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변화한다
-새로운 시대를 위한 커리어-
연일 청년실업과 중장년의 일자리에 관련된 뉴스가 뜨겁다.
역대 최고, 사상 최대의 청년 실업률이라는 헤드라인을 볼 때마다 가슴 한쪽이 답답하고 마음이 무거워진다.
청소년들은 공부에 짓눌려 힘들어 하고 대학에 온 청년들은 보이지 않는 미래에 힘들어 한다.
직장에 다닌다고 해도 적성에 맞지 않는 일, 고된 노동에 힘들어 하며 , 남들이 알아주는 기업에 다닌다고 해도 어느날 갑자기 해고되는 현실이 더 이상 우리에게 확실한 미래라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좋은 수가 없을까 늘 고민하게 되지만 뾰족한 방법을 모르겠다. 학교에서 어떻게든지 미래의 경력개발을 위해 기초를 탄탄하게 준비시켜보려고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그 마저도 여건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대기업의 경쟁률은 천정부지로 높고 일자리는 부족하다. 현실이 이러하니 누군가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취업하였다고 연락이 오게 되면 그야말로 축제의 기분이 된다. 살기가 이 만큼 어렵다보니 안정적인 직장에 대한 열망은 높아지고 공기업이나 대기업에 대한 희망은 늘어난다.
시대가 불확실하니 안정적인 직장에 대한 욕구는 더 높아진다. 역설적인 상황이다.
확실한 것이 없다고 하니 모든 것이 다 변하고 요동치더라도 변화하지 않을 일자리- 공기업이나 공무원과 같은 -확실한 일자리를 더더욱 희망하게 된다.
또한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안정망에 대한 불신도 이러한 안정적인 일자리에 대한 열망에 부채질을 한다.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사회, 타인과의 비교가 일상이 된 사회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공기업이나 공무원이 되거나 교사나 전문직이 되는 것이 최소한의 안정망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이다.
늦더라도 확실한 것이기에 오늘도 우리는 노력 한다.
불안은 불편하고 모호함을 견디기란 쉽지 않다. 불안정은 위협이라 여겨지기도 한다. 너무도 당연하게
확실한 것 그것을 위해 모든 것을 참고 견디며 인내하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어렵지 않게 이해가 되는 상황이다.
그러면 이제 안정된 직장에 다니면 안심해도 되는걸까?
확실하다고 믿었지만 확실하지 않은 것이 너무도 많다.
갑작스런 경영환경의 악화나 과학기술의 발달 등의 이슈는 전통적인 종신고용의 형태의 고용관에서 벗어나 단기적이고 제한적인 고용관계의 비율을 늘려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긱 이코노미도 이러한 현상을 반영한다.
직장에 소속되어 충성심을 제공하면 회사는 고용의 안정성을 제공해 주었던 고용관계는 약화되고 있는 반면 능력있는 개인이 프로젝트 계약을 통해 기업을 상대로 일하거나 프리랜서로서 단기적인 계약하에서 일하게 되는 경우, 능력 있는 개인이 사업의 주체가 되는 경우 등 다양한 일의 형태가 등장하면서 상시 고용의 환경이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에서는 개인의 고용안정성보다는 고용가능성에 집중을 해야 한다.
전통적인 경력개발 태도를 가지고 있는 개인에게는 교육훈련을 통한 직무수행능력을 향상시키는 것과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였다면 앞으로는 고용가능성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실리콘 벨리의 개발자들이나 경영 컨설턴트 등은 과거에도 이러한 방식으로 일하는 비율이 높았었다. 이제는 많은 영역에서 종신고용의 관계가 해체되고 파트타임 인력이 그 자리를 대체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경력이론가들은 이러한 경력개발 환경을 설명하기 위하여 개인의 경력개발 동기에 초점을 맞춰 개인의 주도적인 경력개발을 설명하는 프로티언 커리어(protean career)에 주목하고 있다.
프로티언 커리어라는 용어는 그리스의 신 프로테우스(proteus)로부터 나온 은유적 표현으로 개인의 경력 역시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모습으로 스스로 변화시켜 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프로티언 커리어는 환경 변화 속에서 개인이 경력관리의 책임을 지게 되는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는 개념으로써 조직이 아닌 개인이 자신의 경력을 관리하는 과정 (process)으로 간주하므로 개인 스스로가 주도성을 갖고 개인의 가치를 반영하여 의사결정을 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프로티언 커리어로의 전환은 어느 한 조직이나 기관에 연결되어 있다는 경력의 개념과 평생고용이라는 독점적인 유대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티언 커리어 태도는 전통적이고 조직 중심적인 경력 태도와 몇 가지 면에서 다른 특성을 갖고 있는데 첫째는 개인이 스스로의 경력을 관리한다는 점이고 둘째는 내부의 주관적인 기준에 의해 성공을 평가한다는 점이다.
즉, 프로티언 커리어 태도를 갖춘 사람은 자신의 경력 경로를 선택하고 관리하고 내적인 성공을 추구하기 위해 탐색하는 과정을 포괄한다. 또한, 승진, 보상 등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객관적 경력 성공보다는 자부심이나 성취감 등 스스로 성공했다고 느끼는 주관적 경력성공을 더욱 중요시 한다. 더불어 일과 관련한 개인의 가치관도 변화하고 있는데, 일과 삶의 조화를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이직에 대한 개방성 역시 보편화 되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워라벨이나 욜로 등의 용어도 이들 경력태도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새로운 경력패러다임에서는 ‘변화’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인다.
한 직장에서 오래도록 머무를 것인가를 고민하기 보다는 어떻게 적극적으로 변화에 적응하고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을 찾을 것인가에 집중한다.
이러한 설명은 쉽게 들리지만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이 선명해야 하며 왜 내가 이 일을 하려고 하는가와 같은 철학적인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하기에 무척 어렵다.
세상은 변화하고 조직 내외부의 환경도 변화하며 우리가 보유하는 기술이나 지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프로티언 커리어에서는 모든 것이 변화한다는 것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적응해 나갈 수 있는 개인의 역량을 강조한다.
확실한 것을 찾으려고 하기 보다는 자기다운 길을 찾아 개척해 나갈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결국 진로고민으로 되돌아온다.
어떤 역할을 수행하건 어떤 생애단계에 위치해 있건 끊임없는 진로고민과 탐색을 요구하며
경험을 통한 시행착오 학습을 해 나갈 수밖에 없다.
하여 만화경 진로모델 (kaleidoscope career model) 에서는 강조하는 기준점이 진정성 (athenticity), 균형(balance), 도전(challenge) 인지도 모르겠다.
진정성은 진짜 자기다운 선택을 허용하기, 균형은 일과 일 이외의 삶에서 균형을 도모하기 ,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력 성공뿐 만 아니라 자신의 책임감과 자율성에 대한 도전하기 이 세가지가 앞으로의 복잡한 환경에서 여러차례의 진로결정을 해야 할 때 기준점이 되어 줄 수 있으며 자기답게 살 수 있는 힘을 제공해 준다고 가정한 것으로 생각된다.
진로는 알지못하는 길이다.
우리가 등불로 삼아야 하는 것은 결국 흔들리는 외부 환경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등불이 아닐까 한다.
그러니 이제는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직업이라는 단어 vocation 의 어원은 voice (목소리) 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