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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끌로이 May 01. 2019

"스스로 미(美)를 가꿔라"  

평범한 주부가 홈 트레이닝으로 스타가 됐다, 박스미


"스스로 미(美)를 가라" 

평범한 주부가 홈 트레이닝으로 스타가 됐다, 박스미 


두꺼운 외투를 벗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갈아입는 계절이 돌아왔다. 따스한 봄은 반갑지만 겨우내 차곡차곡 쌓아놓았던 살들은 반갑지 않다. 무작정 굶자니 어지럽고 속쓰리다. 지방을 태우는 운동을 열심히 하자니 도무지 방법도 모르겠고 쉽게 빠질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면 박스미가 제안하는 운동법을 따라 해보자. 

운동에 관심이 있다 하는 사람이면 '박스미' 이름 석 자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체육관에서 헬스 트레이너의 코치를 받아 운동하는 천편일률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집에서 혼자 운동하는 홈 트레이닝 시대를 연 1세대 홈트 주자다. 그녀의 운동법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고, 어느새 '스미홈트'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37만 명, 유튜브 동영상 누적 조회수 합계 7백만 뷰를 넘겼다. 오늘도 그 기록은 계속해서 경신하고 있다.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출산 후 10개월 동안 17㎏를 감량한 뒤 4년이 넘게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체중감량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후 유지 관리가 문제이다. 체중이 줄었다가 다시 원래대로 되거나 더 증가하는 요요현상 없이 4년을 유지한 비결이 궁금하다. 이제 그녀의 살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밤마다 혼자 운동하다 스미홈트 개발해 

박스미는 21살, 어린 나이에 결혼해 일찌감치 아들 둘을 낳았다. 연이은 출산으로 몸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 게다가 그녀가 결혼생활을 시작한 곳은 친정도 친구도 없는 미국 콜로라도이다. 오로지 두 아이만 바라보며 키우다 보니 하루하루 육아와 살림에 지쳐갔다. 불어버린 내 모습을 거울로 마주하는 것조차 괴로울 지경이었다. 마침 근처 체육관에서 신규 회원으로 등록하면 2시간 동안 아이를 봐준다는 광고를 봤다. 단순히 육아에 자유롭고 싶다는 바람에 덜컥 등록을 해버렸다. 그리고 Body Pump라는 무료 수업에 일주일에 다섯 번씩 꼬박꼬박 참여했다. 그날의 그 무료수업이 그녀의 인생을 이렇게 바꿔놓을 줄이야.  


“정말 오랜만에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땀을 흘린 기억이 나요. 한 시간 동안 운동을 했을 뿐인데 기분이 날아갈듯 가볍더라고요. 되돌아보니 결혼한 뒤 두 아이를 키우면서 한 번도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었어요.”  



꿈같은 시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어린 두 아들이 한창 엄마를 찾을 때였다. 체육관을 못 간다면 집에서라도 한번 해보자 작정하고 아이들을 재운 밤 11시부터 그녀만의 은밀한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주먹구구식으로 시작했다. 체육관에서 배운 동작들을 집에서 따라하다 기억이 나지 않는 동작은 동영상을 찾아가며 자세를 교정했다. 이것이 '스미홈트'의 시초였다.  



탈모, 우울증, 요요현상으로 고통 받기도  

SNS는 온통 또래 친구들의 발랄한 일상으로 도배돼 있었다. 마음이 잘 맞는 든든한 남편을 만나 일찍 결혼한데 대한 후회는 없지만, 또래 아가씨들이 누리는 행복을 빼앗긴 점은 조금 아쉬웠다. 게다가 뜻밖의 허니문 베이비가 찾아와 신혼을 즐길 틈도 없이 엄마가 됐다. 살이 쳐지고, 머리카락은 한 움큼씩 빠졌다. 엄마로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할 몸의 변화라고는 하지만, 어린 그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찼다. 말로만 듣던 산후우울증이었다.  


당장 살부터 빼야겠다고 결심하고 무작정 다이어트에 들어갔다. 굶어도 보고, 바나나로 원푸드 다이어트도 해봤다. 하루 종일 레몬물만 2L씩 마시는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 덴마크 다이어트 등 유명하다는 다이어트는 죄다 해봤다. 당장 효과가 있었다. 먹는 양이 줄다 보니 3, 4㎏ 정도는 우습게 빠졌다. 그때는 눈에 보이는 숫자가 주니까 살이 빠진 줄만 알았다. 하지만 빠르게 뺀 살은 곧 빠르게 되돌아왔다. 늘 굶을 수가 없어 방심하고 먹는 양을 늘렸더니 체중이 무시무시하게 늘었다. 요요현상이었다. 아이들이 먹다 남긴 밥이나 간식을 먹고 싶은 유혹을 떨치기도 힘들었고, 아이를 봐줄만한 마땅한 사람이 없어 체육관에 시간 맞춰 가기도 힘들었다. 둘째 아이를 낳고 난 뒤 첫 출산 보다 더 흉측하게 변해버린 자신을 보자 절로 독한 마음이 들었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자신에게 선물하자는 다짐으로 본격적으로 다이어트를 공부했다. 다른 사람들의 성공사례를 분석하고 식단과 운동법을 공부했다. 그렇게 평생 할 수 있는 나만의 식단과 운동방법을 발견하게 되었다.  



인스타그램에 운동 영상 올리며 활기 찾아 

그 과정에서 박스미는 여전히 우울했다. 그녀가 택한 우울증 극복 수단은 인스타그램(Instagram)이었다. #육아스타그램 이라는 주제로 세상과 소통하자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그 공간에서 육아동지들을 만나 외로움을 덜 수 있었다. 마침 그때가 한창 다이어트를 진행한지 5개월째 되던 시기였다. 5개월 동안 꾸준히 운동과 식단을 병행해온 자신이 대견해서 어딘 가에라도 자랑하고 싶었다. “이거 복근 맞나요?”라면서 배 사진을 올리자 곧 많은 칭찬 댓글이 달렸다.  



“결혼하고 집에서 애만 키우다 보면 사실 어디서 “멋지다 수고했다” 라는 말 들을 기회가 없잖아요. 엄마가 해야 하는 당연한 일이니까요. 늘 부족한 엄마인 것 같아 자존감이 바닥까지 내려앉았는데, 인스타그램에서 많은 사람들이 칭찬을 해주니까 신이 났어요.” 



응원과 함께 “도대체 어떻게 한거냐”는 물음이 줄줄이 달렸다. 그래서 야간 운동시간마다 동영상을 촬영해 하나씩 친절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워낙 꾸밈없이 솔직한 성격 탓에 그녀의 화법을 좋아하는 팬 층이 생겨났다. 박스미의 친절한 운동법 강의는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번져 하루가 다르게 팔로워 수가 늘었다. 정말 순식간이었다. 2015년 처음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이후, 그해 여름 유튜브 채널에 동영상을 올렸고, 인기에 힘입어 2017년 초에 다이어트 책을 냈다. 단 일 년 반만에 이뤄낸 성과였다.  





음식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다른 다이어트 식단과는 달리 스미 식단은 하루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먹는 것을 권한다. 단, 아침과 저녁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간단식, 점심 한 끼는 자유식. 즉, "다이어트식 2, 자유식1, 간식1"을 규칙적으로 해나가는 방식이다. 아침시간에 탄수화물을 보충하지 않으면 오후나 저녁에 당분이 들어간 음식이 더 당길 수 있기 때문에 통곡물, 콩류, 견과류 같은 복합탄수화물을 섭취한다. 흰 빵이나 시럽 같은 단순 탄수화물은 되도록 피한다. 대신 점심시간인 11시에서 2시 사이에 그날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을 한식, 중식, 양식에 상관없이 먹는다. 피자, 치킨, 햄버거, 라면, 삼겹살, 갈비, 무엇이든 좋다. 대신 과식은 절대 하지 않는다. 그리고 2시 안에 열량에 상관없이 먹고 싶은 간식도 먹는다. 좋아하지도 않는 음식을 의무적으로 먹으며 운동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지옥 같이 느껴진다. 그러다 보면 ‘굳이 이렇게까지 하면서 살을 빼야 하나?’라는 생각이 스스로를 괴롭힌다. 그래서 그녀는 음식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먹고 싶은 걸 먹으며 꾸준히 할 수 있는 장기 계획을 실천한다.  



“운동을 할 때만큼은 한 집안의 며느리, 한 남자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가 아닌, '여자 스미'로서 희열을 느껴요. 다이어트를 하려면 무조건 다이어트 식단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 체육관에 다니거나 개인 트레이닝을 받아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누구나 꾸준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어요.”  


박스미는 미국 라스베가스주립대 호텔경영학과를 다니다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결혼했다. 사실상 이렇다 할 사회생활 경험이 전혀 없었다. 그런 그녀가 운동을 한 뒤 '나도 뭔가 할 수 있구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구나' 라고 깨달았다. 어렵게 얻은 자존감을 잃지 않기 위해 더욱 발전하고 싶었다. 임산부운동 전문 트레이너 자격증(Pre and Post Natal Fitness Specialist Certification)을 취득하고 근처 한인들을 대상으로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운영했다. 올해는 재활치료전문 자격증도 도전해볼 계획이다.  




'임산부 프로젝트' 진행하며 함께 운동해 

그녀는 현재 셋째 아이를 임신 중이다. 다음 달이 출산 예정일이다. 두 아이를 낳고 힘겹게 가꾼 몸매가 다시 무너질 위기에 처했지만, 그녀는 첫째, 둘째를 낳을 때만큼 불안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이미 스미 식단을 잘 실천하고 있는데다 운동법, 식이요법이 충분히 몸에 익었다. 어떻게 해야 천천히 건강하게 몸을 만들 수 있는지도 알고 있기에 더욱 여유롭다. 그녀의 하루는 여전히 아이들 중심으로 돌아간다. 해가 떠있을 때는 아이들 등하교를 돕다가 아이들이 잠든 밤늦은 시간에 운동하고 영상을 만든다. 임신 전에는 보통 새벽 3시까지 영상을 편집하고 아침 7시에 일어났다. 몸이 제법 무거워져 잠을 줄이는 극단적인 스케줄은 소화하지 못하더라도 그녀는 지금도 꾸준히 임산부 운동법을 소개한다. 스미홈트 동영상의 최대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구독자를 다독이며 끝까지 함께 하는데 있다. 지금은 '임산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30분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박스미가 함께 운동을 한다. 운동법만 알려주고 급하게 영상을 마치는 여타 헬스 코치들과는 다르다. 37만 명의 팔로워가 있는 인스타그램에서는 사람들의 고민과 상담에 늘 친절하게 답한다. 덕분에 '진정성 있는 홈트'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보통 여자 연예인들이 출산하고 나타났을 때, 애를 돌보는 유모가 따로 있고 개인 트레이너의 집중 지도로 살을 뺐을 거라고 생각하죠. 저는 혼자 운동하고 살 뺐어요. 그러니 '나도 따라하면 스미처럼 될 수 있겠다'는 희망을 주는 것 같아요. 그런 공감대 형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해요." 



'스미 마켓' 운영하며 사업가로 변모

이제는 그녀가 이용하는 다이어트 제품을 판매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친정엄마 레서피로 만들어진 검은콩 미숫가루를 팔로워들과 공유하다 아예 '스미마켓'을 만들어 단백질바, 식사대용 쉐이크, 알로에 겔, 닭가슴살, 차(TEA) 등 그녀가 다이어트를 하면서 꾸준히 먹어왔던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또 요가매트와 튜빙밴드, 루프밴드를 스미홈트 브랜드로 출시하고 있다. 평범한 주부가 엄마로, 홈트 주인공으로, 그리고 이제는 사업가로 발전한 모습이다.  



“우리가 양치 안하고 안 씻고 생활하면 얼마나 편해요. 그런데 안하면 냄새나고 피부가 상하고 충치가 생긴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씻잖아요. 운동도 마찬가지에요. 스미홈트는 정말 제 몸이 허락하는 날까지 꾸준히 할거에요.” 




앞으로 박스미는 또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까?  

그녀는 50대, 60대, 70대가 돼서도 꾸준히 운동 영상을 올리며 함께 운동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 올바른 체중 감량법에 대해서도 더 널리 알리고 싶다. 살을 빼는 이유는 대부분 낮은 체중을 갖기 위함이다. 체중이 낮아야 날씬하고 예쁜 몸이라고 생각을 해서 낮은 몸무게를 목표로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매일 체중계 위에 올라가 그동안의 성과를 검사한다. 정작 그녀가 추천하는 스미 운동법은 다르다. 식단 조절과 운동만 꾸준히 한다면 몸은 반드시 응답을 한다. 숫자로 보이는 체중은 중요하지 않다. 과거 48kg일 때의 몸매와 운동으로 다져진 53kg의 몸매는 확연히 달랐다. 그녀 스스로 체득한 결과이기에 자신 있게 체중은 무시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스스로를 믿으라고 말한다. 꾸준함과 성실함 앞에서는 장사가 없으니까.   




*S.CASA (New York 문화.예술 스토리 매거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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