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저슷두잇 Nov 09. 2018

SK하이닉스의 96단 4D 낸드 플래시 개발

의미와 해석

몇일 전, SK하이닉스에서는 기존 3D(3차원)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제품에서 한 차원 진화한 '4D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의 설명으로는 3D 낸드 플래시에 주로 적용되는 CTF(Charge Trap Flash) 구조에 PUC(Peri Under Cell) 기술을 결합한 '96단 512GB급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 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것이다. CTF는 기존 2D 낸드에서 주로 채용했던 '플로팅 게이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셀 간의 간섭을 최소화함으로써 성능과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기술로, 대부분 메모리 업체들이 3D 낸드 플래시에 채용하고 있다. PUC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 영역 하부에 셀 작동을 관장하는 주변부 회로를 배치하는 기술이다. 회사는 CTF 기반에서는 처음으로 PUC 기술을 도입했다는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 제품의 이름에 '4D'를 붙였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제품의 효율은 기존의 72단 512기가비트 3D 낸드보다 칩 크기는 30% 이상 줄어들어 웨이퍼 당 비트 생산은 1.5배 수준으로 늘었으며, 동시 처리 가능한 데이터는 업계 최고 수준인 64킬로바이트에 달하며, 쓰기·읽기 성능도 72단 제품보다 각각 30%와 25% 향상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1. 우선 '낸드 플래시'가 뭔지 알아야 한다.


낸드 플래시는 한마디로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보존하는 특성을 가진 반도체다. 전원이 꺼지면 기억된 정보를 모두 잃어버리는 메모리 반도체인 D램, S램과는 달리 플래시 메모리는 데이터를 보존하는 비휘발성 메모리의 일종이다. 플래시 메모리는 전기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자유롭게 입출력할 수 있으며, 전력소모가 적고 고속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 

 

결국은, 전원이 꺼지더라도 저장된 데이터를 보존하는 롬(ROM)의 장점과 정보의 입출력이 자유로운 램(RAM)의 장점을 동시에 지닌 특성 때문에 디지털 카메라, MP3, 휴대전화, USB 드라이브, SSD 등 휴대형 기기에서 대용량 정보 저장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플래시 메모리는 반도체 칩 내부의 전자회로 형태에 따라 NAND(데이터 저장)형과 NOR(코드 저장)형으로 구분된다. 낸드플래시는 수직배열된 구조로 좁은 면적에 많은 셀을 때려 넣을 수가 있어 용량을 늘리기에 쉽고, 노어 플래시는 병렬 구조로 읽기 속도가 빠르지만, 저장을 위한 쓰기는 속도가 떨어진다는 측면과 대형화된다는 단점 때문에 생활에서의 활용도는 떨어지게 된다. 



2. 이 테크 뉴스에서 우리가 챙겨야 할 것은 '96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우선, 과거 낸드 플래시의 개발 과정을 보면 아래와 같다.



그림에서도 알 수 있지만, 3D 낸드 플래시는 2012년에 삼성전자에서 가장 먼저 투자를 전향해 공급하기 시작했다. 다른 반도체 경쟁사에서 미적거릴 때 시행한 과감한 결정이었다. 이는 CTF를 층층이 쌓은 것이었다. 결국은 2D 플래시나 낸드 플래시의 집적도에 한계에 이른 점 때문에 이를 적층으로 쌓아 올린 대안들이 기술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고, SK하이닉스는 2015년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기술적인 격차는 다소 있으나 최근에는 공정수준의 키맞추기는 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여진다.


다음은 향후 로드맵이다.



'96단'의 3D 낸드 플래시는 2017년 웨스턴 디지털에서 최초로 개발한 것이며, 세계 최초 양산은 삼성전자가 이미 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이번 SK하이닉스의 발표에서 '96단'은 크게 의미없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나?



3. 바로 '4D'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4D라는 말은 마케팅 용어이고, 핵심은 앞서 서두에서 말했던 'PUC 기술'이라는 것이다. 아래 그림과 같이 셀 주변 회로부를 셀 아래로 넣어 집적도를 높인 것이다.


여기서 이런 기술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야 하는데, 바로 '원가'의 관점이다. 면적이 줄어든 만큼 웨이퍼를 덜 소모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들어 공정 미세화가 어려워지는 가운데, 낸드 플래시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은 내년도 반도체 경기를 어둡게 보는 근거이기도 하다. 집적도를 높여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부분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아직은 개발에 성공했다는 뉴스 뿐이다. 이게 언제 양산이 들어가고, 회사가 5세대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관심있게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국제유가는 2020년까지 $60~$70 수준이 될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