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는 미국 대통령들의 어머니?

버지니아는 미국 대통령들의 어머니? 

서로 다른 50개 주로 연합된 미국. 각 주마다 서로 다른 법률, 세율을 가지고 있을 만큼 지방자치권이 강한데, 저마다 독특한 역사와 별명이 있다. 유명한 지역 특산물이나 관광지가 그 대상이 되기도 하고, 지역 주민들의 자부심이 반영되기도 한다. 버지니아, 메릴랜드, 워싱턴D.C.로만 알고 있는 이 지역도 다양한 애칭으로 불린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어떤 역사와 별명이 있을까? 

숱한 대통령들을 배출한 버지니아 

버지니아는 이름에 얽힌 이야기가 재미있다. 1500년대 말, 지금의 버지니아 지역에 도착한 영국인들이 당시 자신들의 왕이었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을 기려 이름붙였다고 전해진다.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자신은 국가와 결혼했다면서 평생 결혼하지 않고 독신을 고수해 "처녀 여왕", 영어로 "버진 퀸(Virgin Queen)"이라 불렸는데 버지니아는 버진에서 유래했다. 별명은 'Mother of Presidents', 대통령들의 어머니이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 3대 토마스 제퍼슨, 4대 제임스 매디슨, 5대 제임스 먼로, 9대 윌리엄 헨리 해리슨, 10대 존 타일러 등이 모두 버지니아주 출신이다. 수많은 대통령을 배출한 자부심을 나타내기 위해 대통령을 낳은 땅, 대통령의 어머니라고 불린다. 또 다른 별명은 'Old Dominion State'이다. 1663년 영국의 찰스 2세가 버지니아를 자신의 영토에 편입했다고 해서 생긴 별명이다. 
 

군사도시 메릴랜드  

왜 메릴랜드라는 이름이 붙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없다. 영국 찰스 1세의 부인 헨리에타 마리아(Henrietta Maria) 왕비의 이름을 따서 마리아의 땅이 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또 메릴랜드를 세운 조지 캘버트가 가톨릭 신자였던 점을 근거로 성모 마리아에서 파생한 이름이라는 주장이 있다. 별명은 'Old line state', 독립전쟁 당시 용감했던 더 메릴랜드 라인(The Maryland line) 부대를 치하하기 위하여 조지 워싱턴 장군이 부르기 시작했다. 별명의 명성에 걸맞게 메릴랜드 주도인 아나폴리스에 해군사관학교가 있어 오늘날까지 명실상부한 군사도시로 꼽힌다.   
 

정치적 중심지, 워싱턴D.C.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이름을 땄는데 한국으로 치면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이름을 따서 승만시라고 하는 셈이다. 'The American Rome' 또는 'A Capital City'라는 별명으로 불리는데 정치적 수도를 상징한다. 하지만 과거에는 '초콜릿 도시(Chocolate City)'로도 불렸다. 1990년대 아프리카계 미국인 거주자가 66%를 차지해 그들의 피부색을 초콜릿에 비유한 인종비하적 표현인데, 지금은 이 비율이 많이 무너진 데다 유럽계 백인들이 많이 유입돼 우스갯소리로 '초콜릿 칩 도시'가 됐다고 말한다.  

라스베이거스 '악의 도시'로 불려 

이밖에도 네바다의 대표적 카지노 관광지 라스베이거스는 신 시티(sin city)이다. ‘Sin’은 범죄를 뜻하는 ‘Crime’보다는 도덕적, 종교적, 원초적인 의미의 죄악에 가깝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악으로 표현되는 술, 도박에 관대하기 때문에 악의 도시라 불린다. 뉴욕은 빅 애플(The big apple)로 불린다. 1920년 한 기자가 뉴욕을 지칭해 빅 애플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이후 여러 칼럼니스트들이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뉴욕시는 1970년대부터 아예 이 별명을 이용해 관광 캠페인을 벌였다. 시카고는 바람의 도시(The windy city)라는 별명이 있는데, 말 그대로 바람이 많이 부는 시카고 날씨에 기인했다. 혹독한 겨울 한파와 돌개바람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