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속 멕시칸의 풍미를 찾아서
당신이 꼽는 최고의 멕시칸 식당은? 이 질문에 '치폴레', '타코벨'이라고 대답한다면 당신은 멕시코 식도락을 아직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 따끈하게 데운 또띠아 속에 각종 야채와 고기를 가득 채운 부리토, 고소한 과카몰레는 뒷맛이 개운해 한국인의 입에도 잘 맞는다. 멕시칸들이 찾는다는 뉴욕의 멕시코 식당으로 안내한다.
엠펠론(Empellon)
멕시코 요리의 고급화를 이룬 식당이다. 이민자, 길거리 문화의 결정체인 타코와 부리토를 깔끔하게 꾸민 스테이크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기분이다. 7가지 소스와 칩이 함께 나오는 과카몰레 (GUACAMOLE with Seven Salsas $21)가 유명하며, 입맛에 맞게 재료를 선택해 타코를 즐길 수 있다. 흔히 알려진 토마토, 양파 외에 문어, 양고기 등을 얹은 색다른 타코를 경험해보자. 점심시간에는 스타터와 메인요리, 디저트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코스요리($38)가 좋다. 엠펠론은 뉴욕에 4개의 지점을 갖고 있는 식당으로, 각 지점별로 주력 메뉴가 조금씩 다르다. 같은 이름의 식당이 맞나 의심스러울 만큼 지점별로 분위기 또한 많이 다르다. 세련된 칵테일 바 느낌을 원한다면 머레이 힐 지점을, 깔끔한 멕시코 가정식을 원한다면 웨스트 빌리지 지점을 추천한다.
홈페이지 : empellon.com
카사 엔리케(Casa Enrique)
뉴욕 퀸즈에서 유일하게 '2019 미슐랭 스타'를 보유한 식당이다. 2014년 첫 미슐랭 1스타를 받은 후 5년 연속 유지하고 있다. 카사 엔리케는 전국 곳곳에 자리한 멕시칸 그릴 체인점으로 평준화된 뉴욕의 멕시코 음식을 고급화한 주역이다. 주방장 코스메 아귈라(Cosme Aguilar)는 멕시코 남부 치파스 출신으로 우연히 뉴욕에 여행왔다가 멕시코로 돌아갈 비행기 값을 벌기 위해 동생이 일하던 프랑스 식당에서 짐꾼으로 일하면서 어깨너머로 요리를 배웠다. 식당을 운영했던 어머니에게 손맛을 이어받은 덕분에 단숨에 뉴욕의 스타 쉐프로 성장했다. 카사 엔리케는 살사 베르데 소스가 들어간 엔칠라다(Encholadas, $20), 돼지고기와 스테이크 타코(Tacos de Pescado, $15) 풍미가 훌륭하다.
위치 : 5-48 49th Ave, Long Island City, NY 11101
홈페이지 : henrinyc.com/casa-enrique
코스메(Cosme)
맨해튼에서 매력적인 멕시칸 다이닝을 맛보고 싶다면 코스메로 가보자. 선인장 샐러드나 아몬드 소스 등 색다른 식재료에 눈이 번쩍 뜨일 것이다. 이곳은 정통 멕시칸 요리라기보다는 다양한 재료를 멕시칸 스타일로 조리한 식당에 가까운데, 낯선 메뉴라도 과감하게 도전할만하다. 또띠야에 조개 소스와 땅콩 가루를 뿌린 뒤 전복을 올린 요리(Abalone tostada, $24)라든지 신선한 해산물을 콧등 찡하게 매운 홀스레디쉬 소스로 무쳐 아보카도 보트에 담아낸 요리(Stuffed Avocada, $19), 오리고기를 또띠아에 말아 몰레 소스를 얹은 요리(Duck carnitas, $59)를 추천한다. 요리 위에 칠리소스를 얹으면 엔칠라다, 몰레소스를 뿌리면 엔몰라다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몰(Mole)은 여러 가지 고추와 아몬드, 참깨, 건포도, 초콜릿, 토마토로 맛을 낸 소스로 깔끔하게 매운맛이 특징이다.
위치 : 35 E 21st St, New York, NY 10010
홈페이지 : cosmenyc.com
타커리아 테판고(Taqueria Tepango)
앞서 소개한 멕시칸 식당이 지나치게 부담스러운 고급 레스토랑이어서 특유의 길거리 음식 분위기가 안난다면 제대로 된 허름한 맛집을 소개한다. 금방이라도 전기가 나갈 것만 같은 묘한 분위기의 가게인데 음식 맛은 훌륭해 아는 사람만 찾아간다는 브루클린 멕시칸 식당이다. 낡은 실내 바닥과 촌스러운 벽이 멕시코 시골 마을을 연상시킨다. 나초와 두 가지 맛의 살사 소스가 식전서비스로 나온다. 구운 닭고기와 줄줄 흐르도록 푸짐하게 넣은 치즈, 야채를 품은 치킨랩(Wrap pollo, $8), 아르헨티나식 샌드위치(Cemitas Carnita, $7) 등 어지간한 음식이 다 맛있다. 단순하고 겉치레 없이 제 할일을 똑 부러지게 하는 맛이다. 140가지에 달하는 다채로운 메뉴를 선보이고 있어 음식 이름 대신 메뉴 번호로 주문하는 재미가 있다.
위치 : 568 Myrtle Ave, Brooklyn, NY 11205
홈페이지 : tepang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