있다가 곧바로 자리를 떴다. 에이미와 함께 였다면 이벽 저벽 사진을 찍으면서 한시간도 있을 수 있었겠지만, 우리는 20여분이면 충분했다.
아그라센 키 바올리 한줄평
에단 "인도젊은이들이 찾는 핫플(3점)"
조이 "멍때리기 좋은곳(4점)"
마이크 "인도의 젊은이들과 비둘기들을 만날수있는 곳(2.5점)"
제시 "생각외로 인상적. 박쥐는 좀 무서웠다 (3.8점)"
알렉사 "캔맥주와 함께라면 좋았을텐데...(3점)"
오후 4시 다섯번째 자마 마스지드
그 유명한 올드델리, 써니의 말에 따르면 바라나시가 깨끗하게 느껴질것이라는 그곳은 뭐랄까. 진정한 인도의 클리셰의 향연의 거리였다. 내려서 돌아다니지 않아서 얼만큼 더러운지 알 수는 없었지만 굳이 느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것만 같은 느낌의 곳이었다.
많이 걸은 것도아니고 때린것도 아닌데 왜 자꾸 몸은 천근만근이 되는건지, 카메라랑 휴대폰을 들고 계단으로 올라가는데 입장은 공짜인데 핸드폰을 포함한 모든 카메라류에 개당 300루피를 내야한다고 써있었다. 제시가 오기전에 서니에게 받은 팁이 외국인에게는 무조건 옴팡 뒤집어 씌우니까 조심해야한다고 없는척하면 된다고 해서 폰에, 카메라에, 캠까지 있는데 이게 다 얼만가 싶어서 급하게 가방에 쑤셔넣어 없는 척 하고 입장했는데 아저씨가 거칠게 잡아챈다. 제시가 "아무것도 없어요!"라고 외쳤는데 내 가방을 열더니 휴대폰과 카메라를 제시의 얼굴에 가져다 보인다.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계단아래로 내려와서 다시 시암을 찾았다. 잠시 자리를 비운 시암을 기다리는데 마이크 손에 들린 폰 3개가 보인다. 아니 너님은 와이...
나만 폰 한개를 들고 당당히 300루피를 내고 입장했다. 입장하려는데 아저씨들이 나와 제시, 조이를 붙잡고 미용실에서 입힐만한 가운을 입힌다. 제시는 청록색, 나는 분홍색, 조이는 또 청록색을 입히길래 아저씨에게 노랑색을 입히라고 했더니 웃긴 모양인지 씩 웃는다. 그렇게 우리는 옷을 맞춰(?) 입고 입장했다.
인도의 가장 큰 이슬림사원인 자마 마스지드는 일부분 공사 중이었다. 거기에 해가 이미 기울기 시작해서 사진에 담기에는 역광이 심해 아쉬웠다.
뜨거운 돌바닥 위로 놓여진 좁은 카페트 길을 따라 일렬로 쪼로록 걸어 한바퀴를 크게 도는데 조이에게 포토타임 요청이 쇄도한다. 피리부는 사나이처럼 수많은 아이들이 조이를 따라서 둘러쌌다. 여러장 사진을 찍고, 나도 덩달아 미니 포토타임을 가졌다. 아저씨가 외국인이라고 무례하게 군 것 때문에 기분이 별로 였는데 아이들과 사진을 찍으라 깔깔거리고 나니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
한바퀴를 다 돌고 떠나기 전에 삼색인 우리를 찍어달라고 해서 나, 조이, 제시가 나란히 서서 사진 몇장을 찍었는데 제시는 모든것을 체념한 것 처럼 보였다.
자마 마스지드 한줄평
에단 "역시 발이 뜨겁다(3점)"
조이 "사람들과 사진 찍느라 정신 없었음(3점)"
마이크 "장사는 외국인을 대상으로...(2.5점)"
제시 "썩을놈들이 내돈을(2.9점)"
알렉사 "써니는 여기서 어떻게 하루종일 있을 수 있다는거지?(2.5점)"
4시 50분 여섯번째 장소 레드포트
자마 마스지드와 멀지않아 몇 분사이 도착했다. 시암은 잘디잘디 e-릭샤를 타고 다녀오라고 했다. 주차장에서 내려서 레드포트를 향해 걸어가는데 앞쪽에 사람들이 줄을 서있고, 옆에 있던 사람이 릭샤를 타고 가라고 했다. 조금만 걸어가면 될줄 알고 지나치려는데 뒤돌아본 사람들의 얼굴이 모두 내맘같지 않다라는걸 알아챘다. 다시 뒤돌아 줄을 자연스럽게 서서, 표파는 곳으로 가니, 영어 아냐면서 영어로 친절히 설명해준다. 조금만 걸어가면 될줄 알았는데 1km쯤 된다고 하니 아무래도 타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입구에 도착해서 다시 한번 티케팅을 하는데 이번엔 제시가 팬카드를 내밀지 않는다. 다시 한번 시도 해보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불편하다고 아예 차에 두고 왔다고 했다. 이렇게 제시의 사기극은 영원한 실패(?)로 남게 되었다.
티케팅을 하고 레드포트로 입장하는데 입구로 들어서니 가계들이 줄을 서 있다. 무슨 시츄에이션인지. 줄지어 서있는 가게들이 끝나는 지점에서 표를 보여주고 들어가게 되어있다. 마이크는 이곳이 가장 크고 넓다면서 아무래도 일곱번째 장소인 약셔드햄이 마지막 입장시간이 6시 30분이여서, 그곳까지 가려면 부지런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다들 발걸음이 빨라졌다. 급한 발걸음으로 정면에 보이는 건물을 향해 걸어갔다. 둘러보다 보니 1월에간 아그라포트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했더니 에단이 같은 사람이 지어서 그렇다고 했다. 갑자기 더욱 대충 둘러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좋았다면 어느 그늘진 잔디밭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 같았지만 날은 더웠고 우리는 퀘스트 중이었으니 한바퀴 크게 돌아 다시 밖으로 빠져나갔다. 돌아가는 릭샤 줄에 서있는데 역시나 인도인들, 새치기를 너무 자연스럽게 한다. 이제 놀랍지도 않아.. 전기로 가는 친환경 e-릭샤를 타고 주차장에 다시 도착해서 시암을 만났다. 렛츠고라고 하니 숙소로 가냐고 묻길래 악셔드햄으로 가자고 했더니, 늦었다고 말한다. 그때가 5시 52분, 20분도 안걸리니 빨리 가자고 재촉을 하니 시암이 포기한듯 차를 출발했다. 시암은 집으로 퇴근하고 싶었고 사실 투어에 참가한 모두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라 아마 그대로 집으로 갔어도 별말 안했을 상태였다.
레드포트 한줄평
에단 "아그라 레드포트가 더 낫다.(3점)"
조이 "일찍갔으면 더 좋았을 곳 (겉으로 보는것으로도 충분한듯?)(4점)"
마이크 "공사를 구경할수있다(3.5점)"
제시 "내면보단 외면의 아름다움이 중요함을 알려줌 (3.9)"
알렉사 "아그라 레드포트의 중간사이즈 버전, 밖에서 보는게 더 멋있음(3점)"
오후 6시 10분 마지막 일곱번째 장소 악셔드햄
악셔드햄이 사실상 이번투어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숄더백이나 심지어 핸드폰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사물함에 맡겨야해서(믿기도 어렵고) 믿을만한 드라이버와 함께할때나 맘편하게 갈 수 있기때문이다. 거기에 순서가 마지막인 이유는 7시에 있는 분수쇼이기 때문이었는데, 점심먹을때만해도 금새 투어가 끝날 것 같아서 분수쇼를 기다리기 힘든다면 패스하기로 했지만 시간이 이러하니 이왕이면 보고가야지 했다. 핸드폰을 포함한 모든짐을 차에 두면서 7시 30분에 만나기로 하고 나서는데 만나기로 한 장소를 몇번이나 신신당부 하고 나서야 차에서 내렸다.
당연하게 짐검사를 하고 안으로 들어서는데, 우아 이건 진짜 좀 완전 멋지잖아! 그런데 사진을 담을 수 없다는 아쉬움으로 구경하는데 동시에 자유로움을 느꼈다. 그저 구경에만 집중하면 되었으니까. 세상만사아이러뉘-
사실 이 건물은 지어진지 얼마 안되어서 신식의 느낌이 뿜뿜했는데 마치 종교테마파크같다고나 할까. 사방이 잘 정돈되고 새거라서 어색했지만 오늘 방문한 수천년전 유적지도 그 당시 사람들이 방문했을땐 우리와 같은 느낌이였으려나-
분수쇼 티켓을 사려고 보는데 분수쇼시간이 7시가 아니라 7시 30분이었다. 아무래도 해가 길어져서 시간이 변경된거 같았는데, 분수쇼가 약 25분간 진행되니 8시에나 나설 수 있을 것 같았다. 보려니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시암도 약속한 시간보다 1시간을 더 기다리고) 안보자니 아쉽고 모두들 마음속에 왔다리 갔다리 하고 있다가, 핸드폰도 없고 시암한테 무작정 한시간을 더 기다리라고 하기도 어려워서 분수쇼는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악셔드햄 안에 사람이 무척이나 많았는데 신전으로 들어서려니 신발을 맡기는 것도 일이여서 신발을 번갈아 지키면서 구경하기로 했다. 나와 제시, 조이가 먼저 구경을 나서고 에단과 마이크가 신발을 지켰다. 해는 져서 날은 선선해서 발바닥이 뜨겁지도 않아 여유롭게 올라가 구경하는데, 세상에 엄청난 화려함에 압도당했다. 우아! 우어를 연발하면서 구경하고 내려와서 에단과 마이크를 올려보냈다. 기다리는 동안 핸드폰도 없으니 자연스럽게 멍을 때리게 된다. 입에서 단내가 다 날 지경이었다. 곰새 내려오는 에단과 마이크와 다시 모여 건물을 따라 한바퀴 돌았다. 건물 주변에는 코끼리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다 만들어서 조각해두었는데, 몇장면 따라 읽다가 조각만 눈으로 살피면서 돌았다. 한바퀴를 다 돌고나서 출구로 향했다. 다리를 건너 제대로 자리잡은 푸드코드와 기프트샵이 인상적이었다.
악샤르담 한줄평
에단 "힌두판 바오로성당, 사진을 못남기는게 아쉽다.(4점)"
조이 "오늘의델리투어는 이곳때문에 있었던것에 아닐까? ㅋㅋ 최고!(5점)"
마이크 "너무 새거라 어색한..힌두랜드 델리지점(4점)"
제시 "크고 화려한 신식 힌두교 사원. 온갖 종교의 화합 내지는 짬뽕이 인상적 (4.1점)"
알렉사 "해질때라 더욱 환상적이었다. 푸드코트가 신선한 충격(4.5점)"
출구를 빠져나와 주차장에 도착했다. 아무래도 만나기전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으니, 시아아아암! 시아아아암! 이라고 외치면서 만나기로 한 주차장을 돌아다니는데 시암을 뙇! 만나는 순간 하루의 긴장감이 모두 녹아내렸다. 차에 타서 이제 집으로 가자! 라고 하니 시암이 기다렸다는듯이 빠르게 출발했다. 한시간을 부지런히 달려 숙소에 도착, 시암에게 수고비(?)와 함께 악수하며 건네는 것으로 델리 투어, 델리 퀘스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