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아름다운 장소는 있다

[샤오화 07]

by E 앙데팡당

당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장소는 어디인가요?

누군가 이렇게 묻는다면, 사람들은 각기 다른 장소들을 이야기할 것이다. 누군가는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라고 답할 거고, 누군가는 뉴욕의 센트럴파크라고 답할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자신의 집 앞 나무 밑이라고 답할지도 모른다. 지금부터 나는 내가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장소, 나에게 특별함을 주는 장소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장소는 두 곳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상하이의 와이탄이다. 오늘은 그곳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상하이의 와이탄이 왜 아름다운지 학술적이게 말하자면 말할 수 있다. 건물들이 서양건축양식이기 때문에 서양풍 느낌을 주고, 이는 동양의 유럽, 상하이 안 서양식 건물과 같은 이질감 속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며..., 매일 오후7시부터 오후11시까지 건물 외벽에 붙은 조명을 키는데, 이 조명의 색감은 보는 사람에게 안정감을 주고...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각종 논문과 책들을 참고하여 훨씬 더 학술적으로 와이탄이 왜 아름다운지 설명할 수 있겠지만, 이 글에서는 내가 느끼는 아름다움을 솔직하게 이야기해보고싶다.

나는 와이탄을 정말 좋아한다. 실제로도 매우 좋아해서 작년에는 상하이를 3번을 갔고, 1번은 혼자서 다녀오기도 했다. 중국어를 하나도 할 줄 모르는 내가 상하이를 혼자 다녀왔다고 하면 모두 놀란다. 중국어를 모르는 내가 상하이에 3번씩이나, 거기다가 1번은 혼자서 다녀올 수 있었던 이유는 와이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 와이탄을 가게 된 건 아주 옛날 13살 때 쯤 일 것이다. 그때는 아무것도 모른채 봤고 작년에 다시 가기 전까지 기억도 나질 않았다. 와이탄에 빠지게 된 건 작년 2월부터다.


나는 중국드라마를 굉장히 좋아한다. 중국은 땅이 넓어서 인지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도시마다 특색이 다르다. 그 점이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어서 나는 드라마를 볼 때 배경이 되는 도시를 지도에 검색해보고, 어떤 특징을 찾았는지 웹서핑도 해본다. 드라마 속에 다양한 도시들이 등장하지만 문화와 경제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상하이가 가장 많은 배경이 된다. 드라마, 영화, 연예인 등 중국의 문화에 빠지며 중국에 직접 가보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가장 관광을 많이 하는 도시이기도 하고 국제도시라고 잘 알려진 상하이에 가게 되었다. 처음에 와이탄은 그저 유명한 관광지여서 계획에 넣었다. 저녁이 되면 와이탄 외벽에 달린 조명들이 켜지고 그 야경을 꼭 봐야한다기에 저녁에 갔다.


직접 본 와이탄의 풍경은 황홀경이었다. 와이탄외의 다른 곳들은 모두 동양적인, 중국적인 풍경와 특색을 가지고 있는 데 비해 서양식건물들이 길게 들어서있는 와이탄 거리는 정말 이색적이고 특이한 느낌을 주었다. 2월, 겨울에 비오는 날의 와이탄은 정말 예뻤다. 비가 오기 때문에 노란 조명의 와이탄은 더 반짝반짝 빛났고 와이탄을 등지고 서면 보이는 황푸강과 동방명주, 수많은 건물들은 이 곳이 현대구나를 느끼게 해주었다. 8월, 여름의 와이탄은 푹푹찌고 더웠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와이탄거리를 걷는 사람들,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나온 사람들, 여행을 온 사람들 모두 한 폭의 그림같이 보였다.


12월, 크리스마스의 와이탄은 드라마 안에 있는 것 같았다. ‘유성화원’이라는 드라마에서 여자주인공과 남자주인공이 와이탄거리를 걷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이 생각나면서 나는 마치 드라마안에 들어가있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들은 서로를 신경쓰지 않고 각자 와이탄을 즐기는 모습들은 나를 더 편하게 해주었다. 또 중국은 성탄절을 새는 것이 불법이다. 그래서 크리스마스에도 성탄절 느낌을 많이 받지 못한다. 하지만 와이탄에 가면 조금 느낌이 다르다. 난징동루의 상점들을 보고 걸으며 와이탄에 도착해 반짝반짝한 조명들을 보면 크리스마스를 느낄 수 있다.




누군가는 와이탄에 가 보았을 때 아무런 느낌이 없었을 수도 있다. 관광명소로 꼽히는 와이탄도 누군가에겐 감흥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 장소가 주는 아름다움은 단순히 외관이나 풍경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추억, 생각, 감정으로 함께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다 읽은 누군가도 자신에게 아름다운 장소는 무엇인지, 그 장소에 담긴 추억과 감정을 함께 떠올려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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