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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끌로이 May 09. 2019

때리지 않는 평온한 육아가 가능할까?

때리지 않는 평온한 육아가 가능할까? 




이 물음에 많은 부모들은 “한 대도 때리지 않고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소리친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하루에도 열두 번씩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부모의 마음과 다르게 행동할 때마다 부모는 저도 모르게 손이 올라간다. 예전부터 그리고 지금도 공공연히 아이를 때리는 것이 제멋대로인 아이를 다루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모의 편의를 위한 비겁한 선택일 뿐, 절대 아이를 위한 행동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아이는 부모를 골탕먹이기 위해 우는 것이 아니다 

웨스트 버지니아에서 7살, 3살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지씨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아이를 한 번도 때리거나 큰 소리로 윽박지른 적이 없다고 말한다. 물론 아이를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순간은 많았다. 그럴 때마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아이는 부모를 골탕먹이기 위해 일부러 미운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조절과 의사표현에 서툰 것뿐이다'고 되뇐다. 사람의 뇌를 자동차에 비유할 때 감정적인 판단을 하는 뇌는 가속페달,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뇌는 브레이크로 본다. 유아기는 브레이크 없는 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다. 아이 스스로 이성적인 판단의 뇌, 즉 브레이크를 만들 때까지 부모는 아이를 꼭 안아 진정시키면 된다.   



엉덩이 때리기, 밀치기도 폭력 

배우자나 친구, 이웃 혹은 전혀 모르는 사람을 때리는 것은 범죄로 인식하면서 아이를 때리는 것은 왜 괜찮다고 생각하는가? 여기에는 엉덩이 때리기, 밀치기, 흔들기, 꼬집기 등이 포함된다. 아이를 때리는 것은 아이 때문이 아니라 부모가 참을성이 없기 때문이다. 지씨는 아이에게 손대지 않고, 소리지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아이가 제멋대로 하게 내버려두지는 않는다. 나도 맞고 자랐지만 괜찮게 잘 컸다고 말하는 어른은 폭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핑계를 댄 것이다. 폭력은 결국 폭력을 낳고 아이는 성인이 됐을 때 폭력적인 부모를 좋은 어른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아이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말이 쉽지 현실적으로 어떻게 아이를 대해야 할까? 우선 아이의 긍정적인 면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못마땅한 점을 찾으려 눈에 불을 켜지 말고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한다. 아이가 정신없이 뛰어다니면 '건강하구나' 생각하면 된다. 나쁜 행동을 발견했을 때에는 지적하기보다는 '개선해야 할 점'으로 바라본다. 부모의 긍정적인 시선은 말투에서 시작한다. 아이의 행동이나 질문에 반응하기 전에 부모 스스로 한 번 더 생각한다.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말하면 어떤 기분일까, 내가 싫은 것은 남도 싫다. 역지사지의 원리를 생각하면 아이를 대하는 방식이 한결 수월해진다. 



아이의 답답한 마음을 이해해주기 

기질적으로 까다롭고 예민한 아이는 부모 입장에서는 일찍 반항을 시작하는 존재와 같다. 떼쓰기가 심한 경우 울고 불고 난리치는 분노 발작(temper tantrum)과 머리 박기, 다른 사람 때리기, 물건 집어던지기 같은 과격한 행동을 할 수 있다. 이럴 때는 아이를 이해해주면 대처가 쉽다. 만 2세 전이라면 아직 언어적으로 자유롭지 못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할 길이 없어 본인도 답답한 마음에 떼를 쓴다. 현명한 부모는 아이가 울고 불고 난리치는 상황을 최대한 줄인다. 예를 들어 피곤한 상태에서는 무리해서 쇼핑을 하지 않는다든지, 만져서는 안 되는 것은 미리 치워놓는다. 



충분히 감정을 표출하도록 내버려두기 

물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이 있는데 수영을 가르쳐줄 수 없듯이 이미 흥분해 자지러지게 울고 있는 아이는 순간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다. 이런 상태에서 말을 거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충분히 울도록 놔둔다. 하지만 절대 아이를 혼자 두지는 않는다. 그저 자지러지게 우는 모습을 눈으로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다. 그러다 지나칠 정도로 길어진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 안아준다. 부모는 “엄마 여기 있어”라고 말해준다.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해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는 칭찬과 관심을 먹고 자라는 여린 식물 

건강한 가정 환경을 만들면 체벌을 하거나 서로 소리를 지를 필요도 없다. 부모의 관심을 받고 싶어 일부러 말썽을 일으키는 아이도 있다. 울어야 엄마가 나를 안아주고, 소리질러야 엄마가 나를 바라봐 준다는 것을 학습한 결과다. 나쁜 행동을 처벌하는 것보다는 아이들의 좋은 행동에 보상을 주도록 하자. 아이들에게 어떤 행동이 올바른지, 그른지 가르쳐준다. 그리고 평소에 칭찬을 자주하고, 사랑의 표현을 많이 하면 아이는 굳이 부모의 시선을 끌만한 말썽을 일으키지 않는다.  



체벌의 교육적 효과는 '없다' 

우리가 자랄 때는 체벌을 '사랑의 매'로 둔갑시켰다. 잘 되라고, 어른이 주는 쓴 약이라고 세뇌했다. 프랑스 심리학자 이자벨 필리오자는 만일 체벌이 효과가 있었다면 일찌감치 인류는 더 이상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 거라고 단언한다. 체벌의 교육적 효과는 순간적일 뿐이다. 오히려 아이의 스트레스 회로를 자극해서 스스로 반성할 기회를 방해한다. 단순하게 생각해보자. 부모에게 맞으면서 “아! 부모가 나를 이만큼 사랑하고 있구나. 행복해라.”이렇게 생각하는 아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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