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 사진을 봤다

by 저기요

어젯밤 1년 가까이 먹통이었던 남편 pc가 급정신을 차렸는지 갑자기 모니터가 켜졌다. 남편은 이때가 기회라며 부랴부랴 사진을 백업했다. 출산 즈음까지 거슬러 올라가다가 내친김에 신혼여행 폴더를 열었다. 남편이 찍은 신혼여행 사진은 처음이었다.


내 표정이 이랬구나, 이런 포즈를 취했었네. 사랑에 빠진 여자는 정말 예쁘다. 눈이 부시다. 그 시절 나도 그랬다. 나 사랑받고 있어요~~ 라는 자신감에 한껏 도취된 상태. 둘만의 세계에 푹 빠져 '이 세계는 결코 무너지지 않아요 & 이 안에서 평생 보호받을 거예요' 라는 밑도 끝도 없는 확신에 찬 모습. 아후으응아응꺆~~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교성에 가까웠다) 다리를 이리 꼬았다 저리 꼬았다 했다.


사랑했네, 사랑했어.

순간 낯설디 낯선 로맨틱함이 훅 치고 들어와서

남편을 어루만지고 야한 짓도 하고 싶어 졌다.


참 사랑했었네

지금도 사랑'은' 하는데 거참...(조사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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