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우주쇼 펼쳐진다
매년 이맘때마다 워싱턴D.C.일원 하늘에는 별빛이 내린다. 밤하늘을 수놓는 찬란한 유성쇼는 길게 꼬리를 물며 떨어진다. 이 순간을 위해 1년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올해 절정의 시기는 8월 12일 경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더욱 특별할 페르세우스 유성우
매년 여름마다 관측되는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한 시간에 최대 200개의 유성이 비처럼 쏟아진다 해서 유성우라 불린다. 개기일식, 북극광 등 여러 천문학적 현상 가운데 가장 화려하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올해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가느다란 초승달인 시기와 맞물려서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더욱 잘 관측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구가 스위프트터틀 혜성 경로의 제일 두꺼운 부분을 통과하는 8월 12일 전후의 밤에 시간당 60~70개의 유성이 관측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전 2시 이후가 절정, 육안으로 확인 가능
밤하늘 아래 담요를 펼쳐놓고 앉아 별을 보는 낭만을 즐겨보자. 북반구의 어디에서도 잘 보이지만 미국에서는 자연이 아름다운 버지니아 일대가 명소로 꼽힌다. 조지메이슨대학교 기상관측센터 헤롤드 겔러 교수는 지역시간으로 오전 2시 이후가 유성우를 관찰할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이며 유성우를 선명하게 보기 위해서는 구름이 없는 맑은 날, 가급적 도시 인공 불빛을 피해 숲이나 야산 같은 어두운 곳에서 관찰하는 것을 권장한다. 하늘을 가로막는 큰 나무가 없는 높은 언덕이 좋다. 빛이 없는 산 위에서는 자연의 어둠과 뚜렷한 대조를 이뤄 더욱 장관을 이룬다. 페르세우스 유성은 망원경 없이 육안으로 볼 수 있다.
매년 여름마다 관측되는 최대 우주쇼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타오르는 파편이 하늘을 가로지르는 것처럼 보인다. 해당 입자는 초당 37마일을 이동한다. 스페이스 웹사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대체로 모래알만큼 작은 먼지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기를 통과하면서 완전히 연소한다. 역사적 기록을 살펴보면,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오랫동안 활발하게 관측된 바 있다. 최초 관측은 기원전 69년 중국의 기록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유성우로 처음 인식한 것은 830년 세계적으로 유명한 혜성 전문가이자 고고학 전문가, 국제 천문학자인 마크 베일리 교수다. 이러한 기록만 살펴봐도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세상에서 제일 많이 관찰된 유성우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올해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보지 못했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연례 행사인 만큼 언제든지 다음 해를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페르세우스자리에서 떨어지는 별이라는 설도 있어
유성우는 지구에 사람이 살면서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된 이래 늘 관측돼왔다. 고대 사람들은 혜성이나 유성우를 보고 나쁜 일이나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예시로 받아들였다.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고대 그리스 영웅 페르세우스에게서 따온 이름이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페르세우스는 제우스와 다나에 공주의 아들이다. 메두사를 해치운 것을 비롯해 다양한 영웅 행위가 신화에 기록되어 있으며, 안드로메다 공주를 바다 괴물에게서 구출한 이후 공주와 결혼해 일곱 아들과 두 딸을 두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안드로메다은하 옆에 페르세우스자리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고대 천문학자들은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페르세우스자리에서 떨어진다고 믿었다. 그리스인 외에도 기독교인이 285년 로마 초기 교회 집사 세인트로렌스가 발레리노 황제에게 살해당한 사건과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관련시킨 기록이 남아있다. 유성우가 절정에 달한 8월 10일에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에, 기독교인은 이때의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성인의 눈물과 동일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